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집을 지으려면 옳은 목수를 만나야만 합니다.
오늘은 상량을 했습니다.
이제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다가 갑작스레 빨라질 것 같습니다. 오늘 이 목조 골조를 하루 만에 다 했다고 하면 좀처럼 믿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솜씨 좋은 목수의 솜씨를 기다리느라 시간이 지체되었습니다. 어떤 일에나 맥 혹은 핵심이라는 것이 있지요. 팀버하우스에서의 핵심은 나무 골조를 빈틈없이 완벽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답니다. 3차원의 공간을 머릿속에서 다 그릴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미켈란젤로와 같은 사람은 회화, 조각, 건축 등에서 신의 경지를 보여 주었는데 나는 그의 천재성으로 보아 “미켈란젤로는 아마도 인간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합니다.
오늘 내 집의 골조를 제작한 목수 우두머리 또는 도목수라 할 수 있는 이 양반의 재주가 범상하지 않습니다. 한 곳에 세 개 혹은 네 개, 다섯 개의 부재가 만나는 지점의 장부(암수를 조립할 수 있도록 나무를 깎아 모양을 만드는 것)를 정확하게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늘 이 사진에서 보는 집의 골조를 하루 만에 다 조립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지 않습니까?
머리속에 그려온 부재가 제대로 맞지 않는다면 현장에서 또 가공을 하고 맞추느라 많은 시간을 소요했을 것입니다. 퍼즐게임에서 처음 길을 잘 못 들면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듯이 이 팀버하우스의 골조도 하나가 잘못되면 모두를 뒤바꿔야 합니다.
도목수를 비롯한 그들은 오늘도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서 지금 매우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번에 팀버하우스에서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특별한 형태를 요구하였습니다. 지금까지는 모든 집들이 대칭의 구조를 지니는데 비해 나는 거실 전면의 디자인을 비대칭 구조로 요구하였습니다. 대칭은 구조적으로나 미적으로나 안정된 느낌을 주므로 대개의 사람들은 대칭의 구조를 선호합니다. 그에 반해 나는 내 집이므로 실패를 하드라도 내 스스로 책임을 지면 되니까 새롭게 비대칭 구조의 미를 한 번 시도해 보기로 하고 대강의 디자인 안을 제시했는데 이 도목수는 나보다 한 걸음 나아간 디자인으로 나무를 깎아 왔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이 디자인은 내 특허니까 다른 집에는 써 먹지 말라는 농담을 하기도 하였습니다만 개인의 취향이 다르니만큼 다른 사람들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으므로 앞으로 집들이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볼 작정입니다.
이 양반들이 나를 그토록 기다리게 했던 인물들입니다.
공장에서 미리 나무를 깎아 옵니다.
기둥을 세웁니다.
거실의 전면부 비대칭 구조틀입니다.
현관에서 들어가는 부분의 모습입니다.
전면에서 본 광경입니다.
후면에서 본 광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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