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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이야기/법원과 검찰이야기

판사까지 사기에 눈물 흘린 삼계탕.

선비(sunbee) 2010. 12. 9. 09:20

 창원지방법원 소년부 천종호(45) 판사가 11월 18일 창원시 사파동에 있는 이레 쉼터라는 곳에서 먹어본 삼계탕이랍니다.
 이 삼계탕이 화제가 된 이유는 원자재 값이 워낙 싸구려이구, 그 맛은 미각만으로는 도저히 표현이 안 되는 찐한 삶의 진미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이 삼계탕은 소년법에 규정된 '소년보호처분', 받은 청소년들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이레청소년회복센터'의 아이들이 천종호 판사에게 특별히 대접한 삼계탕이라고 하네요.

 천종호 판사는  힘든 가정환경 때문에 범죄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소년원에 보내지 않고 이곳 쉼터로 보내고 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에 들러 아이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11월 18일 이날도 퇴근길에 쉼터를 들렀는데 아이들이 저녁을 먹지 못한 천성호 판사에게 “판사님 삼계탕 드세요”하였습니다.

 판사가 보니 분명히 라면인데 삼계탕이라고 하니 의아해하는데 아이들이 “삼양라면에 계란을 넣은 것이 삼계탕입니다”라고 이야기 하였답니다.
 한바탕 웃음보가 터진 후 천성호 판사는 눈물을 삼키며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그 삼계탕을 맛있게 먹었다고 합니다. 그리고선 아이들에게 수고비로 5만 원 짜리 한 장 주며 공평하게 나눠가지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좋아하며 한 마디 하였는데 “판사님, 5만 원짜리 돈은 오늘 처음 봤    어요.”라는 것입니다.

 이 장면을 여러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아이들은 판사에게 감히 라면을 삼계탕이라 사기를 쳐서 원가는 기껏 1,000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음식을 가지고 50배 정도의 엄청난 마진을 챙긴 셈이고,
 판사라는 인물은 눈에 훤히 보이는 아이들의 사기에 놀아나서 엄청난 바가지를 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정도의 사기에도 홀딱 넘어가는 판사가 공정한 판결을 할 수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 천성호 판사는 냉철한 이성보다는 따뜻한 가슴으로 재판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성적 판단보다 감성적 판단을 하는 판사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라면 한 그릇의 뇌물에도 그만 제정신 못 차리는 판사에게 신뢰가 가는 것은 이 또한 무슨 해괴망측한 일일까요?

 50배의 폭리를 취하는 악덕업자의 삼계탕이 먹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