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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엿보기

경남국회의원후보공천의 간판과 진열상품

선비(sunbee) 2020. 2. 22. 11:21

미래통합당이라...

선거를 60여일 앞두고 또 새로운 당이 생겼습니다.

점빵은 같은데 간판은 선거 때마다 바뀝니다. 왜 그럴까요?

유럽 같은 데는 100년 기업, 100년 정당들이 많은데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 어째 이리 반짝 기업과 정당이 많은지?

 

나는 2012년 보수당인 새누리당이 당의 색깔을 빨간색으로 들고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들이 입에 달고 걸핏하면 퍼붓는 욕이 빨갱이입니다. 빨간색은 공산주의 내지 노동계급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데 그 색을 그들이 차용한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새누리당이 선거에 이길 것으로 예상을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진보와 보수의 대표주자라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당 명칭과 인물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좀 이상합니다.

진보라는 더불어민주당쪽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이어지면서 그 아류들이 면면히 맥을 같이 하고 있고 과거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보수라는 미래통합당은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로 이어지면서 모두 당명이 바뀌고 대표 인물들도 물갈이를 하였으며, 한결같이 전 정권을 부정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어느 쪽이 더 진보적인 모습이며 보수적인 모습입니까?

참 요상한 장면 아닙니까?

 

한편 우리 부산.경남은 3.154.19 그리고 10.18 부마항쟁에 이르기까지 독재와 유신정권을 무너뜨리는데 가장 앞장섰던 동네입니다.

한마디로 독재와 박정희를 부정하는 대표적인 동네가 김영삼 때문에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민주세력의 맥을 이어온 무리가 노무현을 중심으로 한 오늘의 더불어민주당 세력들입니다. 그들은 그야말로 긴 겨울 동토의 땅에서 봄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지방선거 때 드디어 문재인 훈풍을 만나 싹을 틔웠습니다.

하지만 경남의 민심은 딱 거기까지인 것으로 보입니다.

 

내가 느끼는 바로나,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바로나, 지금의 더불어민주당 사람들은 자기네들끼리만 소통하고 나누어 가지려 하지 남을 배려하거나 더불어 함께 하려는 품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그들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닙니다.

옛날부터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먹고살 만해야 인심도 베풀고 배려할 줄도 알지 내가 배고픈데 남이 눈에 들어오겠습니까?

 

반면에 우리가 보수라고 하는 미래통합당 경남사람들은 양지를 벗어나 본 적이 없으므로 곳간에는 늘 양식이 가득하고 마음 씀씀이 또한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곳간의 쌀을 나눠줄 줄도 알고 함께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길을 터득해 왔습니다. 한마디로 그들은 주변을 둘러볼 줄도 알고 함께 하려는 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여유로운 마음으로 지난 지방선거 때 민주당쪽에 한번 표를 찍어줬더니 지들끼리만 똘똘 뭉쳐 다른 사람들은 낄 틈을 내주지 않자 좀 당황스럽습니다.

 

이 같은 경남의 민심 한 복판에서 치러지는 이번 20대 총선이기에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이 당황스러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불과 2년 전에 그렇게 표를 줬던 사람들이 이렇게 돌아설 수가 있나?”

 

선거판에서 민주당쪽 사람들을 보면 한마디로 같짢다는 말이 절로 나올 때가 많습니다. 경남에서 민주당 세력이 얼마나 된다고 그 속에서도 원조니 진골이니 성골이니 하고 서로 밀쳐내기를 하는 꼬락서니들 하고서는 . . .

우리는 토사구팽이라는 말을 나쁜 쪽으로만 해석을 하는데, 사실은 새로이 집권한 정권이 성공하려면 집권을 도운 공신들은 물러나고 적의 편들을 끌어들여 품을 넓혀야 장기집권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적진에서 스스로를 팽하지 않고 자기 위상을 내세우다가는 주군도 망하고 자신도 망하는 것이 역사의 숱한 교훈입니다.

 

임미리 교수가 칼럼에서 민주당만 빼고 찍자는 말을 했다가 고소를 당한 후 방송에 나와서 하는 말이 자유한국당은 역사 속으로 살아져야 할 정당으로 말할 가치도 없어서 그나마 애정을 가지고 경각심을 주기 위해 한 말인데 그 정도도 수용하지 못해서 실망이다였습니다.

오늘날 더불어민주당의 위치가 딱 여기에 있습니다.

 

임미리 교수의 말대로 자유한국당이라는 간판의 상호는 이제 사라졌습니다.

간판이 바뀌고 진열상품도 바뀔는지는 더 두고 볼 일입니다만 아마도 이것도 상당히 바뀌지 싶습니다.

그러면 더불어민주당은 어떨까요? 간판도 그대로고 진열상품도 그대로인데. .

 

내가 보기로는 그런 거 같습니다.

이미 간판은 그대로이니 지금이라도 진열상품이라도 경남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을 진열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합니다.

진골 성골 대신 중도보수를 끌어들일 수 있는 인물들을 공천하는 것이 30년 만에 만난 봄을 그나마 유지하는 비책이 아닐까하는 . . .

 

그런 점에서 진짜 진보 성향이면서 창원동읍 농협조합장 출신으로 농촌 민심을 업고 민주당 창원의창구국회의원후보로 출마한 김순재와 창원부시장을 역임한 보수적 인물인 마산합포구 이현규의 당내 경선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