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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수 시장님, “참 잘했어요.”

선비(sunbee) 2012. 1. 2. 10:35


 지난 12월 26일 저녁 마창진환경운동연합회 운영위원회의 금년도 정기총회 겸 송년회를 전임최재은 공동의장 집에서 했습니다.
 금년도 환경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공식적인 회의를 마치고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가면서 금년에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이 한 활동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중 4대강사업 반대운동은 투자한 노력에 비하여 성과가 너무나 미미하였고, 주남저수지 물억새60리길 조성사업을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의 사업으로 위탁받은 것은 금년도 최대의 성과라 평가를 하였습니다.

 주남저수지 물억새60리길 조성사업은 산남, 주남, 동판 저수지에 250억의 예산을 투자하여 60리길의 탐방로를 설치하는 사업이었습니다.
 창원시에서는 시민들에게 주남저수지 생태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하여 주남저수지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고 보전의식을 심어주기 위함이라 하고 이 설계도 환경전문가가 용역을 하였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의 입장은 탐방로가 설치되면 청둥오리와 같이 수면에 떠 있는 철새는 수면 가운데로 옮겨가면 되지만 노랑부리저어새, 고니류, 두루미와 같이 땅을 딛고 사는 철새들은 설 곳을 잃어버려 영영 주남저수지를 찾지 않게 되며, 만일 이 사업이 설계용역대로 완공되고 나면 70%정도의 철새가 줄게 되어 오히려 주남저수지를 찾는 시민들이 줄어 들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용역을 수행한 창원대 환경전문가라는 교수는 폐기물처리를 전공하는 환경전문가이지 철새의 생태를 연구하는 환경전문가가 아니므로 철새의 생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가운데 용역보고서가 작성되었다며 반대를 하였습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낙동강을 지키지 못한 자성, 창원중앙역 설치로 인한 용동저수지 매립을 저지하지 못한 자성 등을 하면서 주남저수지만은 지켜야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신금숙 공동의장이 시청 앞에서 단식투쟁을 시작하였습니다.
 창원시 공무원이나 많은 시민들은 “그런다고 창원시가 이미 계획한 사업을 포기 하겠나? 너희들이 해봤자 하루 이틀정도 하다 접겠지.”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러나 5일이 지나고 6일이 지나면서 신금숙 의장에 이어 박종훈 공동의장도 단식투쟁에 동참하면서 차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민들로부터 힘을 얻기 시작하였고 드디어 7일째 되는 날 박완수 시장과 협상이 이루어졌습니다.

 협상결과 창원시는 물억새길60리길 조성사업을 중단을 하고 주남저수지관리를 마창진환경운동연합회에 위임하기로 협약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마창진 환경운동연합회는 조류 전문가, 수생식물과 동물에 관한 전문가 등의 전문가들의 여러 가지 조언을 듣어 주남저수지 주변의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수혜가 갈 수 있는 사업계획을 수립하여 창원시에 제안서를 제출할  것입니다.

 이런 과정에서도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이 염려를 떨치지 못하는 것은 과거 람사르총회가 있기 전 창원시가 이와 같은 탐방로를 설치하고자 할 때 역시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이 이를 반대하여 사업을 포기한 적이 있는데 근간 2년여 세월동안 4대강 사업 저지에 정신을 팔고 있는 사이 주남저수지에 지금의 데크로드와 탐방로 공사를 해치워 버렸던 경험이 있으므로 이번에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입니다.
 실지로 당시 창원시와 협상을 할 때 문서까지 남겼음에도 이번 협상 중에 창원시 담당공무원들은 그런 일이 없다고 닭발을 내므로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이 문서증거를 제시하자 박완수 시장이 노발대발하며 담당공무원들을 질책하였다고 합니다.

 이날 모임에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시장은 마인드가 열려 있어서 이야기를 하면 선뜻 받아들여 주는데, 돌아서서 실무자에게 가기만 하면 언제 그런 이야기가 있었느냐는 식이 되니까 도대체 박완수 시장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모르겠다.’는 푸념을 틀어 놓기도 하였지만 어쨌든 일단은 창원시의 약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여기서 나는 “우리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자연을 보전하자는 측면이 강하고, 반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선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쫓아 개발을 요구하는 사람이 많은데 시당국의 입장에서는 대중의 뜻에 따라야 하므로 개발위주의 정책을 할 수 밖에 없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지키려다 모든 것을 잃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따라서 무작정 환경보전 투쟁방식에서 한 발 물러나 당국의 입장도 충분히 배려하면서 환경을 보전하는 방향을 힘을 모으자.”는 취지의 말을 하였고 사람들은 대체로 공감을 하였습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10여전 전 봉암갯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토해양부로부터 위탁관리를 수임 받아 지금까지 이를 잘 지켜옴으로서 지난해에는 환경부로부터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심 내에서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을 받는 성과를 올렸고,
 이제는 주남저수지관리를 창원시로부터 위탁관리를 수임 받아 환경수도의 이름에 걸 맞는 또 하나의 명품으로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박완수 시장님!
 주남저수지 관리를 마창진환경운동연합에 맡긴 것은 참으로 잘 한 일입니다.
 그들의 신념과 열정을 믿고 밀어준다면 그들은 분명 창원시를 환경수도로 만드는데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창원시 공무원 여러분에게도 바랍니다.
 환경운동 하는 사람들, 머리에 뿔나고 눈이 하나인 도깨비가 아닙니다.
 시민들이 보다 낳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무보수로 공무원 여러분 업무를 대신하거나 또는 보조하는 사람들입니다. 제발 그들에게 귀를 열고 그들과 소통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신년에는 공무원과 시민이 하나 되어 보다 세련되고 완숙한 환경수도 창원시를 만들어 갑시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들의 총회겸 송년의 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