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교 아래에 1982년 지어진 건물들은 노후화가 심하여 건물 안전진단 결과 최하위인 E등급을 받아 재건축이 시급한데 2010년 6월 경남도가 밀도와 경관, 교통문제 처리와 높이를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은 공공개발을 하는 대신 이주택지를 달라고 하자 창원시는 다른 재건축조합과 형평성을 들어 이주는 곤란하므로 재건축을 다시 신청하라고 하였다는데 이 부분에서 한번 쯤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도민일보 기사에서-
도시계획을 함에 있어 지형지물과 함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도시를 관통하는 주풍향대이며 특히 공업도시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울산시의 경우 70년대 초 공업단지가 건설되면서 체계적인 도시계획이 되지 않아 공단이 먼저 건설되고, 그리고 공장근로자가 하나 둘 모여들면서 주거지가 자연스레 형성되었다. 그러다 보니 공업단지가 주거단지의 주풍향대의 앞쪽에 위치하여 공단의 공해물질이 주거지로 날아들어 악취와 매연으로 많은 시민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반면에 창원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도시설계기법을 도입한 계획도시로서 계획단계에서부터 주풍향대를 고려하여 주거단지와 공업단지를 배치하였다. 그 주풍향대가 봉암에서 남천을 따라 불모산에 이르는 바람길이다.
창원신도시설계서는 33년이 지난 지금에 되돌아보아도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데 그 내용을 보면 창원은 분지형 지형이므로 대기환경 보전을 위하여 인구는 30만 정도로 적정인구를 유지토록 하고, 공단과 가까운 주거지에는 근로자를 위한 고밀도아파트를 배치하여 근로자의 출퇴근 동선을 단축시켜 자전거 이용이 쉽도록 하고, 주거지와 공업단지를 구획하여 주거환경을 보호하고자 하였다. 어찌 보면 환경수도를 부르짖고 있는 현재의 창원시 도시정책 수준보다 훨씬 더 친환경적인 도시환경 철학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도시설계의 기조는 80년대 중반까지 잘 지켜져지다가 80년대 말 200만호 주택건설이 시작되면서부터 창원의 모습은 일그러지기 시작하여 지금 창원시는 친환경적이 아닌 반환경적인 도시로 덩치만 큰 기형도시로 성장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예가 대방, 토월, 성주, 안민, 봉림의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이다. 이 대단지 아파트들은 도심의 바람길을 방해하고 도시인구 과밀화로 대기오염 밀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안민지구 아파트단지는 공단과 주거지의 경계선마저도 지키지 않고 건설되어 이곳 주민들은 종종 공장매연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일상에 묻혀 예사로이 넘어가지만 창원의 대기오염은 예상 외로 심각해져 가고 있다. 창원의 대기오염 정도는 육안으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90년대 초까지만 하드라도 창원시청에서 장복산을 바라보면 큰 바위나 나무들의 형태까지 선명하게 보였지만 지금은 산능선의 윤곽만 보일 정도이다.
위와 같은 창원의 도시적 특성을 이해한다면 지금 거론되고 있는 봉암지역 마을이 어떤 방향으로 개발되어야 할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이곳에 현재의 2~3층 건물을 철거하고 고층 아파트를 짓게 되면 그만큼 창원도심을 향하는 바람통로는 줄어들고, 그 결과 창원분지의 대기오염은 더욱 심각해 질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봉암지역의 개발에 있어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이 지역이 창원, 마산, 진해가 만나는 지리적 입지에 있는 만큼 기존의 주민들에게는 이주대책을 강구해 주는 대신 창원, 마산, 진해 시민이 고루 누릴 수 있는 공공시설용지로 개발하는 것이다.
둘째, 재정적 여건상으로 위의 대책이 불가 시는 판상형 아파트를 여러 동 짓기 보다는 창원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슬림형 초고층 아파트 1동을 건립토록 하여 통풍차단 단면적을 최대한 줄이도록 하는 것이다.
창원시 당국은 타 아파트 단지와의 형평성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이곳에 판상형 고층아파트가 지어졌을 때 통풍방해에 따른 환경적 문제, 사방의 접근로에서 바라본 봉암교와의 경관적 문제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해당주민들이나 창원시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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