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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이야기/창원시정에 관한 이야기

‘불산가스’ 창원이 더 문제다.

선비(sunbee) 2012. 10. 8. 14:00

‘불산가스’ 창원이 더 문제다.

 

 구미공단의 불산가스 누출사건의 피해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창원시민들은  창원공단은 화확산업단지가 아닌 기계산업단지이므로 구미공단처럼 불산가스와 같은 화학물질에 의한 재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모두가 방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산의 사용용도를 보면 결코 방심할 일이 못됩니다.

 불산가스는 맹독성 물질로 쥐약이나 살충제를 만드는 원료로 쓰이기기도 하고 군의 신경독가스를 만드는 원료로도 이용된다고 합니다.
 이런 맹독성 물질인 불산은 유리와 금속과 같은 물질을 분해하므로 각종 금속제품의 세정제, 녹제거제, 도금제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기계산업단지인 창원공단에는 불산을 만드는 화학공장은 없지만 불산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산업단지라 할 수 있습니다.

 

 

구미공단의 불산누출, 남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원시민들이나 정책당국은 구미공단의 불산가스 누출사건을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으로 남의 일로만 인식하고 있습니다.

 창원공단은 대기오염에 아주 취약한 지형조건에 있습니다.
 사방이 700~800M나 되는 높은 산에 둘러싸인 분지형 도시로 대기유동성이 낮아 도시에서 발생하는 각종 대기오염물질이 시가지 내에 그대로 정체.축적되는 환경입니다.

 1973년 박정희 대통령이 이 지역을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하면서 공단지역과 주거지역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목표인구를 30만으로 한정한 이유도 바로 이런 지형적 여건을 고려하였던 것입니다.

 

 

 

 

위 구미시 산동공단은 인구밀도가 낮고 주변의 산이 높지 않고 개할지로 되어 있어 공기순환이 되지만 아래 창원공단은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공기순환이 매우 불리합니다.

 

 

 나는 2008년 쯤 웅남동사무소에서 박완수 창원시장이 시민들과의 대화시간에 창원의 이런 특수성을 감안하여 도시의 바람길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창원도심 내 대단위 주거단지 건설을 자제해 달라는 주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해 시청강당에서 '2020 창원도기기본계획' 주민공청회가 있었는데 창원시당국자는 도시의 바람길을 고려한 친환경적 도시개발을 하겠다고 하였고, 토론자로 참석한 서울의 도시계획 학자들은 독일 정도의 선진국에서나 시행하고 있는 도시 바람길 정책을 지방도시 창원시가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창원시 도시계획 진행상황을 보니 바람길을 열기는 고사하고 정병산의 바람길인 창원CC입구 봉림동에 LH공사가 대단지 아파트를 건립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천주산의 바람길인 39사단 터에 또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을 대단지로 건립한다고 하니 도대체 창원시 당국이 말하는 바람길이 무엇이며, 지속가능한 친환경적 도시개발이라는 개념이 어떤 것인지를 모르겠습니다.

 

 

분지형 도시의 열섬화 현상과 대기오염.

 근래 몇 년 사이에 더운 여름철 뉴스를 보면 ‘열섬화현상’으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뉴스를 자주 봅니다.
 이 열섬화현상이란 낮에는 대지의 더운 공기가 하늘로 올라가고, 밤에는 하늘의 찬 공기가 내려와 대기 순환작용을 하는데 창원과 같이 분지형 도시에서는 낮에 축적된 더운 열기의 압력이 높아 밤의 찬 공기가 이를 밀어내지 못하고 대기순환이 정지된 상태로 밤새도록 더운 열기가 지속되는 것을 말합니다.   

 

 창원시민들은 창원의 도심 곳곳에 있는 공원과 잘 정비된 도로와 가로수를 보면서 창원은 쾌적한 환경의 도시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만 대기오염을 기준으로 본다면 결코 쾌적한 도시라거나 친환경적인 도시라 할 수 없습니니다.
 그 증거를 들자면 1980년대만 하드라도 창원시청에서 장복산을 바라보면 바위와 나무가 확연히 구분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산의 능선 형체만 보일 뿐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이는 곧 대기 중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오염물질의 농도가 그만큼 많아지고 있음입니다.

 

 이와 같은 창원공단의 지형적 조건 때문에 불소와 같은 유독가스를 취급하는 공장 또는 운반차량에서 사고가 났을 경우에는 그야말로 대형 참사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이 바로 창원시입니다.   

 

 

누비자 자전거와 생태하천보다 대기오염이 선결문제.
 창원시는 환경수도를 자칭하며 누비자 자전거와 생태하천 조성사업의 성과로 환경부와 그린스타트 전국네트워크가 공동 주관한 ‘그린스타트 경연대회’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하고,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주관 ‘2012 녹색성장 생생도시 경연대회’에서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경남신문기사 스크랩-

 

 누비자 자전거나 생태하천과 같이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환경개선사업도 좋지만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창원시민 누구나가 24시간 들여 마시는 대기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적 도시정책이라 할 것입니다.
 대기오염 다 시켜놓고 그 공기 마시며 누비자 자전거 타고 다니라 하는 것은 불소가스 퍼진 동네에 편안히 살라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창원시 당국에 바랍니다.
 지금이라도 불산을 비롯한 유독성 물질의 보관과 취급은 제대로 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도시계획에 바람길 확보는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를 재점검해 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