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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이야기/창원시정에 관한 이야기

순정과 불륜

선비(sunbee) 2010. 7. 7. 19:14
 

통합창원시 밑그림 백지위에  다시 그리자.


 요즘 마산 해양신도시계획 승인을 두고 정치권과 시민단체 원망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는데 원망의 요지는 대체로 세 가지로 요약된다.


 그 첫째는 애당초 이 사업이 지속 성장 가능한 친환경적 도시개발이 아닌 목전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도시개발이라는 점에서 출발부터 방향설정이 잘못되었다는 점이고,


 둘째는 통합되기 이전에 계획된 마.창.진 3개시는 지금까지 각 분야에서 경쟁적 구도 하에서 도시계획을 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통합이 됨으로서 서로가 새로운 기능과 역할을 배분하여 조화와 상생의 도시계획이 되어야 함에도 종전의 도시계획대로 승인을 하였다는 것은 이런 변화된 시대상황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이고,


 셋째는 이 사업의 승인과정이 지금 시민단체의 반발이 있듯이 선거전에 이미 시민단체의 반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표를 잃을까 하여 미루고 있다가 선거가 끝나자마자 시민들의 동의 없이 승인을 한 자체가 부도덕하다는 지적이다.


 우리가 3개시를 통합한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까지 3개시에서는 진해의 가덕신항이 건설되고 있음에도 마산신항을 건설하고, 창원의 성산아트홀이 있음에도 마산에 3.15회관을 건립하는 식으로 산업, 문화, 관광 등 모든 측면에서 서로가 경쟁적으로 앞을 다투어 왔다.

 그러다 보니 중복투자가 다반사이고, 중복투자를 하다 보니 시민의 혈세만 줄줄이 새는 과정을 보다보니 통합이 되면 적어도 이런 불합리한 요소는 걸러질 것이고, 그리되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살기 좋은 도시가 되리라는 기대가 있었기에 통합의 과정에 시민들은 무언의 동의를 하였던 것이다.


 시민들의 기대는 이러 함에도 기존의 마산시장과 창원시장 두 사람은 정 반대의 길을 택하였다.

 황철곤시장은 마산해양신도시사업을 승인하였고, 박완수시장은 39사단 이전사업 협약을 체결하였다.


 이 둘의 사업은 양시장이 자신들의 선거를 앞두고 치적으로 내세우려다 시민단체로부터 역풍을 맞아 결행을 못하고 미루었던 사업들이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선거가 끝나자마자 당선자도 낙선자도 전격적으로 결행을 하고 만 사업이다.


 사정이 이러 함에도 박완수시장은 당선자라 하여 39사단 이전사업에 관한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는 반성을 하지 않은 체 마산해양신도시사업만을 문제 삼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이치에 맞지 않는 처사이다.

 박완수시장은 마산해양신도시사업 승인을 두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마산이나 진해가 통합 창원시 발전에 고려 없이 협약이나 계약, 인.허가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균형적 감각을 잃지 않았다면 이 대목에서 박완수시장의 논리적 모순이 지나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황철곤 시장은 자신의 주장대로 통합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마.창.진의 밑그림을 나름대로 그려보기라도 했지만 박완수 시장의 통합과정의 행보는 시류에 따라 우왕좌왕하다가 대세에 밀려 통합에 어쩔 수 없이 동의를 하였다.

 이런 연유로 39사단 이전사업이야말로 통합 창원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사업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39사단 이전 사업은 통합창원시 발전을 위하여 새로운 관점에서 도시계획을 재검토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 두 사업이 통합이 되면서 재검토 되어야 하는 사유는 이렇다.


 마산해양신도시 사업은 진해에 가덕신항이 건설되면서 마산항이 상대적으로 쇠퇴해지므로 가포신항을 만들게 되었고, 신항에 대형선박들이 입출항을 하려다보니 수심이 얕아 바다를 일부 준설할 필요가 있었고, 그 준설토를 먼 바다에 해양투기를 하려면 경비가 많이 소요되므로 경비절감을 위하여 가까운 마산 앞바다에 준설토를 투기하여 신도시를 조성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막상 가덕신항을 개항하고 보니 물동량이 예상보다 부족한 형편이고, 그러다 보니 마산신항으로 올 화물이 있을지 의문시 되고 있다.

 나아가 더 중요한 것은 통합이 되면서 굳이 종전과 같이 마산과 진해가 서로 네 것, 내 것 하며 다툴 필요가 없어지게 되어 지금 조성되는 가포신항은 항구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리하자면 신항이 무산되면 항로준설이 필요 없고, 항로준설이 없으면 해양신도시 사업도 자연스럽게 필요 없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한편 39사단 이전사업은 어떤가?

 39사단 이전사업의 필요성은 크게 두 가지이다.

 90년대 초반 창원시가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군사시설 보호라는 명분하에 각종 규제가 많으므로 부대를 외곽으로 이전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39사단 울타리 주변까지 이미 개발이 완료되어 그 명분이 사라져 버렸다.


  또 하나는 통합 이전 창원시 인구가 50만을 약간 상회하면서도 인구가 감소하므로 지방교부세의 기준이 되는 50만 인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대단지 주거단지 건설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있었다.

 그러나 통합으로 인하여 108만 거대도시로 탈바꿈하면서 이 명분도 설득력을 잃게 되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3개시의 통합은 많은 도시적 환경변화를 몰고 왔다. 이런 사례들이 어디 위의 두 사업뿐이겠는가?

  통합창원시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마산, 창원, 진해 각각의 도시에서 계획되었던 대규모 사업들은 무작정 밀어붙이기 식으로 할 것이 아니라 도시기본계획을 비롯한 도시전체의 마스터플랜을 하얀 백지위에 다시 그린 후 이를 바탕으로 3개 지역 시민들의 동의를 구한 다음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108만 시민이 초대 통합창원시장에게 바라는 바는 과거 3도시의 이런 난맥상들을 세심히 살펴서 새로운 그림을 잘 그려 달라는 것이다.

 자신이 하면 순정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통합창원시의 정책을 추진하려 들면 시민들 또한 이분법적인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게 될 것이다. 그리되면 통합의 길은 점점 험난하고 요원해 질 것임을 초대 통합창원시장은 깊이 명심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