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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 만들기/전원주택

전원주택 집짓기-집은 생활의 도구일 뿐.

선비(sunbee) 2011. 11. 16. 07:54

 ‘집’하면 먼저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집’하면 부동산으로의 재산적 가치부터 먼저 셈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일상이 녹아나는 곳이 주거공간입니다. 나를 포함한 가족들이 편리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존재하는 그저 하나의 도구일 뿐이죠.

 사람들은 날 보고 부동산에 대한 안목이 있어서 이런 장소에 일찌감치 터를 잡아 집을 지었다고 하는데 부동산에 대한 투자로 본다면 나는 완전 꽝입니다.
 1993년 당시 32평 아파트를 팔아서 땅 100평을 사고 25평의 집을 지었는데 아파트 시세가 오른 것 하고 땅값이 오른 것을 비교하면 현재로선 되돌아 그 아파트로 도저히 갈 수 없는 처지니까요.

 이번에 집을 다시 지은 까닭은 4년 전 마을 도로가 확장되면서 대지 40평이 편입되고 건물이 철거되어 임시로 10평의 폐교사택에  거처를 하다가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하는 수 없이 다시 짓게 되었습니다. 대지 60평(200 ㎡)에 건물 30평(99 ㎡)의 규모입니다.

 흔히 전원주택하면 건물은 50평정도 되고 토지도 200~300평정도 널찍하여 정원도 있고 채전 밭도 있고 하여 조금은 여유롭게 사는 것이 전원주택에서 사는 멋이라고 생각들 합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만 있다면야 그런 것이 무슨 대수겠습니까 만 굳이 그래야만 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눈앞의 산과 들이 내 정원이라 생각하고, 채전 밭이야 요즘 농촌에 폐농한 전답이 흔하디흔하므로 말만 잘하면 자기 먹을 채전 밭 정도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데 굳이 내 울타리 안의 채전 밭을 우길 필요도 없는 일이지요.

 집의 규모도 그렇습니다.
 어차피 전원생활을 하려고 할 나이면 벌써 노년을 내다보고 짓는 집인데 노년에 근력도 떨어지고 하는데 집이 크면 노동력이 따라주지 못하므로 관리만 힘들뿐이겠지요.
 내가 이번에 집을 지으면서 집 규모를 30평으로 지은 이유는 땅에 맞추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였지만 몇 년 후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고 나면 아내와 단 둘이 사는 공간으로는 이 규모만으로 충분하다고 자위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내 집의 이모저모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먼저 건물의 외부 전경입니다.

 좌우 대칭으로 중심부를 높게 하고 양쪽은 지붕 높이를 최대한 낮추었는데 그것은 단열이나 공사비 문제도 있었지만 뒷집들의 조망권을 최대한 침해하지 않으려 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중앙의 거실 앞 발코니 부분에는 유리로 시공하였는데 일조량을 거실로 최대한 끌어들이려 하였습니다.
 좌우 침실의 전면부에 화장실을 배치하다보니 목조의 기둥과 보를 습기로부터 피하기 위해 외부로 노출시켰는데 이것 때문에 외관상 팀버하우스라는 느낌이 듭니다.
 벽체는 일종의 생석회 성분인 ALC블록의 조적벽에 스코트로 마감처리 하였습니다.  

 울타리와 대문은 방부목의 투시형으로 하여 안과 밖에서 서로 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좁은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 일조와 통풍의 효과도 있지만
범죄심리학에서 담장이 높고 밀폐된 집일수록 도둑이 많이 든다는 조사통계가 있다고 합니다.
 담장이 없으면 이웃의 눈길이 방범용 CC카메라보다 도둑을 감시하는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입니다

 현관입니다. 


 

 

























천정은 향목 루바를 붙이고 벽은 그냥 평범하게 도배를 하였습니다.
현관 앞에는 데크를 깔고 방부목으로 투시형 울타리를 하였습니다.

거실입니다.



현관 입구에서 본 거실 입니다



 

 

발코니 쪽 창은 최대한 크게 하고 내부에는 6짝의 한지 목문을 달아 편안한 느낌과 커튼 역할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거실 정면은 요즘 아파트나 주택에서나 모두 아트월이라 하여 인조목이나 인조석 등으로 치장을 하는데
이 집에서는 비대칭의 보와 기둥 그 자체를 가지고 구조미를 추구해보고자 하였습니다. 


 침실과 화장실입니다.

 예전에 한번 언급한 바와 같이 겨울철 단독주택에서 가장 문제인 화장실 냉기를 줄이기 위해 발코니 겸 화장실을 남쪽에 배치하여 일조를 베란다로 끌어들이는 대신 침실에는 창문을 하나도 내지 않았습니다. 침실에 창문이 없으므로 방이 어둡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내 생각으로는 침실은 말 그대로 잠자는 공간이므로 창문을 없애 빛과 소음을 차단하여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지 않는가 합니다.


 화장실 창문이 좀 특이한데 이중유리 안에 블라인드가 내장되어 있는 창입니다. 흔히 창문을 열고 블라인드를 내리면 블라인드가 바람에 펄럭여 잘 망가지기도 하고 블라인드에 때가 묻으면 청소도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고민을 하던 중 자재전시장에서 이 창호를 발견하고 시공을 하였는데 사용해 보니 여러모로 편리 합니다.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여름에는 일조를 차단하고 겨울에는 일조를 확보하는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아파트에 살 때나 단독주택에 쌀 때나 집에서 욕조를 사용하는 일은 별로 없으므로 화장실에는 모두 욕조를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창문 밖에는 목재 갤러리를 설치했는데 이는 집이 동네 가운데에 있어  시선을 차단하면서 통풍효과도 있지만 집의 측면 외관이 너무 밋밋하여 익스테리어 효과도 겸하고자 하였습니다. 


















 주방과 다용도실입니다.


 침실을 모두 남쪽으로 배치하다보니 부득이 주방을 북쪽에 배치할 수밖에 없어 주방으로 일조와 통풍을 끌어들이는 방법으로 주방 천정을 높게 하여 높은 곳에 창을 내었는데 의외로 효과가 좋습니다. 아침해와 함께 주방에 햇빛이 들어 주방을 비추면 위생은 차치하고라도 주방의 쾌적한 분위기 그 자체만으로도 상쾌한 느낌이 듭니다.




















 나의 취향도 약간은 별나지만 아내의 취미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여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보석이나 옷,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고, 요리는 정말 싫어합니다. 그러면서 그릇에 대한 집착은 유별납니다.
 우리집에는 아직까지 한번도 사용해보지 읺는 그릇이 수두룩합니다.

 음식물은 감추고 그릇만 진열하는 여편네 취향때문에 엄청 열 받지만 어떡합니까. 꾹~ 꾹 ~ 





















 드레스룸입니다. 

 이사를 다닐 때마다 항상 가장 귀찮은 존재가 장롱임에도 어쩌지 못해 늘 가지고 다니다가 이번에는 큰마음 먹고 없애버리고 옷은 모조리 드레스룸에 걸었습니다. 이삿짐을 정리하다보니 장롱 속에 예전에 입던 옷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찾지를 못해 또 사 입는 낭비가 엄청 많았음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다락방입니다.
 

 박공지붕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공간을 버릴 수 없어 만든 공간으로 나의 흡연실이기도 하고 사무공간이기도 합니다. 낮아서 사용이 불가한 공간은 철 지난 이불이나 허드레 수납공간으로 이용하고 일어서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만 유효공간으로 사용하는데 마누라 간섭받지 않고 가장 자유스런 공간이 이곳입니다.

그리고 이번 집짓기 프로젝터(?)에서의 가장 핵심이 이 다락에 있는데 바로 이 천정 통풍구입니다. 아스팔트싱글 지붕은 해만 뜨면 엄청난 열을 받습니다. 아스팔트싱글로 된 집의 다락은 여름에는 완전 찜질방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이 열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한 것이 여름철에는 이 통풍구를 통해 열을 밖으로 배출하고 겨울철에는 이 열기를 거실로 불어넣어 에너지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을 생각한 것입니다.












 

 다락방 창문에서 본 귀산동 갯마을 앞바다의 풍경입니다.
 바다라기 보다는 차라리 호수와 같지요. 

 거실 앞 발코니 공간입니다.








    햇빛은 최대한 받으면서 비나 이슬은 피하는 방안으로 지붕을 유리로 시공하였고,
바비큐 그릴이 높으면 숯불을 지필 때 숱이 사방으로 튀어 주변이 엉망이 되는 경험을 하였기
마루 밑에는 조그만 구멍을 뚫어 난로나 바비큐 그릴을 설치하도록 하였습니다

혹시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께서는 구경을 오셔도 좋고  궁금한 사항이 있어 문의하시면 아는 만큼 답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갱블회원님들께서는 집들이를 언제 하면 좋을지 의견 주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