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 진해 흑백다방에서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과 블로거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간담회는 11월27일 오후 4시 진해구청 대강당에서 있을 황기철 제독의 ‘바다에서 새벽을 보다’라는 책 출판기념 북콘서트를 앞두고 이를 SNS에 홍보하고자 한 자리였습니다.

 ‘아덴만의 여명작전’을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뉴스에 나오는 우리 해군의 총격작전은 마치 영화에서나 볼 법한 너무나 강렬한 인상으로 우리들 뇌리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해군작전사령관인 ‘황기철’이라는 인물은 잊고 있을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방산비리에 연루되어 불명예제대를 한 ‘황기철’로 기억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황기철 제독은 ‘바다에서 새벽을 보다’라는 이 책을 통해 아덴만의 여명작전, 세월호 참사현장의 구조작전, 통영함과 국방비리 사건 등에 관한 생생한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제갈량과 사마의
 오늘도 언론을 보니 예멘 서해상에서 후티 반군에 피랍됐던 한국인 2명을 포함해 선원 16명과 배 3척이 모두 풀려났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석방 경위에 대한 내용이 참 재밌습니다.
 “후티 반군은 나포한 선박이 한국 선박으로 밝혀지면 석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나포한 선박이 한국 선박인 것을 확인하고 석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이보다 더 반가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반군들이 힘들게 노획한 전리품을 아무런 대가도 없이 ‘한국 선박이면 풀어주겠다’고 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덴만의 여명작전에서 보여준 한국해군의 위용에 주눅 든 것 말고는 달리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걸 두고 죽은 제갈량이 산 사마의를 쫓았다’라고 하겠지요.

 간담회에서 황기철 제독은 이 사건을 이야기 하면서 만일 삼호쥬얼리호를 앞에 있었던 삼호드림호처럼 해적한테 돈을 주고 찾아왔다면 한국 선박들은 끊임없이 해적들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2011년 아덴만의 여명작전이 2019년 현재까지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아덴만의 영웅 세 사람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세 사람의 영웅을 보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검찰과 언론과 정치권이 온갖 패악질을 일삼으며 세상을 어지럽혀도 이런 영웅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이 건재함을 느꼈습니다.
 세 영웅은 황기철 제독, 석해균 선장, 이국종 교수입니다.
 석해균 선장은 해적들의 총부리 앞에서도 기지를 발휘해 일부러 배를 갈지자 항해를 하기도 하며, 해적들이 한국어를 모른다는 점을 이용해 선내의 상황을 우리 해군에 전달해 해군이 구출작전을 디테일하게 수립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국종 교수는 석해균 선장이 6발의 총상을 입고 위중한 상태로 현지에서는 치료가 불가하여 한국으로 이송을 해야 하는데 에어엠블런스 임대료가 4억4천만원이나 되므로 모두가 주저하고 있는 가운데 “내 돈이라도 낼 테니 에어엠블런스를 빌려달라”고 하여 석선장의 목숨을 살렸습니다.

 


근사한 대통령 발언과 자랑질만 하는 정부
 그런데 참 웃기는 일이 있습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석해균 선장이 완쾌되어야 작전이 끝난 것”이라고 말할 만큼 석 선장의 안위는 중대한 사안이었고, 국민적 관심도 지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해균 선장의 수술비 2억 4000여만 원은 아주대학교병원이 미수금으로 결손처리하고 에어엠블런스 비용은 한국선주협회가 비용을 부담했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근사한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정부의 대처는 아덴만의 영웅이라고 치켜세우며 정치홍보만 할 뿐 대통령 주치의 1명을 보낸 것이 전부였다고 하니 기가 찰 일입니다.


 간담회에서 황기철 제독은 작전이 끝나고 모든 공은 직접 전투에 참여한 부하장병들한테만 포상을 주고 지휘관들은 받지 말자고 하고는 숱한 언론의 인터뷰요청에도 일체 응하지 않고 열심히 잠만 잤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의 아니게 그는 대통령표창을 받았는데 그 배경을 이야기하자면 군내 부의 치부를 드러내는 이야기니 이 정도만 이야기하겠다고 끝을 흐렸습니다.
 어디로 가나 큰 일 치르고 나면  논공행상을 두고 실랑이는 있기 마련, 아마도......

Posted by 땡삐 선비(sunbee)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