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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엿보기

김두관 도지사는 빚부터 갚아라.

선비(sunbee) 2012. 5. 29. 09:30

 김두관 도지사는 더 큰 봉사를 위해 대통령직에 출마해야 하느냐, 도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도지사직에 머물러야 하느냐를 두고 무척 고민 중인 모양입니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도민들도 혼란스럽고 자신도 혼란스러울 것으로 짐작합니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하든 순전히 자기 몫이지만 이것 하나만은 되돌아보고 갔으면 합니다.
 도지사에 출마할 때부터 도지사직을 이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한 인지도 확대를 위한 디딤돌로 생각하였던가, 아니면 도지사직을 성실히 수행하여 그 결과물로 국민의 선택을 바라겠다는 생각이었던가?

 나는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동네 이장에서 군수로 당선된 후 사실 남해군민들은 밑천이 일천한 37살의 젊은 군수가 일을 제대로 할는지  반신반의 하였습니다.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는 온갖 아이디어로 산업이라고는 전무한 남해를 보물섬으로 만들었고, 그런 연유로 기초자치단체장 중 전국에서 가장 유명인물이 되었고, 그것이 밑천이 되어 지금의 도지사직에 당선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 전력이 있는 만큼 그는 도지사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그 밑천으로 국민의 선택을 기대하였던 것이 그의 초심이라 봅니다.

 그런 그가 근자에 들어 마음이 조급해진 연유는 이명박과 한나라당 정권이 워낙 민심을 잃고, 야권에서는 박근혜를 대적할 만한 대안인물이 또렷이 떠오르지 않는데 있습니다. 그는  호남의 김대중 세력으로부터 가장 호의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영남에서 노무현 세력으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는 자신이 박근혜를 대적하는 데 호적수가 될 것으로 판단했을 것입니다.   한때 새누리당의 김종인 비대위원이 박근혜가 가장 경계할 인물로 김두관을 거론한 이유도 그런 까닭이라 봅니다.

 

 

 

-사진은 크리스탈님 꺼-

 

 

 사람들이 김두관 도지사에 대한 인상을 이야기 하면 대체로 우직함, 듬직함, 어딘가 모를 신뢰감 같은 느낌이라고들 합니다.
 박근혜가 국민들로부터 변함없는 지지를 받는 것도 자신의 말을 찬물에 밥 말아먹듯 식언을 하는 정치꾼들 속에서 나름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고 일관성을 보여주는 모습이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명박을 ‘죽일 놈’이라고 하는 이유는 우선 되고 보자는 급한 마음에 선거 때 공약한 온갖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렸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생각해 볼 점이 있습니다.
 이명박은 성공한 사업가이고 성공한 행정가였음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정치가로서 대통령직은 완전 ‘꽝’이었습니다.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그가 성공한 경영자이기도 하지만 그가 서울 시장을 하면서 청계천 복원과 중앙차로 버스전용차선 도입과 같은 서울의 난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치적 덕분입니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역사는 그를 ‘맨손의 샐러리맨에서 CEO가 된 입지적인 사업가, 소신과 성실로 서울의 난제를 해결한 훌륭한 행정가’라며 존경인물로 기억할 것입니다만 대통령이 됨으로서 죽일 놈으로 추락하였습니다.

 

 따라서 김두관 도지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떻게 대통령이 될 것인가?’ 보다 ‘어떤 대통령이 될 것인가?’이라고 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폴리스는 재산을 보호하거나 경제적 풍요를 달성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의 목적은, 사람들이 고유의 능력과 미덕을 개발하게 만드는 것, 즉 공동선을 고민하고, 판단력을 기르며, 시민자치에 참여하고 공동체 전체의 운명을 걱정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이명박을 잘 못 뽑았다고 통탄하는 까닭도 어쩌면 ‘대통령은 우리의 재산을 보호하고 경제적 풍요만 안겨주면 좋은 대통령이다’라는데 까지 밖에 생각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정치의 목적이 경제적 풍요보다 인간의 미덕을 길러내는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도덕한 이명박 정권을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국가지도자는 도덕적 가치가 높은 인물이 선택되어야 할 것이고, 이런 점에서 더 큰 봉사와 책임을 다하기 위해 경남도민과의 작은 약속과 책임을 외면해버리는 것이 과연 도덕적인지를 생각해 볼 일입니다. 
 
 만일, 김두관 도지사가 도지사직을 그만두면 가장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이는 새누리당 쪽이고, 그들은 도민과의 약속을 위반한 부도덕한 정치가로 온갖 덧칠을 할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보았듯이 누가 뭐래도 영남은 새누리당의 텃밭입니다. 김두관 도지사가 2010년 도지사직에 그나마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를 죽일 놈 이명박이 공천을 하였고 박근혜가 열중쉬어 자세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야권이 절박한 심정으로 단합하여 죽기살기로 열심히 하였기 때문입니다.  
 비록 이웃집 이야기지만 지금 통합진보당은 그야말로 콩가루집안이 되어 ‘네 죽고 내 죽자’는 식으로 끝없는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도지사직을 내놓게 된다면 오세훈이 서울시장직처럼 경남도지사직을 새누리당에 헌납한 꼴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부도덕한 정치인들한테 국민들은 진저리가 납니다.
 이명박은 서울시장을 하면서 치적이라도 있지만 김두관 도지사는 4대강사업 반대와 어르신 틀니사업 말고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만 한 뚜렷한 치적도 없습니다.
 치적을 바탕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도 죽일놈이 되는 자리가 대통령직인데 뚜렷한 치적도 없이 대통령직을 넘본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김두관 도지사에게 바랍니다.
 경남도민이 김두관에게 표를 찍은 것은 임기동안 도지사로써 도민의 삶을 잘 보살펴 달라는 뜻이고, 김두관은 그런 도민들의 바램에 빚을 진 것입니다. 도지가가 대선에 출마하느라 중도사퇴를  하면 시장.군수 또는 도의원 중에서 도지사직에 출마하느라 중도사퇴 자가 생기고, 그 빈자리를 채우는 선거에 수백억의 선거비용이 도민혈세로 충당되어져야 합니다. 이같이 혈세가 들어가는 선거를 치르고 4년 임기도채우지 않고 대선 레이스에 달려가 버린다면 이거야 말로 정치먹튀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도민과의 약속을 어기면 이 손도 놓아야겠지요-

 

 

 김두관의 매력이요 자산은 우직함과 든든함의 신뢰감입니다. 도지사직을 우직하게 잘 수행하여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데 기여를 하는 것이 오히려 이명박의 대통령직 수행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상대가 잘못해서 생기는 기회를 엿보는 기회주의적 행보보다는 자신의 절대가치를 갈고닦아 국민들이 이를 인정하고 부름이 있을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는 우직한 행보를 보여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