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블로그 거다란님의 제안으로 부산진을구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김정길 전 행자부 장관을 만났습니다.
 그는 지난해 여름 인터뷰에서도 그랬습니다만 이번에도 청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요즘 정치에 출마하는 사람들의 패션을 보면 흰 와이셔츠에 빨간 넥타이, 또는 새누리당 후보들은 파란색 잠바요 민주통합당 후보들은 노랑색 잠바를 입는 쪽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김정길 후보는 검은색 잠바에 짙은 빨강색의 목도리를 두르고 청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내가 시답잖게 후보자의 패션 따위를 논하는데 조금은 의아해 하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만 우리는 인간생활의 가장 기본요소인 의.식.주를 통해서 그 사람의 내면세계 일부를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패션에서부터 김정길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블로그들과 편안하게 담소하고 있는 김정길 후보,     사진은 실비단안개님꺼-

 김정길 후보는 우리나라가 일제치하로부터 해방되던 1945년생이니 우리나이로는 67세이고, 이 나이면 국가에서 경로우대증을 발급해 주는 노인에 해당하는 결코 만만찮은 연세입니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만나는 주변의 이 또래 연령층 중에서 청바지를 입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아무래도 어색한 구석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김정길 후보는 청바지와 캐주얼 구두가 정말 잘 어울리는 패션이었습니다.

 그럼 왜 그는 남들이 흔히 입고 다니는 양복이나 당의 색깔인 노랑색 잠바를 입지 않고 빨강색 목도리와 청바지를 입고 다닐까요?
 그 이유를 나는 그의 타고난  반항아적 유전인자에서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는 중학교시절 일제잔재의 부당한 학교권력 반항에서부터 시작하여 대학시절에는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 투쟁에 앞섰고 정치에 입문해서는 야당생활만 하였습니다.
 특히 한국 민주주의의 거두인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가 1990년 민주정의당 총재 노태우, 신민주공화당 총재 김종필과 3당 야합을 하는 과정에 59명의 민주당 현역국회의원 가운데 김영삼 총재에 반발한 사람은 노무현과 김정길 단 두 사람뿐이었습니다.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김영삼에 등을 돌린 노무현은 부산에서 내리 낙선을 하다가 승부수로 대한민국의 정치 1번지라하는 서울 종로에 출마하여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러면 다음 선거에서는 종로에서 출마할 일이지 기어이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며 다시 부산에 출마를 하였다가 보기 좋게 낙선의 독배를 마셨습니다.
 이런 고집스런 노무현을 두고 사람들은 ‘바보 노무현’이라 하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김정길 후보는 노무현보다 더 바보스럽고 멍청한 짓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노무현이 부산에서는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서울 종로에 출마를 한데 비해 그는 뻔히 떨어질 줄 알면서도 꿋꿋하게 부산을 지켰고, 지난 2010년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당선을 위해서 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와 같이 전략적으로 민주당을 간판을 떼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을 권하였지만 그는 기어이 민주당 간판을 걸고  근소한 표차로 낙선의 독배를 또 마셨습니다.
 그도 무소속으로 출마를 하면 당선확률이 당연히 높아진다는 것쯤은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민주당 간판을 달고 선거에 임한 것은 평생 정치적 동지이자 친구인 노무현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노무현이 이루지 못한 지역주의의 벽을 자신이라도 깨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고, 지역주의 타파가 전제되지 않는 자신의 당선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앤디 워홀의 작품과 같은 김정길 후보의 포스터-


 이번 선거에서 자신이 유리한 영도구 출마를 포기하고 부산진을구에 출마를 하는 이유도 문재인, 문성근의 낙동강 벨트 구성과 함께 부산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고 부산의 종로라 할 만한 이곳 부산진을구에서 승리를 해야만 다음 대선의 정치지형을 바꿀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큰 틀의 정치구도에서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그가 자신의 일신만을 위하여 당선이 수월한 지역구를 골라 선거에 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정치적 신념으로 어려운 선거구를 택하였다고 합니다

              
 자, 이렇게 보면 김정길이라는 사람은 옷을 입는 패션의 유행에서나 정치판이 흘러가는 기류에서나 그는 유행이나 기류에 편승하지 않고 언제나 자신만의 색깔을 고집스레 지켜온 영원한 반항아가 아닌가 싶습니다. 노무현을 ‘바보 노무현’이라 한다면 김정길은 ‘바보.멍청 김정길’이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정길 후보의 선거 사무실 분위기는 마치 카페와 같이 소프트한 분위기였습니다-
그의 패션, 선거 포스터, 선거 사무실의 분위기 모두가 20대의 감성이 확 묻어나는 '파격, 그 자체였습니다.


자신의 입신양명만을 위하여 이당저당을 널뛰기를 하며 온갖 변명과 구실을 일삼으며 간판을 바꿔달고 옷 색깔을 바꿔 입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국민들은 실망과 분노를 토로합니다. 그러면서도 막상 자기 지역구 정치인을 뽑는 마당에 들어가서는 혈연, 지연, 학연 등 온갖 인연에 얽매여 제대로 된 정치인을 키워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제발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하여 양지만을 찾아다니는 정치인보다는 제대로 된 정치적 신념과 철학을 가진 정치인이 국민의 선택을 받는 선거가 되었으면 합니다.  

 

 


 

 

 

Posted by 땡삐 선비(sun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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