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0일 오랜 지인 진광현씨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이날 17시에 ‘플랫폼경남’에서 경남·부산 취수원 다변화를 위한 세미나가 있다고..
나는 공무원으로 재직 하던 1997년쯤에 ‘창원천 생태하천 조성방안에 관한 제안’이라는 제목으로 창원천과 남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1999년 퇴직한 후 마창진환경운동연합에 가입하면서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운동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진광현씨가 내게 문자를 보낸 연유는 이런 나의 전력 때문이리라 짐작합니다.
이날 토론회는 김두관 도정 때 시도되었던 우정수사업의 연장선에서 '청정우정수 연구회' 발대식과 함께 "취수 다변화를 위한 토런회로 요지는 이렇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이 오염되어 부산, 경남에서는 청정상수원수 확보를 위해 남강댐 또는 지리산 댐에만 매달리고 있는데 인공습지 및 인공함양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낙동강 물은 안동, 구미, 대구 등 강 상류 쪽에서 유입되는 공업용 폐수로 중금속 오염이 심각하여 상수원으로 부적합하다.
지금까지 해오던 식으로 지리산댐, 담강댐 등 댐을 만드는 것은 또 다른 환경파괴이고 경제적 비용도 많이 든다. 따라서 남강, 황강 등의 청정수원이 낙동강과 합류하기 전의 지점에 습지를 조성하여 청정상수원수를 확보해야 한다.
광주시민은 가까운 영산강 물 대신 섬진강 물을 끌어다 먹는다. 영산강 물을 살릴 생각을 않으므로 영산강은 더욱 죽어가고, 섬진강은 수원이 줄어 바닷물이 올라와 재첩이 줄어드는 등 생태환경이 파괴되고 있다.
보의 수문을 모두 열면 농업용수가 부족해 가뭄 때는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하는데 가뭄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지역은 낙동강 본류가 아니라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작은 지천의 농경지들이다. 즉, 치수사업을 해야 할 곳은 본류가 아니라 지천으로 4대강 사업은 거꾸로 한 사업이다.
사회를 맡은 박재현 교수
질문자가 많아 토론회가 많이 길어져 빨리 마치자고 함에도 이날 발제자인 박창근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만은 꼭 하고 싶다며 “과거 페놀 유출 사건 때는 온 경남도민들이 들고일어났는데 현재 진행형인 영풍 석포제련소의 중금속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말하는 이가 없어 안타깝다. 이제는 우리가 말을 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석포 제련소 주변의 나무까지 다 말라죽은 사진과 함께 오염의 심각성을 알리는 기사들이 있었습니다.
나무까지 말라죽게 하는 독성을 지닌 납, 카드뮴, 아연 등의 중금속 폐수가 안동댐으로, 낙동강으로 흘러들어 강바닥은 이미 중금속으로 오염되어 상수원수로 사용하기 부족한 물입니다. 대구, 경북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알기에 안동댐 물을 상수원으로 사용하지 않으며, 부산, 경남 사람들만 어쩔 수 없이 그 물을 먹고 있다는 것입니다.
석포제련소의 심각성을 토로하는 박창근 교수
중금속 오염물질에 의한 질병으로 가장 대표되는 병이 일본에서 발생한 ‘이따이이따이병’인데 네이버 검색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일본 도야마현(富山縣) 신쓰가와(神通川) 유역에서 1910년경부터 발생한 병으로 환자가 아픔을 호소할 때 '이타이 이타이(いたいいたい, 아프다 아프다)'라고 하는 것에서 붙여진 병명이다.
1968년 원인 규명 끝에, 과거 주변의 광산에서 아연의 제련 과정에 의해 배출한 폐광석을 통해 카드뮴이 유출되며 강으로 흘러들어가 이를 식수나 농업용수로 사용한 주민들에게 발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병으로 사망한 사람은 56명이었으며 수백 명이 심한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카드뮴은 체내에 들어오면 혈류를 타고 간과 신장으로 확산되며 골연화증을 일으킨다. 카드뮴에 중독된 환자는 칼슘 부족으로 뼈가 굽거나 금이 가기 때문에 기침만으로도 늑골이 골절될 수도 있다. 이들은 허리와 관절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팔ㆍ늑골ㆍ골반ㆍ대퇴골 등에 골절 현상이 일어났다.
전자부품과 합금, 안료 등에 사용되는 카드뮴은 급성중독에 걸리면 호흡곤란, 흉부압박감, 식용부진, 심폐기능부전을 일으키며 심폐기능부전이 심할 경우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 또 식물과 물을 통해 인체에 유입되면 구토와 설사, 복통, 위염, 두통, 근육통을 수반하게 되며, 만성독성에 걸리면 비염과 취각장해두통, 불면, 빈혈, 간장 및 신장장해, 골격변화 등이 따르는 공해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유해중금속이다.
통계에 의하면 부산, 경남 사람이 대구, 경북 사람에 비해 평균수명이 2년 정도 짧다고 하는데 그 원인 중의 하나가 상수원에 있다고도 합니다.
사람의 수명이라는 것이 어찌 물에만 달려 있겠습니까만, 중금속에 오염된 물로 경작된 채소와 과일을 먹고, 그 물을 이용해 밥을 지어 먹고 마시는 사이에 우리 몸속에도 하루하루 중금속이 누적되는 것만은 틀림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중금속에 오염되지 않은 상수원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인데 자연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가장 경제적으로 상수원을 확보하는 대안이 '인공습지와 인공함양의 방안'으로 이 사업은 김두관 도지사 시절에 실험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용역 기간이 15개월이었는데 용역을 시작하고 보니 막상 실험 용지확보가 쉽지 않아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하여 실험을 시작하자마자 김두관 도지사가 사퇴를 하는 바람에 용역이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해서 용역수행자들은 이미 만들어진 시설이니 그것을 철거하지 말고 실험이라도 하게 해달라고 홍준표도지사에게 매달렸지만 끝내 철거하고 말았다고 한탄했습니다.
김두관 도정 때 용역을 맡았던 박현건 교수
우리가 알다시피 홍준표 도지사는 ‘먹는 물 가지고 야박하게 구는 거 아니다.’라면서 지리산 댐을 만들자고 주장했습니다. 얼핏 들으면 인심 넉넉한 대인 같은 말씀을 하시는 것 같은데,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국 부산시민의 표를 염두에 둔 대권의 야욕에 찬 정치인의 술수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가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도량이 넓은 인물이라면 비록 정적인 김두관이 추진한 사업일지라도 그 성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는 아량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을 하여 낙동강을 망친 입장에서 김두관이 실험한 사업이 성공을 거두게 되는 꼴을 못보는 소인배인 게지요.
나는 이날 토론회의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언제까지 합리적 논쟁이 아닌 극한적 대립 속에서만 살아야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권에 눈이 멀어 경남도민의 뜻을 내팽개치고 달아난 김두관이나, 인심 좋은 대인인 냥 하면서 엉뚱한 짓을 하는 홍준표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이따이이따이병 같은 몹쓸 질병으로 고통 받지 않으려면 표리부동한 정치인들만 바라보지 말고 우리 스스로가 목소리를 내고 힘을 합쳐서 우리가 먹고 마시는 물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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