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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엿보기

끝장을 보고야 마는 공무원 무리들이 일하는 경남선거관리위원회 홍보팀.

선비(sunbee) 2014. 4. 25. 08:00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투표율을 올리는 홍보를 위해 2월20일, 4월17일 2차례에 걸쳐 블로거간담회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3월29일 토요일에는 경남의 블로거 모임인 갱블회원들의 정기모임을 하는데 경남선관위 직원들은 이 곳까지 찾아 선거홍보를 하였습니다.


 이날은 봄비마저 추적추적 내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3.15기념행사장과 롯데백화점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사전투표 체험관 운영을 포함한 여러 홍보활동을 하면서 잠시 짬을 내어 또 이곳까지 홍보차 방문한 것입니다.

 나는 이들과 세 번의 만남을 통해서 “대한민국 공무원들이 이들만큼만 열심히 일해 준다면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살기 좋은 나라가 될 텐데...”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갱블회원인 임마농원까지 방문하여 게거품(^-^)을 물고 홍보에 열을 올리는 선관위 직원 모습(파란색 상의)-


 나도 20년간 공돌이 생활을 한 사람이고, 공돌이 노릇하는 동안 조직 내에서“전국최초”제조기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전국최초로 시행하는 각종 시책들을 기획하고 시행한 경험으로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경남선관위 직원들을 접하면서 한마디로 깜짝 놀랐습니다.

 

 관공서에서 하는 일과 공무원들이 움직이는 행태는 늘 그렇습니다.
 새로운 정부정책이 나오면 상부에서는 이를 홍보하라하고, 공무원들은 시청, 동사무소 게시판에 홍보물 한 장씩 붙이고, 거리 현수막 몇 개 걸고, 반상회 회보에 글 게제하고, 그리고 사진 몇 장 찍어서 상부에 보고하고 늘 그렇고 그런 선에서 끝입니다.   
 그런데 경남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의 홍보방식은 이거 장난이 아닙니다. 기업들의 상품 마케팅 홍보보다 더 획기적이고 다양한 수법들(?)을 다 동원합니다.

 

 첫째, 블로거 간담회입니다.
 경남도민일보의 편집국장이 블로거들 모임에서 “기자가 쓴 신문기사는 데스크에서 걸러지기도 하지만 개구리와 블로거는 어디로 뛸 줄 모르기 때문에 제일 무서운 것이 블로거 글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공무원들은 생리적으로 언론사 기자들도 별로 좋아라하지 않는데 블로거들을 좋아라할 수가 없지요.
 그럼에도 불구하여 경남선관위 직원들은 남들은 피해가는 블로거간담회를 자처하였으니 한 마디로 간 큰 공무원인 셈입니다.

 

-블로거들에게 홍보관을 설명하는 선관위 홍보과장님_

 

 둘째, 선거 홍보관 운영입니다. 
 경남 선관위에서는 선관위 사무실 1층에 홍보관을 설치해놓고 있습니다.
 관공서 사무실에 홍보관을 설치한 것 그자체도 획기적인 일이지만 그 안의 내용물을 들여다보면 이 홍보관을 만드는 과정에 담당공무원이 얼마나 애정과 열의를 가지고 만들었는지를 새삼 감탄하게 됩니다.
 지금은 우리가 볼래야 볼 수 없는 수십 년 전의 투표용지와 탄피로 된 기표기를 포함한 대한민국 1공화국에서 6공화국까지의 선거변천사를 한 눈에 알아보도록 귀한 자료들을 전시해 놓고 있습니다.
 내가 짐작하기로는 세월이 지나면 이 홍보관이 선거박물관 문화제로서의 가치를 발휘할 날이 올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셋째, 기업 상품마케팅 홍보를 능가하는 다양한 홍보방식입니다.
 마라톤대회 직원참여 홍보, 웅변대회 참여, 공명선거 도미노 쌓기, 대학교 교양강좌 개설, 통기타 및 섹소폰 음악캠프 참여, 대학교, 버스터미널, 지역축제장소, 백화점 등에서 사전투표 체험관 운영, 버스정보시스템(BIS) 홍보, 미니 손전등 등등 그야말로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백미는 지역의 소주인 “좋은데이”술병 1천만병에 투표참여홍보 라벨을 붙이는 것입니다.

 

 

 


 이정도 되면 그야말로 끝장 다 본 것 아니겠습니까?

 혹여 이 글을 보는 공무원이 있다면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 가보시기 바랍니다. 공무원이 자신의 업무에 애착과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것과 위에서 시키니 마지못해 하는 일의 성과가 얼마만큼 차이 나는지 한번쯤 확인해 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님이나 교사이시면 아이들을 데리고 이 경난선관위 홍보관을 견학해 보기 바랍니다.
 글을 모르는 문맹률이 78%였던 해방 무렵 문맹인들의 투표를 위해 후보자의 기호를 아라비아 숫자가 막대기 숫자로 표기했던 사연을 비롯해서 오늘날의 세대들은 상상도 못할 옛이야기들이 이 홍보관에 들어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경남선관위 직원들의 이 같은 성의를 봐서라도 5월 30일과 31일, 6월4일 사흘 중에 하루는 꼭 투표에 참여합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