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서 마산의 부활을 보다.

 

 창동예술촌 팸투어 3번째 이야기입니다.

 창원시는 창동, 오동동 상권을 살리기 위해 도로를 정비하고, 골목길 벽면에 벽화와 조형물을 설치하고, 공연장과 주차장을 만드는 등 도시 인프라 구축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였습니다.   또한 빈 점포를 빌려 예술가들에게 제공함으로서 예술가들이 마산의 도심에서 둥지를 틀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였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토.일요일에 예술가들을 거리로 불러내 각자의 작업과정을 시민들에게 체험하며 작품을 판매도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리마켓행사를 하고, 청소년 길거리 공연 등을 개최하였습니다. 다행히 행사가 거듭되면서 차츰 시민들의 반응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번 창동예술촌 블로거 팸투어에서 블로거들도 20여명이 회화팀, 조각도예팀, 공예팀, 잡탕팀으로 편을 갈라 각자 자기 관심분야를 취재하였습니다.
 나는 여성들블로거들에게 찜 당하여(역시 나의 여성들에게 인기는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ㅋㅋㅋ)  여성 세분과 공예팀에 참여했습니다.

 

 처음 간 곳이 주순희 작가의 ‘熙아트’입니다.
 이 곳에서는 각종 보석과 액세서리를 수제로 만드는데 오늘날 대부분의 상품이 그러하듯이 공장에서 똑 같은 제품을 대량생산하여 대량소비하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길을 가다보면 나와 똑 같은 옷을 입은 사람, 나와 똑 같은 가방을 든 사람, 나와 똑 같은 목걸이를 한 사람을 흔히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제품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이니 비록 비슷할 수는 있지만 결코 같을 수는 없는 물건입니다.

 인터뷰 중 주순희 작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다른 가게들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하는데 일단 그 제품과 자신의 물건을 써보고 평가를 해 달라고 한답니다. 사람들은 싼 제품과 자신의 제품을 사용해 보고서야 비로소 단골손님이 되는데 결국 이 가게는 그런 단골손님이 주 고객이라고 합니다.
 그는 또 다른 의미심장한 말을 했는데 “예전에는 각종 오브제를 내 방식으로만 보았는데  창동예술촌에 오면서 많은 작가들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 ‘아~ 저렇게도 사용할 수 있구나!’라며 새로운 영감 같은 것을 얻을 수 있어 좋다”라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조각가, 회화가, 공예가 등의 예술가들이 함께 어울리면서 오브제를 다루는 기술과 예술적 영감 등에서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음입니다.
 

 

 

 

-주순희 작가는 우리에게 설명을 하면서도 열심히 뭔가를 갈고 있었는데 소위 원석을 갈아 칠보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위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보석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다루기 힘든 이렇게 험한 노가다 장비가 있어야 합니다.

 

 


 다음은 박정원 작가의 ‘박정원 초크아트’입니다.
 사실 나는 직장생활 할 때만 하드라도 1년에 한번 정도는 국전이나 유명 미술전시회를 다닐 정도로 미술에 관심이 많아 미술의 장르나 소재에 대해 제법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초크아트는 처음 대해보았습니다.
 동양화나 수채화는 붓이 일단 한번 지나고 나면 덧칠로는 수정이 불가합니다. 대신 유화는 덧칠은 가능하지만 먼저 칠한 액체상태의 물감이 말라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 초크아트는 유성고체이므로 바로 덧칠이 가능하기에 유화 한 점을 그리는데 2개월이 걸린다면 초코아트는 두 시간 만에도 그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즉석체험도 가능하므로 이날 실비단님은 2만원을 내고 선인장 그림 한 작품을 30분 만에 그렸는데 식탁이나 안방 화장대 앞에 걸어 놓으면 꽤 괜찮을 듯한 작품이었습니다.

 

 

 

 

-실비단님의 체험작품입니다. 멋지지 않나요?

 

 세 번째로 정혜경 작가의 ‘MOOL GLASS'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유리제품 하면 두산유리나 한국유리 공장에서 만든 술병이나 컵 정도로 생각하지 수제로 만든 공예품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유리공예를 구경하는 기회는 기껏 TV 방송에서나 보는 정도이지 우리 생활주변에서 직접 유리공예를 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나 제조과정을 구경하기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MOOL GLASS'에서는 이런 보기 드문 유리 공예품을 만들고 체험하는 곳인데 이날 블로거 달그리메님과 커피믹서님은 각각 자신이 디자인 한 목걸이 하나씩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정혜경 작가는 이날 길거리 프리마켓에서도 간단한 유리작업을 시연했는데 700℃가 넘는 고열에 유리를 녹이는 작업은 어지간한 인내가 아니고서는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달그리메님과 커피믹서님이 자신들의 목거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프리마켓에서 온 정신을 집중하여 유리를 녹이고 있는 정혜경 작가-

 

 

 마지막으로 이정희 작가의 ‘부용청주상회’입니다.
 청주상회라고 하니까 청주를 파는 상회로 생각하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만 청주는 팔지 않고 주로 천연염색한 수제로 만든 천제품을 파는 가게인데 커피와 과일 정도의 가벼운 다과도 겸해서 판다고 합니다. (가게의 내력이 궁급하신 분은 실비단님의 글를 보시기 바랍니다 http://blog.daum.net/mylovemay/15533998  )
 사진에서 보듯이 이정희 작가의 작품은 한지나 천을 가지고 의상, 커튼, 의자커버, 등커버, 등 우리 일상용품을 자신이 디자인 하고 염색하고 제조하여 만든 수제품들입니다.
 실제로 이 가게에 있는 평상, 의자, 우편함 등의 가구는 투박하고 거칠기 짝이 없는 물건들입니다. 이런 물건들이 그가 만든 천과 종이들의 질감과 색감과 어우러지면서 아주 편안하면서 맛깔스런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양산까지도 자신이 만든 천으로 멋을 부렸습니다.

   

 길거리 프리마켓을 보실까요.
 프리마켓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창동예술촌에 입주한 작가들도 있지만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에서도 간단히 체험할 수 있는 소재들을 가지고 나와 지나는 길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나는 창동예술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행위와 현상들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있었습니다.
 “마산의 경제를 다시 부활시킬 수 있는 길은 바로 이 ‘수제산업’의 선점이다.” 
 
 되돌아 보건데 근래 들어 우리나라는 오로지  첨단산업, 고부가가치 산업, 글로벌 기업만이 우리가 살 길이라며 모든 국가정책을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삼성이나 현대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여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 높이기도 하고 몇 십조의 외화를 벌어와 국가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큰 나무의 그늘에 가려 빛을 못 보는 서민과 중소기업들은 싹조차 말라가고 있습니다. 

 

 1960년대와 70년만 하드라도 우리나라 경제는 주로 수공업과 경공업에 의존했습니다. 가발공장과 신발공장과 보세의류공장이 엄청난 고용창출을 하였고, 가정에서는 이쑤시개 장식 붙이기, 크리스마스추리 전구 끼우기 등의 부업으로 손을 놀리는 국민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상황이 그러했기에 비록 고만고만 빠듯한 살림이었지만 빈부의 격차가 그리 크지도 않았고 일자리 없다고 불평하는 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산업이 고도화, 자동화, 대형화 되면서 일자리는 줄어들고, 고부가가치산업이 아닌 업종은 인건비가 싼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에게 밀려남으로서 중소기업과 평범한 기능 보유자는 삶의 터전을 잃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여기까지는 자본주의 국가가 겪는 필연적 과정이고 마산의 흥망성쇠도 이와 괘를 같이 하므로 누구를 탓하고 원망할 처지도 못됩니다. 

 

 문제는 지금부터라고 봅니다.
 우리가 눈을 돌려야 할 곳은 굳이 첨단을 달리는 스마트폰이나 자동차만이 아니라 스위스의 맥가이버칼이나  손목시계와 같이 작고 오래된 산업이지만 인류의 역사와 영원히 같이 할 생활용품을 시대에 맞는 디자인과 품질로 진화해 가도록 개발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세계 제일의 예능적 감성과 손재주를 지니고 있습니다. 
 싸이나 소녀시대의 K팝열풍과 세계기능올림픽 26회 대회 중 17년 종합우승한 업적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마산의 과거도 상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산상권이 한때 번영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부림시장이 과거 서부경남의 도매시장으로 오늘날 전국의 남대문시장적 역할을 하였고, 또 하나는 전국에서 유명했던 목형공장이였습니다.
 북마산 가구골목이 과거 목형을 깎던 곳입니다.
 (목형은 흔히 일본말로 로구로라 하는 것으로 계단손잡이나 가구의 둥근 장식목재를 말하며 순전히 내 짐작입니다만 마산공장으로 유명해질 수 있었던 것은 지리적 여건으로 일찍 개항을 하였기에 일본인들이 먼저 로구로기계를 빨리 들여온 연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 가구도 그렇습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든 제품을 가지고 지역소매상들이 홈쇼핑이나 대형유통업체를 상대로 경쟁해서 살아남기는 어렵습니다.
 살아남는 길은 요즘 유행하는 맞춤가구, 기능성가구를 제작 판매하는 방법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봅니다. 서울의 업자가 가구 하나 팔겠다고 창원에 실측하러 오고, 설치하러 오지는 못할 테니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창원시 당국에 이런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창동예술촌 사업을 예술인들끼리 모여 밥이나 먹고 술이나 마시는 장소보다는
 예술인과 기능인들이 함께 모여 수제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창조해가는 모태공간으로 개발하는 발상의 전환을 꾀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가들이 단순히 사무를 보고 영업을 하는 가게의 개념보다 그들이 이곳 창동과 오동동에서 창작 작업을 할 수 있는 공용작업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작가들이 일시적으로 하는 퍼포먼스나 행사가 아닌 창작활동의 일상이 시민들에게 늘 구경꺼리가 되고  체험꺼리가 될 수 있도록 해 주자는 것입니다.

 그리되면 예술가들이 작업을 하기위해 예술촌을 떠나지 않으므로 그 자체로 소비시장이 생기고, 창동에만 가면 언제나 예술활동을 접할 수 있다는 기대가 사람들을 불러올 것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새로운 영감들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예술작품과 생활용품을 창조해 갈수 있을 것입니다.  

 

 창동예술촌을 세계최초의 도심형 수제산업단지로!  

 

 

 

 

Posted by 땡삐 선비(sun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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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옥가실 2012.10.04 16: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제산업의 메카라는 단어가 귀어 쏙 들어오는군요.
    인근의 수제 한복 등과 어우러지면, 더 확장 발전될 가능성도 있군요.
    잘 보고 갑니다.

  2. 장목산 2012.10.04 18: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엇이건 사람이 모이는 문제가 시급합니다.
    사람들이 모이면 무엇이건 됩니다.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