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는 스스로 대한민국의 환경수도임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람사르 총회를 개최하고 누비자 자전거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가고 있으니 이 정도하면 환경수도라 할 만하다 할까요?
창원 도심에 사는 시민들은 대부분 별로 의식을 하지 못하고 사는 것 같은데 공기가 맑은 시골(귀산동)에 사는 나는 가끔 시내에 나가면 오래된 걸레에서 나는 쾨쾨한 냄새가 역겹기 짝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시권 거리도 90년대 초반만 하드라도 시청에서 장복산을 바라보면 바위나 나무의 형태가 선명하게 보였는데 지금은 코앞의 상남동 뒤편 동산마저도 겨우 윤곽만 알아 볼 정도로 가시권이 짧아졌습니다.
한마디로 창원도심은 미세먼지와 오염 화학물질의 저장고로 느껴집니다.
나는 창원시가 행하는 친환경정책이 과연 친환경적으로 가는지 친개발적으로 가는 것인지 도대체 헷갈립니다. 내가 느끼는 바로는 신호는 좌회전 하고서는 주행은 우회전으로 하는 운전자 같은 느낌이 듭니다.
먼저 자전거교통정책을 보겠습니다.
한편으로는 친환경적 교통수단이라는 자전거 교통을 활성화 하기위해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누비자를 업그레이드 세계적 명품을 만든답시고 야댠법석을 떨면서 또 한편으로는 자동차 교통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내부순환도로다, 외부순환도로다, 창원2터널, 안민 2터널, 봉암2교 등등 사방팔방으로 도로를 내고 있습니다.
자전거 교통이 발달한 도시들의 교통정책 사례들을 조사해 보면 자동차 교통은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하도록 하면서 자전거교통을 권장할 때만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인간은 경제적이고 이기적인 동물이므로 어떤 선택을 함에 있어 반드시 경제적인 판단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교통수단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한가, 자전거를 타는 것이 유리한가를 판단하여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때는 당연히 자동차를 이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 이대로 가다가는 창원시가 누비자 자전거를 우리나라의 IT기술을 잘 접목시켜 명품 자전거로 만들지는 몰라도 자전거교통을 대중화하는 데는 백년하청이라고 봅니다.
두 번째로 생태하천조성사업을 보겠습니다.
하천은 여름과 겨울, 우기와 건기 등등의 기후적 조건에 따라 자연적으로 지형과 지질이 형성되고, 그 지형과 지질에 따라 그 곳에 서식하는 동식물 등의 생태계가 달리 형성됩니다. 고로 생태하천을 조성한다면 그 하천이 고유하게 지닌 지질과 지형, 동식물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보존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하여야 하는데 토질이 마사토인 창원천이나 암반과 자갈층인 남천이나 똑 같은 방식으로 하천 바닥 긁어내고 콘크리트 기초에 조경석 쌓는 것이 지금까지 창원시의 생태하천 가꾸기 사업입니다.
하천변에는 자연석을 쌓는다고 하는데 그게 어디 자연석입니까? 모두 산에서 발파한 발파석입니다. 그 돌이 설사 자연석이었다 치면 그 많은 자연석을 채취한 그곳의 자연은 또 얼마나 훼손되었으며, 발파석이라면 그 돌을 켜낸 그 산의 자연훼손은 또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거기다 선진국에서는 발암물질이 많다고 하여 사용이 금지된 방부목을 하천에 마구잡이로 박는가 하면, 하늘이 노했는지 그 마저도 폭우에 떠내려가 마산만이 방부목 목책으로 몸살을 앓기도 하였습니다.
세 번째로 주남저수지 물억새길 60리 조성사업을 보겠습니다.
주남저수지가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관광객들로부터 주목을 받는 이유는 해마다 찾아드는 철새들 때문입니다. 주남저수지를 몇 번 둘러 본 사람들은 누구나 알 것입니다. 철새가 없는 주남저수지는 가까이서 보면 별 볼 것이 없고 오히려 멀리서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이나 해가 질 무렵 낙조가 드리운 원경이 볼만 합니다.
주남저수지는 철새의 계절이 아니면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 적막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적막한 주남저수지에 60리에 달하는 물억새길을 만든다고 하여 사시사철 과연 그 길을 걸을 사람이 있으며 그로 인해 관광객이 늘어날 수 있을까요?
년간 2조원이나 되는 예산을 다 소비해야 하고, 환경수도라 하면서 딱히 자연이 잘 보존된 곳에 뭔가 그럴 싸 폼 나는 사업을 해야만 하는 강박관념에 쫓기는 공무원의 입장을 십분 이해한다 치더라도 철새들이 먹이를 먹고 안식을 취하는 장소마저 인간의 놀이터로 빼앗아버리겠다는 발상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사방이 막힌 밀폐된 공간에 갇히는 것도 싫어하지만, 은폐물이라곤 전혀 없는 황량한 벌판도 싫어하는 본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공간심리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조사에 의하면 사람들은 텅 빈 식당이나 커피숍에 들어서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운데 보다는 벽 가까운 자리에 먼저 앉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벽을 기대고 앉는 이유는 적으로부터의 공격을 대비하는 본능에서 출발한다고 합니다.
온갖 무기를 가진 인간이 이러 할진데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가진 맹금류가 아닌 고니나 두루미와 같은 철새들의 공포감은 인간보다 훨씬 더할 것입니다. 그래서 타 종의 동물이나 인간으로부터 먼 거리의 은폐물 있는 곳을 찾아 그 곳에서 습생을 합니다.
이번 창원시의 물억새길 60리길 조성사업은 주남저수지, 동판저수지, 삼남저수지를 뺑뺑 돌아가면서 철새들의 재롱을 눈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산업화, 도시화 문명에 멸종위기까지 내몰린 철새들이 인간이 지척에 접근함에도 도망가지 않고 재롱을 떨고 있을까요?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의 임희자 사무국장의 설명에 의하면 이 길이 조성되고 나면 주남저수지를 찾는 철새의 개체수가 7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주남저수지만 죽는 것이 아니라 환경수도 창원시 이미지마저 몽땅 망쳐버릴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절박함 때문에 신금숙 공동의장은 6일째 단식을 하며 사업을 저지하겠다고 시청 앞에서 단식투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도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의 회원인지라 지난 5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농성장을 찾았습니다. 5일까지만 하더라도 신금숙 의장은 기력이 그런대로 있어 농담도 하곤 했는데 8일에는 단식 6일째로 얼굴에는 피로와 병색이 완연하였습니다. 상황이 이럼에도 창원시민의 아버지인 창원시장은 위로의 말 한마디 없이 언짢아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식 3일째인 날
단식 5일째인 날
이 날은 박종훈 공동의장도 단식에 참여하였습니다,
환경수도 창원시 공무원들께 제발 바랍니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동물적 본능을 한번쯤 되돌아보고 자신의 공포감을 인정한다면 철새들의 공포감도 인정을 해 주기 바랍니다.
그리고 잘 보존된 생태계를 보호한답시고 섣부르게 건드리기 보다는 차라리 가만히 두는 것이 훨씬 친환경적인 정책이라는 점을 알아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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