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람 잡는 검찰
떡검, 섹검이라는 비아냥거림 소리를 들으면 자존심도 상하고 기분이 언짢을 듯도 한데 필자가 느끼는 요즘 검찰의 태도는 그게 뭐 대수냐며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인 것 같다.
필자가 이와 같이 생각하는 이유는 지금 창원시장 박완수와 명곡주택조합장 한판열의 약정금 사건에 관한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검찰이 이 사건을 철저히 왜곡하여 정치적으로 처리해 가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본질은 한판열이 박완수에게 2002년 명곡재건축아파트 용적률을 올려주기를 바라 5천만원을 주었다가 금년 4월8일 약정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여 돌려받은 사건이다.
위 과정에 황철곤 후보 측 인사가 한판열에게 언론공개를 조건으로 돈을 건넸다가 돌려받는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위 사건의 곁가지에 불과하다.
지금 국민의 관심은 낙선자의 도덕성이 아니라 당선자의 도덕성이다. 그 이유는 낙선자는 어차피 야인으로 돌아가 시민의 한 사람으로 살아갈 뿐이지만, 당선자는 1년에 2조 2천억이라는 108만 시민의 어마어마한 살림을 4년 동안 맡아 꾸려갈 사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덕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당선자에게 초점이 맞추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검찰의 발표내용을 보면 당선자를 보호하기 위해 낙선자의 부도덕성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검찰은 돈을 주었다는 한씨와 명예훼손을 하였다는 황철곤 후보 측의 김씨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박완수 측은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할 대상은 지금까지도 돈을 받은 사실도, 돌려준 사실도 모두 부인하고 있는 박완수와 돈을 대신 갚아준 정영규라 할 것이다.
한판열이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는 박완수인데 왜 정영규가 돈을 대신 갚아준단 말인가?
법원에서 등기로 송달하는 소장이 정영규에게 배달될 리 만무하고, 5천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대신 갚아줄 때에는 그만한 대가가 있었거나, 아니면 무언의 약속이라도 있었을 것은 누구라도 짐작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검찰수사와 재판을 앞두고 당연히 입을 맞추고 법망을 피해나가려 모의를 할 개연성은 충분하다할 것이다.
필자는 낙선자를 옹호하려 함이 결코 아니다. 낙선자도 공직에 나아가려 했던 인물인 만큼 도덕성에 문제가 있고, 범죄혐의가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당연히 수사를 하고 그 진상을 만천하에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이 옳다.
필자는 낙선자를 검증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낙선자의 도덕성을 들추어 상대적으로 당선자의 비위사실을 은폐하려 함을 지적하는 것이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이 사건과 아무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판열을 을 알고지내며 전화를 자주 했다는 이유만으로도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고 계좌추적을 함으로써 심적 고통은 물론 사업에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는 인물이 한둘이 아니라고 하니 도대체 검찰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거기다 이 사건의 핵심 증인을 검찰청으로 소환하지 않고 외부에서 만나 조사를 하고, 박완수에게 유리한 진술을 강요하듯 한 처사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그 증인은 원래 지병이 있던 관계로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고 보니 심한 스트레스로 급기야 병원에 입원까지 하게 되었다 한다.
이런 일을 당한 본인은 물론 그 가족들은 얼마나 당혹스럽고 황망하겠는가? 만일 일이 잘못되어 그 증인에게 큰 사고라도 나게 되면 검찰은 무슨 변명을 하려는가? 과거 군사독재 시절 어느 고문경찰관의 말처럼 “‘탁’하고 책상을 치니 ‘윽’하고 죽었다”식의 유치한 변명이라도 할 참인가?
지금 이 사건을 지켜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검찰이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저런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창원시장 직위가 이 지역에서는 도지사 다음의 중요한 직위임에는 틀림없지만 전국적으로 본다면 기초자치단체장 중의 하나일 뿐인데 그런 직위 하나를 두고 검찰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모두가 의아해 한다.
사건 본질의 증거가 이 정도 사실적이고 구체적임에도 불구하고 사건 본질을 외면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그 배경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법조인 출신들마저도 이 정도 증거이면 검찰총장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사안이라 한다. 그렇다면 그 보이지 않는 손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아직도 검찰과 이 정권은 민심이 다가가기에는 너무 먼 당신인가 보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거나, 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거나 간에 주인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이 꼴을 보고 통탄하는 백성들의 가슴은 누가 보듬어 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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