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값과 똥파리의 진화?
경남도민일보에 기고한 김덕만 국민권익위원회 홍보담당관의 “선물과 뇌물의 단상”이라는 글 중 떡값에 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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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값'이란 말도 그렇다. 떡은 추석 같은 명절에 조상에게 바치고 이웃끼리 나눠 먹는 전통 음식이다. 이를 만들기 위한 떡값은 설이나 추석 때 직장에서 직원에게 주는 특별 수당, 보너스다. 명절 때마다 종업원들은 으레 떡값이 얼마나 나올까 궁금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근래 어느 법정에선가 뇌물 여부를 캐는 심문에 피고인이 '뇌물이 아니고 떡값'이라고 답변하면서 떡값의 의미는 뇌물로 굳어진 느낌이다. 법정에 선 죄인들은 수천만 원 수억 원의 뇌물이 떡값이라고 주장하지만, 떡을 만들어 파는 상인들은 무슨 떡값이 그렇게 비싸냐고 거세게 항의한다. 한 달 내내 만들어 팔아도 1000만 원어치를 못 파는 데…. 기막힌 아이러니다. 서민들로서는 상대적 박탈감과 허탈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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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보고나니 80년대 초 공무원 초년생 시절 ‘똥파리’라는 단어에 대한 기억이 불현듯 떠올라 몇 자 적어본다.
당시 나는 00군청 건설과에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명절 때가 되면 유난히 기자들과 경찰들이 철재 캐비닛으로 가려진 과장의 자리에 많이 들락거리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공돌이 초년생인 나는 세상천지도 모르고 옆 고참들에게 “우리 사무실에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왜 기자들과 경찰들이 저리 들락거리는 것입니까?”하고 물었더니 고참들께서 씩 웃으며 “본래 명절 때가 되면 똥파리들이 떡값 얻어먹으러 많이 온다.” 고 하였다.
떡값과 똥파리의 본래 의미가 아닌 다른 해석을 나는 그때 처음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당시 나는 호기심에 삼성출판사의 ‘새 우리말 큰사전’을 뒤적거려 보았는데 떡값은 위에서 언급하였으므로 생략하고 똥파리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하고 있었다.
지금이야 세상이 맑아져 그런 일이 없겠지만 당시만 해도 사업부서 공무원들과 인허가부서 공무원들은 택시기사들이 사납금 맞추듯이 명절이 되면 똥파리들에게 상납할 분담금 맞추어 내느라고 동분서주 하곤 하였다.
그런데 되돌아보면 사업자들이나 인허가를 받은 주인 입장에서 보면 담당공무원 또한 똥파리임에는 매 일반인 것이다.
나도 짬밥이라는 걸 좀 먹고 나서 이런 짓을 별 죄의식 없이 자행하였으니 한심스럽기 짝이 없었던 것이다.
세태를 핑계 대며, 관행이라는 이유로, 스스럼없이 저질렀던 일들이지만 지금에 와서 되돌아보면 위험천만한 일들이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런 나의 과거를 알아서인지 국무총리 추천을 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ㅋㅋㅋ
요즘 방역을 많이 해서인지 화장실에는 별로 똥파리가 보이질 않는다.
화장실 똥파리가 없어지면서 사무실 똥파리도 같이 없어졌는지?
명절 밑에는 아직도 은행 앞에 소매치기가 설친다고 하는데 관공서 뒷문에 떡치기가 설치는것은 아닌지?
명절만 되면 암행감사니, 직무단속이니 하는 것이 방역활동과 같은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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