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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엿보기

바보들의 행진-노무현, 김정길....

 

 

1970년대 “바보들의 행진”이라는 영화가 히트를 친 적이 있습니다. 암울한 시대 대학생들의 좌절과 방황을 그린 영화였지요. 이 영화를 통해 송창식의 ‘고래사냥’과 ‘왜 불러’가 유행이 되기도 했지요. 지금도 고래사냥은 노래방에서 나의 애창곡이기도 하답니다. 



















 지난 24일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블로거 합동인터뷰가 있다하여 같이 참석하였습니다. “김정길”하면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78년 김정길 장관이 처음 국회의원에 출마하였을 무렵 나는 부산 영도에 살고 있었기에 국회의원 후보 포스터를 본 기억이 나지요. 벌써 33년 전의 일이니까 나는 그의 나이가 궁금하였습니다. 속으로 “이 양반이 언제 적 김정길인데 아직까지 정치판에 미련을 가지고 있나?”싶어 다짜고짜 나이부터 물어보았습니다.
 그는 해방둥이 1945년생으로 노무현 대통령보다 한살 위라고 하네요. 그러니까 우리 나이로 67세인데 아직 피부도 곱고 눈빛에 힘이 있어서 그런지 그 정도의 나이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내가 나이를 혼돈한 것은 그가 너무 젊은 시절(33세)에 국회의원에 출마하였기에 나이가 많은 줄 착각을 하였나 봅니다.

 

 

 사실 나는 인터뷰에 참석하기 전에 김정길이라는 인물에 대해 인터넷 검색창에서 검색 한 번 해보지 않고 무작정 참여를 하였습니다. 단지 과거에 영도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했던 사람, 부산시장에 출마하였다가 낙선한 오래된 정치인 정도로 알고 참석을 하였는데 짧은 인터뷰 과정에 “아하! 노무현보다 더 바보 정치인이 또 있었구나!”하며 놀랐습니다.

 1990년 1월 22일 김영삼 총재가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는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우며 합당을 하는 과정에 현역국회의원 59명 중 57명이 모두 따라 갔는데 노무현과 김정길 둘만이 야합이라며 낙동강 오리알로 남게 되었다 합니다.
 그로부터 20년 동안 부산에서 민주당 간판을 걸고 선거에 출마하여 내리 낙선을 하면서도 그는 자신의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사육신이나 해방 후 김구 선생님과 같이 아무리 편한 길이 있다 하더라도 그 시대에 자신이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면 비록 나 홀로 낙오된 인생이 될지라도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에서는 도저히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기 곤란하다 보고 서울 종로에 출마할 때도 그는 노무현이 종로로 가는 명분을 만들어 주기 위해 자신의 출마지역구를 바꿔가면서까지 우직스럽게 부산에서 출마를 하여 낙선만을 하였습니다.

 그는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나도 사람인지라 국민들한테 솔직히 섭섭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종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가 부산에 돌아 온 노무현은 인정해 주면서도 떨어질 줄 알면서도 부산에서 낙선만 한 나는 아무도 인정을 해 주지 않더라.”

 그 말을 듣고 나니 나도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들은 언제나 승자에게만 관심을 가지지 패자에게는 눈길을 잘 주지 않는 속성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종로에서 당선되지 못하고 부산에서 출마를 하였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하고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졌다면?
 ....
 또 있습니다.
 김두관 도지사는 선거 전략상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도지사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도 민주당 간판을 버리고 무소속으로 출마를 하면 다문 얼마라도 유리한 줄 알면서도 필패의 간판인 민주당 간판을 굳이 걸고 보기 좋게 낙선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도 국민들 눈에는 김두관은 있어도 김정길은 없는 것입니다.

 나는 김정길의 이와 같은 원칙과 소신에 반했습니다.
 내가 공직생활동안 늘 가까이 하던 책인 “채근담”에 이런 글이 있지요.

 母因群疑而阻獨見 뭇사람이 의심한다 하여 자기의 생각을 막지 말며,
 母任己意而廢人言 내 뜻에 맡겨 남의 말을 버리지 말라.
 
 말은 쉽습니다. 손해보는 줄 알면서도, 떨어질 줄 알면서도 그 길을 택한다는 것.
 요즘 같은 세상에 한마디로 모자라는 사람이 아니면 결코 하기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남는 장사에 밝은 사람들이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이재오 이런 사람들이지요.
 자신들의 사상적 성향은 살짝 제쳐두고...

 바보들의 행진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장발단속에 걸려 도망치면서 하는 노래가 “왜 불러, 왜 불러, 돌아서서 가는 사람을 왜 불러~”...
 노무현과 김정길이 3당 합당에의 대열에서 벗어나 도망칠 때 57명의 동료들이 부르는 소리에 그 둘은 아마도 “왜 불러, 왜 불러, 돌아서서 가는 사람을 왜 불러~”...라고 했을 것입니다.

 70년대 그 암울하던 시대 "바보들의 행진" 주인공 노무현과 김정길이 2000년대까지 그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보아집니다.

 바보 노무현!

 왕바보 김정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