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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이야기/창원시정에 관한 이야기

창원시의원들 꼭두각시 노릇 언제까지?

선비(sunbee) 2011. 12. 27. 16:48

창원시청사 어디서 꼬였나?

 오늘날 통합시 청사부지를 두고 여야를 불문하고 지역별로 붕당을 하여 시의원들이 다투고 있는데 이런 분란은 통합 당초부터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주를 받은 이달곤 행자부장관과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시의원들에게 통합에 반대하면 공천을 주지 않겠다고 하여 제대로 된 시민토론회 한번 없이 통합이 되고 말았으니 그 후유증은 당연한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는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 국회의원들이 지역민심을 속이기 위한 계획이 얼마나 교활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통합 당시 통추위는 통합시청사부지를 마산운동장부지와 진해 육군대학부지를 1후보지로, 창원 39사 이전부지를 2후보지로 정했는데 달랑 3개 후보지를 두고 1후보지가 두 개라는 것도 웃기는 이야기고, 턱도 없는 39사 이전부지가 후보지에 오른 것도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전국의 강산을 뒤집어엎는 4대강 사업도 6개월 용역으로 마치는 이명박정부인데 시청사 위치 하나를 선정하는데 2년이나 되는 용역기간을 설정한 것도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말도 되지 않는 계획을 세운 의도는 다름 아니라 한나라당 국회의원 그들이 다음 총선에서 자신들만이 시청사를 자기 지역에 유치할 수 있다고 선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즉, 청사유치를 이번 총선의 지렛대로 사용하고자 하는 권모술수가 숨어있었던 것입니다. 
 
 창원 39사부지를 시청사부지로 사용하겠다는 것이 얼마나 모순된 이야기인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창원시가 창원을 자랑하면서 가장 앞세우는 것이 ‘창원은 전국최초의 계획도시’라는 것입니다. 창원시가 성경처럼 떠받드는 ‘창원신도시계획’에는 도시의 중요시설의 위치를 세세하게 계획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 계획에서 도청부터 시청까지 이르는 중심업무지역은 행정타운이고, 창원시청은 이 계획에 따라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국최초의 계획도시임을 자랑하는 창원시가 이 계획을 무시하고 시청만을 따로 떼어 39사부지로 이전한다는 것은 창원시 스스로가 ‘창원신도시계획’ 근간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꼴이 됩니다.

 그리고 교통체계에 있어서도 창원시내를 다니는 대중교통들은 상권이 몰려있는 현재의 시청사 근처를 모두 지나는데 반해 39사 이전부지는 한쪽에 치우쳐 있어 극히 일부의 대중교통만 지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9사부지가 후보에 오르게 된 것은 이 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 권경석의원이 39사단을 함안으로 이전시키고 이 땅의 가치를 올리는 방편으로 창원시청사를 이 곳에 유치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입니다.
 ‘39사 이전 성공!’
 ‘시청사 유치 성공!’
 이 정도 하면 창원갑구에서의 차기 총선은 따 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도민일보 기사에서

 다음은 왜 1후보지로 마산과 진해 두 곳을 동시에 올렸는가를 짚어 보겠습니다.

  통합 당시 가장 쟁점이 되었던 것 3가지가 통합시 명칭, 통합시장, 통합시 청사였습니다.
 아시다시피 통합시 명칭은 각 지역이 지니고 있는 대외적 브랜드가치로 하자고 하여 ‘창원시’로 낙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장선출에 있어서 아무래도 기존의 현직시장들이 정치신인들보다는 경쟁력이 있으므로 현직의 마산, 창원, 진해 진해시장들이 경쟁할 것으로 예측하였는데 막판에 진해시장은 고인이 되고 결국 마산의 황철곤시장과 창원의 박완수시장의 경쟁이었는데 모든 여론조사에서 박완수시장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즉, 선거 흐름은 보나마나한 선거였고 결과도 그러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통합시 청사도 기존의 3개시 청사들이 모두 쓸 만한 건물들이므로 수천억이 들어가는 신청사를 짓기보다는 기존의 3개시 시청사를 가지고 주민투표를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었습니다. 
 기존의 3개시 청사를 두고 주민투표를 하면 결과는 뻔합니다. 마산시민이 진해시청을 선호할리 없고, 진해시민이 마산시청을 선호할리 없으므로 시청사는 자연 기존의 창원시청사로 낙착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 이렇게 되고 보면 마산의 이주영과 안홍준, 진해의 김학송 의원은 물론이고 창원의 권경석 의원도 다음 선거에 쓸 만한 카드가 하나도 없게 됩니다.

 다시 말해 통합시청사는 애당초부터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다음 선거에서의 선거홍보용으로 남겨둔 전략적 기획물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고도의 정치적 술수로 기획된 시청사 후보지를 두고 머리까지 삭발을 하며 익을 쓰는 마산지역 시의원들을 보면 측은한 생각마저 듭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95년 도농통합 정책으로 통합된 삼천포와 사천의 선례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 자기지역으로 시청사를 가지고 가야 한다며 10년 세월을 다투다가 허허벌판 중간지점에 시청사를 지어 양쪽 다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서로가 내 지역으로 가야 한다며 무작정 우길 일이 아니라 진정으로 3개 시민이 고루 편리할 수 있는 시청사 위치가 어느 곳인지를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창원시 시의원들한테 바라건 데 시의회 앞에서 머리까지 삭발하고 국회의원 꼭두각시 노릇하며 시의원들끼리 싸울 일이 아니라 자신들의 입신양명을 위하여 여론분열을 조장하는 국회의원들을 단죄하는 방안을 세우는 것이 다음 지방선거에서 스스로 개목사리를 푸는 길임을 명심하였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