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장사돈은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장사를 하면서 겪는 애환이 오죽했으면 그런 말이 생겼겠습니까?
내가 뜻하지 않은 서비스업으로 배내골에서 에코펜션을 운영한지도 어느 듯 8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 동안 나는 다른 업을 하느라 아내와 그의 친구가 펜션을 관리하고 운영하였으므로 그 동안 있었던 일 대부분을 알지는 못합니다만 가끔 바쁜 성수기철에 일손을 돕느라 잠시잠깐만이라도 펜션에 있다 보면 참으로 울고 웃을 일들을 많이 겪게 됩니다.
며칠 전에는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경험담으로 “찌질녀에 쫓겨난 배내골 펜션 주인남”이라는 제목의 글을 포스팅한 바 있습니다. http://sunbee.tistory.com/280
그러한 경험은 당하는 그 시점에서도 괴롭고 열 뻗치지만 시간이 지난 후 글을 쓰는 순간에도 불쾌한 마음으로 글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반대로 지난 7월 20일 있었던 기분 좋은 사례 하나를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불행히도 그날 나는 앞서 언급한 찌질녀 바람에 펜션에 없었으므로 직접 보지는 못했는데 아내와 그의 친구가 전하는 이야기를 옮기자면 이렇습니다.
가풍이 있는 집안은 뭔가가 다르더라.
요즘은 노부모를 모시고 하는 가족나들이는 하나같이 장인장모와 함께 하는 친정식구나들이지 시부모와 함께 하는 시집식구나들이는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날은 며느리가 시부모와 시형제를 불러 함께 하는 아주 보기 드문 시집식구나들이였고, 이를 주선한 며느리는 부산환경공단에 근무하는 송미경이라는 여직원이라 합니다.
아내와 그의 친구는 펜션업을 하면서 시가집 식구와 가족나들이를 하는 며느리가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며느리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는데 그 시아버지와 잠시 대화를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시아버지는 며느리 자랑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하더라는 것입니다.
시아버지는 “우리 며느리는 시부모, 시형제는 물론이요 조상의 제사까지 극진히 모시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저래 보여도 명색이 박사학위까지 가지고 있는데 절대 티를 내는 적이 없는 요즘 세상에 둘도 없는 착한 며느리다”고 극찬을 하면서 곁눈질과 손가락질로 자기 옆의 할멈을 가리키며 “착한 며느리의 악한 시어마이가 여기 이 사람이다”하면서 눈웃음을 지었다고 합니다.
또 이집의 가풍을 보니 친손자 외손자를 막론하고 펜션에 도착하고 나면 모두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90도로 절을 하며 안부를 여쭙고 떠날 때도 마찬가지로 작별을 고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장면만으로도 그 집안의 분위기가 확 느껴지지 않습니까?
-이 사진은 아내가 휴대폰에 담았던 사진입니다.
온 가족이 환경 지킴이.
거기다 이날 어린아이들이 있어 물놀이를 하는데 우리 집에는 물놀이 시설이 없으므로 자신들이 가져온 튜브에 물을 채워 마당에서 물놀이를 하였습니다.
여기서 특별한 점은 물놀이를 하고 버리는 물을 그냥 마당에 부어버리지 않고 일일이 바가지로 물을 퍼다가 정원의 나무들에 물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요즘 손님들은 가정이나 직장에서 에어컨에 길들어져 있어 창문을 열어 놓고도 에어컨을 켜고 있는 것이 보통인데 이 집 식구들은 단 한 번도 에어컨을 켜지 않았고,
그들이 떠난 자리는 쓰레기 분리수거며, 청소며 펜션 관리인이 해야 할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말끔하게 정리정돈이 되어 있었다합니다.
아내의 친구가 부산시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어 이때 다수의 부산환경공단의 직원들과 친분이 있었던 관계로 부산환경공단직원들이 가끔 우리 에코펜션을 이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보면 환경을 관리하는 공직자들이라서 그런지 일반 손님들에 비해 청소며, 쓰레기 분리수거며, 전기사용이며 생활 속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바가 각별한 편입니다.
그런 중에서도 송미경님 가족들의 모범은 백미 중의 백미였습니다.
아내는 그런 가족들의 모범적인 행동에 감동하고 고마운 마음에 그 집 어린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용돈 만원을 쥐어주며 작별인사를 했다고 합니다.
질서와 절도가 있는 가운데 화목한 집안을 이끌고 꾸려가는 송미경님과 시아버님께 이 글을 통해 경의와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감사의 표시로 다음에 송미경님의 가족이 에코펜션을 이용하시겠다면 무조건 50% 할인가격으로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송미경님을 비롯한 부산환경공단 직원 여러분과 좋은 인연으로 다시 또 뵙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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