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와 경남신문의 보도 통계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본인은 지난해 선거기간 중 경남도민일보에 3월 7일 기고한 “6월2일은 선출직 공무원 징계의 날”이라는 글로 인하여 공직선거법위반으로 기소되어 필요한 증거서류를 작성하는 과정에 경남을 대표하는 두 신문사의 기사를 스크랩하다가 아주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황철곤 전 마산시장과 관련한 덕동하수종말처리장 의혹 사건, 그리고 박완수 창원시장과 관련한 한판열 명곡주택조합장의 5000만원 약정금 사건 신문기사 내용입니다.
이 두 사건의 보도내용을 살펴보면 이상하리만큼 유사점이 많습니다.
첫째, 이 두 사건 배경에는 모두 배모씨라는 황 전시장 측근의 핵심 인물이 있고, 그리고 상대방 몰래 녹음을 한 녹취록이 있다는 점이다.
둘째, 전자의 사건에는 황시장의 관련혐의가 후자의 경우에는 박시장의 관련혐의가 농후함에도 검찰과 경남신문은 사건의 본질이나 현역시장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고 사건을 폭로한 사람들만 다그치고 있는 점입니다.
셋째, 경남도민일보는 사건의 본질에 대한 의문이 있을 때는 현역시장일지라도 끊임없이 문제점을 제기하고 검찰의 수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관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에 경남신문은 사건과 권력의 무게중심이 애매할 때는 기사도 애매하게 쓰다가 권력의 무게중심이 확실히 기울어졌다 싶으면 권력 가진 자를 위해 사건을 몰아가고, 결국 약자는 완벽하게 골로 보낸다는 점입니다.
먼저 마산 덕동 하수종말처리장 기사를 보겠습니다.
2003년 9월 2일 마산의 김석형 시의원이 제기한 "덕동하수처리장 설비 특혜 의혹" 보도를 시발로 2011년 1월 5일까지 경남도민일보는 59회 경남신문은 27회씩 각각 보도를 하였습니다.
재미있는 일은 경남도민일보는 2003년 9월부터 2008년 10월까지의 보도가 59회 중 55회이고, 경남신문은 2010년 2월부터 2011년 1월까지의 보도가 27회중 19회입니다.
즉, 경남도민일보는 2003년 9월 "덕동하수처리장 설비 특혜 의혹"이 제기된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덕동하수처리장의 의혹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여 온데 반해 경남신문은 2010년 7월 문제가 곪아 터지고 난 이후에야 집중보도를 하였습니다.
더욱 주목해 볼만 한 기사는 경남도민일보의 2005년 3월 7일 “지역신문 의도적 침묵인가” 라는 기사인데 그 주요지는 온갖 의혹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지역 언론이 침묵하고 있음을 질타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2032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자되는 이 사업에서의 입찰과정의 문제점, 자동여과장치와 소독장치의 문제점, 검찰수사의 문제점 등에 대해 심층보도를 하였습니다.
이에 반해 경남신문의 2005년 2월 3일 “한사장이 `수뢰진정' 진실 밝혀라” 기사와 2005년 3월 10일“'쇠고랑 찬' 김석형 의원의 의혹 ”이라는 기사를 보면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나 의혹 제기가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김석형 의원의 부도덕성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 이 사건 본질은 외면하고 마산시당국을 옹호하는 논지였습니다. 결국 김석형 의원은 구속되고 그 의혹은 지난 해 7월까지 판도라 상자 속에서 잠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0년 2월 하수처리장에서 질식사한 사건을 두고 경남도민일보는 1회, 경남신문은 4회를 보도하였고, 2010년 7월 선거과정에 제기된 황 전 시장의 부조리에 대한 전반적인 감사가 시작되자 경남도민일보는 3회에 거친 반면 경남신문은 무려 15회 걸친 보도를 통해 예전에 도민일보가 제기하였던 문제점을 새삼스럽게 들고 나와 중언부언하면서 책임자를 문책하여야 하는 둥 하면서 연일 대서특필하였습니다.
2010년 2월이라는 시점을 경계로 두 언론사의 신문보도는 양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극과 극을 달리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지나친 억측이라 할지 모르지만 창원시장과 경남신문사장의 밀월관계 풍문과 2010년 지방선거를 연상해 보면 통합시장 선거와 무관하지 않다는 짐작을 쉽게 할수 있습니다.
구 분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총 보도 회수
59회
27회
03년9월~ 10년2월
55회
8회
10년2월~ 11년1월
4회
19회
다음은 한판열 명곡 주택조합장 500만원 사건과 관련한 기사를 보겠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2010년 4월 22일 전 명곡주택조합장 한판열씨가 2002년 선거 당시 박완수 후보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가 약정금 반환청구 소송을 한 사실을 두고 황 전 시장 측근이 마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한 이후 2011년 1월 6일까지의 기사를 보면 경남도민일보는 34회 경남신문은 14회씩 각각 보도를 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시점별로 두 언론사간 차이가 있는데 2010년 4월 30일까지 경남도민일보는 34회 중 7회, 경남신문은 14회 중 5회씩의 각각 보도를 하였고, 4월 30일부터 11월 18일까지 경남도민일보는 16회, 경남신문은 4회를 보도하였고, 또 11월 18일 이후로 경남도민일보는 11회, 경남신문은 5회씩 각각 보도를 하였습니다.
여기서 4월 30일은 한나라당 공천이 확정되는 날이었고 공천의 향배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안개정국인 가운데 두 언론사 간 보도내용은 큰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공천이 확정된 이후 선거와 검찰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부터는두 언론사의 보도방향은 극명하게 궤를 달리 하였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한씨와 박완수 시장 간에 오고간 돈의 성격과 행방에 관한 의문, 검찰 수사의 문제점에 대해 심층보도를 지속적으로 하는데 반해 경남신문은 덕동하수종말처리장 사건과 마찬가지로 한씨와 황 전 시장의 주장을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라 규정하며 박시장을 옹호하는 듯 한씨와 황시장에 대한 영장청구 사실 등만 보도를 하였습니다.
구 분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총 보도 회수
34회
14회
10년4월 23일~ 10년4월30일
7회
5회
10년5월1일~ 10년11월18일
16회
4회
10년11월19일~ 11년 1월 6일
11회
5회
신문사의 가장 큰 수입원이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공고문과 광고인만큼 신문사와 지방자치단체장간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경남신문이 하는 짓거리는 해도 해도 너무 하는 것 같습니다. 권력을 갖고 있을 때는 온갖 비위를 맞추다가 권력을 잃고 나자 당장 ‘내가 언제 너를 봤더냐?’식으로 앞면 몰수하고 비수를 들이대는 태도입니다. 명색이 언론이라 하면서 최소한의 양심이나 체면도 없는 족속인가 봅니다.
글의 내용이 너무 많아 기사내용을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는 점 양해하시고 본인의 글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고 싶은 분은 경남도민일보의 검색창에서 “덕동하수종말처리장”과 “<한판열> 또는 <재건축 조합장>”을, 경남신문의 검색창에서는 “덕동하수종말처리장”과 “한판열” “재건축 조합장”을 각각 치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첨언 하자면 경남도민일보의 편집국장은 김태호의 총리인준 낙마와 관련하여 지난해 8월 30일 "권력 감시역할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라는 [반성문]글을 자신의 신문지면에 올린 바 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2005년 3월 7일 표세호 기자는 덕동하수종말처리장의 의혹사건에 대해 언론들이 침묵으로 일관하자 “지역신문 의도적 침묵인가” 라는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이 두 글의 요지는 ‘단체장에 불리한 기사는 은폐를 하고 유리한 기사는 크게 보도하는 잘못된 보도 행태를 바로 잡자’는 스스로의 고백이었습니다.
황시장의 낙마로 비로소 덕동하수종말처리장의 의혹이 밝혀지듯이 박완수 시장이 낙마하는 날이면 명곡재건축조합의 의혹도 밝혀질는지, 경남신문은 또 다시 경남도민일보의 기사를 재탕 삼탕 하고 말 것인지, 그리고 언제쯤 독자들은 이토록 모순된 신문기사 통계를 보지 않게 될지 두고 볼 일입니다.
총리후보로 나섰다가 거짓말쟁이로 망가져 돌아 온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재임 중의 온갖 비리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황철곤 전 마산시장, 그들이 오늘 이 모양 이 꼴로 된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세력이 언론이 아니었는지 언론스스로 자문해 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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