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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이야기/창원시정에 관한 이야기

마산시민은 아직도 콩고물?

 시청사 위치 어디서부터 꼬였을까요?
 나는 96년 창원시에서 추진했던 도시형 전원주택 개발을 위한 선진지 견학을 위해 미국과 캐나다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 과정에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조차 힘든 경험을 한 바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미국의 시카고 시내에 있는 일리노이주청사와 메릴랜드주 안에 있는 워싱턴DC였습니다.
 먼저 일리노이주청사는 청사건물을 견학하러 간다고 갔는데 이 빌딩은 여느 상가와 똑 같은 상가빌딩이었습니다. 지하에는 지하철이 연결되어 있고 저층부에는 쇼핑몰이 있으며 상층부 일부만 주청사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경남도청이 롯데마트나 이마트 같은 상가건물에 같이 공존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에 반해 워싱턴DC는 우리나라의 경기도 안에 서울특별시가 있듯이 메릴랜드주 안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곳에는 미 연방정부의 청사와 링컨기념관, 그리고 스미소니언박물관 등의 관공서와 문화시설은 많은데 숙박이나 쇼핑 건물은 눈을 닦고 봐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오죽하면 ‘밤에 워싱턴DC 안에서 잠자는 사람은 대통령부부 단 두 사람뿐이다’라고 우스개 소리를 할 정도로 밤에는 사람이 없는 도시가 워싱턴DC라고 합니다.








                                                                     시카고시내에 있는 일리노이주청사 앞에서

 나는 너무나 대조적인 이 두 곳을 두고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그 많은 연방정부의 공무원들은 도대체 어디서 점심식사를 다 해결을 하는지, 우리나라의 도청이나 시청이 롯데백화점이나 이마트건물에 입주가 가능할까 등의 의문을 던지면서 결국 미국이라는 사회가 얼마나 실용주의고 탈권위주의 사회인가, 그리고 얼마나 공무원사회가 투명한 사회인지를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먼저 워싱턴DC를 보면 수십만명의 공무원이 움직이는 여러 연방정부청사 주변에 그 흔한 식당가가 없다는 것은 공무원이나 그들과 접촉하는 사람들의 지갑 속을 넘보는 상인 없다는 것이고, 일리노이주청사를 보면 공무원사회가 이와 같으므로 그들을 특별히 환영할 이유도 없지만 그렇다고 기피할 이유도 없는 한 무리의 집단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워싱턴DC의 링컨기념관 앞에서


자 이렇게 본다면 지금 통합시청사를 두고 이전투구를 하고 있는 통합창원시의 시의원들이나 시민들의 뇌리에는 어떤 욕망이 잠재해 있는 것일까요?

 비록 박봉이지만 결코 달치 않는 철밥통 공무원의 지갑을 넘보는 것입니까, 아니면 공무원들과 접촉하는 사람들의 지갑에 기대를 하는 것일까요?
 혹시 후자라면 우리는 아직도 공무원들의 접대와 향응을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은 아닐까요?

 통합 전 창원과 마산 시민의 정서를 되돌아보면 마산시민들은 대체로 통합을 바라는 바였고, 창원시민은 상대적으로 거부감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부의 불균형에 있었습니다.   그러면 그 부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 배경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도시들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어느나라 어느도시를 막론하고 부흥기가 있으면 쇠퇴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서울에서는 사대문 안이라야 서울로 쳐 주다가 어느 시점부터 강남에 산다고 해야만 내로라 말할 수 있게 되었고, 마산에서는 마산의 번화가하면 오동동, 창동이라 했는데 지금은 빈 점포가 수두룩한 후미진 장소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마산시는 창원시를 서자취급 하였는데 지금은 사정이 거꾸로 변했습니다.

 흔히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체와 같다고 하는데 도시 또한 생물체와 같아 생노병사의 윤회를 반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산시의 쇄락은 대한민국 도시역사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가파르게 몰락하였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아래와 같은 이유입니다.

 그것은 공직자의 부패입니다.
 전임 황철곤마산시장과 그의 측근 배모씨가 얼마 전 구속되었습니다만, 사실 그 전의 마산시장도 뇌물수수 범죄로 구속된 사실을 우리는 새삼 상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두 사건은 단순히 보면 단체장 두 사람의 개인적 범죄사건으로 끝낼 수도 있지만 오늘날  마산이 처한 상황을 바라보면 결코 이 두 사람의 비리와 범죄와 무관하다고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시민의 살림을 총체적으로 책임지는 수장에 도덕적 인격을 갖추지 못한 인물을 공천한 한나라당이나, 인물 됨됨이보다 그 정당의 후보이면 무작정 찍고 보는 시민들의 묻지마식 선택, 그리고 시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시의회의 동조와 묵인이 결국 오늘의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봅니다.

 창원시가 기업사랑 슬로건을 내걸고 기업을 유치하는데 안간 힘을 쏟을 때 마산시는 기업을 들어내고 아파트를 짓도록 하고 그 속에서 공직자들이 콩고물이나 주워 먹고 있었으니 두 도시간의 경쟁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것 아니겠습니까?

 나는 지금 시청사부지를 두고 사생결단하는 마산지역 시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구나, 아직도 공직자 주변에서 떨어지는 콩고물이나 주워 먹는데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구나 하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나는 마산시민들이 이제는 콩고물이나 주워 먹는 낡은 사고를 버리고 스스로 생산의 주체가 되어 마산을 부흥시키는 길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 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