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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펜션

배내골펜션에서 졸지의 스캔들.

선비(sunbee) 2013. 7. 26. 12:35

 20여 년 전 신문에 이런 보도가 있었습니다.
 한 독지가가 노년에 들어 자신이 평생 동안 모아온 우리나라 유물과 골동품을  고향에 전통 한옥박물관을 건립하여 유물과 함께 기증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건축허가를 받는 과정에 시청의 건축허가부서에서 건축법상 처마길이가 1M이상 돌출할 수 없다며 처마를 줄이라 하고, 전시실을 시멘트 벽돌과 같은 내화벽으로 구획을 하라는 것입니다.

 한국의 전통건축양식으로 박물관을 짓고자 했는데 전통 건축의 긴 처마를 잘라버리고 벽체를 시멘트 벽돌을 쌓고 나면 도저히 전통건축의 폼세가 나지 않으므로 독지가는 공무원들을 설득도 해보고 읍소도 해보았지만 도무지 씨가 먹히지 않아 결국 뜻을 접고 말았다는 안타까운 이야기였습니다.

 

 이번에는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는 편법과 법의 모순점을 한 번 보겠습니다.
 대형 건물을 건립할 때는 각 층별 또는 각 구획별로 대충의 용도만을 정하여 건축허가를 받고 준공검사를 받습니다.
 그런 후 음식점이나 주점을 영업하고자 하면 식품위생법에서 정한 시설기준대로 주방과 영업장, 화장실 등의 시설을 다시 합니다.

 

법의 모순에 멍드는 백성.


 그런데 이 과정에 웃지 못 할 장면이 발생하는데 식품위생법에 맞추면 소방법에 저촉되고 소방법에 맞추면 식품위생법에 저촉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업주들은  소방담당 공무원이 올 때는 소방법에 맞추어 검사를 받고, 식품위생업 담당 공무원이 올 때는 직전에 만든 시설을 다시 철거하고 개조하여 식품위생법에 맞추어 검사를 받습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식당이나 주점 용도의 업소들은 영업 시작과 동시 소방법 아니면 식품위생법 중 하나는 위법하고 있는 셈이지요.

 

 여기서 우리는 공무원들의 융통성 없고 무책임한 모습에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보기로 전자의 한옥박물관의 경우 전통한옥의 특성을 감안하여 처마 선을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내화벽 대신 자동소화시설과 같은 시설로 내화벽 이상으로 소방에 대처하도록 하면 될 일이고,
 후자의 경우 또한 어차피 철거하고 새로이 시설을 해야 한다면 차라리 그 비용으로 소방안전에 필요한 장비를 더 보강토록 하는 것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웃집 배컴펜션입니다-

 

모든 법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 

 

헌법을 비롯해 모든 법들의 서문에 나오는 법의 취지를 보면 모두가 “....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고자 ....”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공무원들이 법을 운영하는 것을 보면 법은 법 그 자체를 위해서 존재하고, 공무원들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다는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양산 배내골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한 번 이야기하고자 함입니다.
 배내골은 계곡이 엄청 길어 석남사 쪽 최 상류지역은 울주군 관할이고, 그 중간은 양산시 관할이고, 그 하류지역은 밀양댐이 있는 밀양시 관할입니다.
 그런데 밀양댐이 건설되면서 최 상류지역인 울주군 관내 배내골은 댐으로부터 거리가 멀어 오염원이 하천으로 유입 되더라도 하천의 자정작용에 의해 오염원이 정화될 것으로 판단하여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고,
 밀양시 관내의 배내골은 밀양댐 하류에 있어 상수원 오염과는 무관하므로 역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가운데 양산시 관내만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그런 까닭으로 양산시 관내 배내골은 2002년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이후로  신규 건축허가나 농지전용 행위 등이 금지되었고, 하천에는 물놀이 행위도 금지되어 더 이상의 펜션이 들어서지도 않을 뿐 아니라 기존의 펜션들도 주변에 마땅히 즐길 거리가 없어 죽을 쑤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비록 관할 구역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같은 배내천을 끼고있는 울주군 관내에는 지금도 펜션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으며, 사람이 접근할 만한 계곡이면 어디를 막론하고 물놀이하는 사람들로 야단법석입니다.

 이와 같이 똑 같은 배내천을 끼고 있는 배내골이지만 울주군과 양산시 관내가 천당과 지옥만큼이나 차이가 있습니다.


 하여 양산 배내골의 펜션주인들은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뜰 안에 풀장을 만들기도 하고 온갖 편의시설들을 보강하여 손님을 유치하고자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 기존의 대지만으로는 편의시설을 확충할 수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농지를 불법 전용하기도 하고 불법 건축을 하기도 합니다.
 이 같은 사정은 더하고 덜할 뿐이지 건축, 농지, 산림, 하천, 펜션업 등에 관한 모든 법을 동원하면 법률로부터 자유로운 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하여 펜션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웃의 불법에 대해 굳이 시비를 거는 이도 없고, 양산시 공무원들도 어차피 농약 살포 때문에 농사를 강요할 수도 없는 처지이므로 눈에 불을 켜고 단속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표적단속을 많이 당하여 가슴앓이를 하는 집이 있는데,
 그 집은 풍호마을에서 외진 곳으로 집 옆으로는 배내천의 지천 하나를 끼고 있고 그 계곡의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시 한 수가 자연스레 떠오를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자연적인 조건을 끼고 있다 보니 주인은 이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험준한 언덕에 데크와 난간을 설치하고 요즘은 캠핑이 대세이므로 그 동안 여러 해를 묵혀서 잡초만 무성하던 밭에 캠핑장을 설치했습니다.
 이런 과정에 주인은 자연스럽게 불법농지전용을 하게 된 셈인데 이웃의 누군가가 양산시청에 자꾸만 민원을 제기하여 표적단속을 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사연을 하소연하는 베컴주인과 이를 들어주는  이웃의 나그네-
 

졸지의 스캔들을 마다하지 못하는 사정.

   어제는 그 집 주인이 나보고 동행을 좀 해달라고 하여 배내골 펜션을 몇 곳 두르고 저녁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는 내게 어처구니없는 폭탄선언을 했는데
 “사장님도 보셨다시피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위법행위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주민 내지는 농민이라는 이유로, 혹은 주인의 언행이 거칠어 건드렸다간 낭패를 당할까봐 시비를 걸지 않는데,
 여자인 나는 만만하게 보여 걸핏하면 나만 안주거리 삼아 시비를 걸므로 포스가 강한 사장님이 내 절친남으로 알게끔 의도적으로 소문을 내려고 하는데 도와줬으면 한다.”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나는 그의 뜬금없는 돌출발언에 황당하기도 하고 그런 구설수로 내가 감당해야 할 앞일들을 생각하면서 뭣이라 대꾸를 못하고 집에 돌아와 곰곰 생각해보니 여자로서 치명적인 스캔들을 감수하면서까지 내게 도움을 청하는데 지금까지 지내온 정리를 봐서라도 황당한 스캔들의 내 몫을 감수하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내가 2005년 그를 만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 후로 무슨 연유인지 그는 나를  대단히 호의적으로 받아들였고, 집도 같은 창원이므로 내 아내가 승용차가 없는 날이면 그의 남편은 창원에서도 외진 우리 집까지 아내를 픽업해 주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우리 집에서는 손님들이 예약전화로 물놀이가 가능하냐고 물으면 상수원보호구역이라 불가능하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므로 물놀이를 전제로 손님을 예약 받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님 중에 꼭 물놀이를 해야겠다는 손님이 있으면 배컴펜션에 양해를 구하고 그 곳을 이야기 해 줍니다.
 그러면 그들은 우리 집 손님을 각별하게 친절히 안내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전후사정이 이러하니 내가 어찌 이웃과의 스캔들을 감수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ㅎㅎㅎ

 

  바라건대 예상외로 험난한 시련과 가슴앓이로 지칠 대로 지쳐 파김치 모습을 하고 있는 그가 지금의 이 위기를 잘 극복하여 예전의 밝고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양산시청에서도 농지부서 공무원은 농지만을 고집하고 환경부서 직원들은 수질만을 서로 고집할 일이 아니라,
 진정으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행정이 어떤 행정인지 사려 깊게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농약살포 때문에 벼농사도 삼가라며 보조금까지 주는 전답들에 잡초를 제거하는 제초제를 뿌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잔디밭, 주차장, 캠프장으로 활용하면서 수질보호에 더 힘써달라고 당부함이 옳은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쪼록 배컴펜션의 주인도 양산시청의 공무원들도 솔로몬과 같은 지혜로 당면한 위난을 슬기롭게 잘 극복하길 바랍니다.

 

 

 

 

 

 

-배내지천 계곡입니다. 물에는 물고기들이 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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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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