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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해양마리나

연애의 필수 수상레저

선비(sunbee) 2017. 8. 31. 08:00

고무신짝만한 배로 현해탄 건넨 간 큰 사나이

 

 내가 운영하는 경남해양마리나에  8월 28일 걸출한 인물 한 명이 아주 작은 25피트 세일요트를 계류했습니다.
 그는 7월 15일 일본 도쿄를 출발 이날 해양경찰과 함께 마리나에 입항을 했는데 해경과 함께 온 사연은 해로를 몰라 진해해군기지로 잘 못 들어가는 통에 해군에 붙잡혀 해경에 인계되어 조사를 받느라 ...

 25피트 요트라 하면 총 길이 7.5M의 선박으로 사진에서 보다시피 내 30피트 요트에 비하면 좀 보태서 고무신짝만한 선박입니다. 아무라도 이 배의 실물을 보고서는 이런 배로 혼자서 현해탄을 건넜다는 것이 좀처럼 믿기질 않을 것입니다.

 

-가운데 짙은 청색의 요트-

 


 그가 도쿄를 출발하여 5호 태풍 노루를 만나 20일을 체류한 기간을 빼고 나면 23일을 항해해 오는 동안 마리나에서 만난 일본 사람들 모두가 그 작은 배롤 한국엘 간다고 하니 모두가 미쳤다고 하면서 극구 말림에도 기어이 간다고 하니 ‘한국사람 곤조 대단하다!’면서 혀를 내둘렀다고 합니다.
 그 중에 한 노인은 자신이 소지한 길이 5M정도 되는 해도까지 내주면서 조심조심을 당부했다고 합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일본열도 해로도-

 

 그러면 어째서 그가 이렇게 간 큰 짓을 할 수 있었을까요?
 그는 한국스핑회장을 맡고 있는 황원준이라는 인물로 마산의 토배기고 우리나라에서 스핑을 최초로 했다고 합니다. 스핑은 파도를 타는 것이므로 늘 기상예보에 눈을 박고 살기 때문에 적어도 ‘기상정보가 이 정도면 출항 할 수 있다 없다.’정도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일본 은퇴자들에게 유행이 된 요트크루징

 

 그는 아내가 일본인이라서 일본에서 생활을 많이 하므로 일본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항해를 통해 일본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에는 작은 어촌마을에도 곳곳에 요트를 정박할 수 있는 마리나가 있어 항해 중에 어디를 가나 요트를 정박할 수 있고, 마리나에 가면 요트로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바비큐를 즐기고 있어 심심찮게 음식도 얻어먹을 수 있었으며,
 그러고 일본에서는 일본열도 구석구석을 요트를 타고 여행한 한 노인 체험기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은퇴한 노인네들이 요트를 타고 여행하는 것이 유행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지금 요트를 즐기는 은퇴자 세대들은 20~30년 전의 노인네들이 오로지 자식들에게 올인하다가 정작 자신의 노후를 대비하지 못했던 데 비해 자식한테 투자하는 대신 자신의 노후에 투자를 하는 셈이지요.

 

수상레저 연애와 한국의 마리나

 

 반면에 그는 한국에서 요트를 정박할 수 있는 마리나 상황이 이정도인  줄은 정말 놀랍다는 것입니다.
 집이 마산이므로 마산항으로 들어올 심산이었지만 혹여 길을 잘못 들어 부산이나 거제로 빠질 경우를 대비 부산과 거제에 Visiter 마리나석이 있는지 전화를 해보니 어디에도 Visiter 마리나석은 없다고 하여 황당했다고 합니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요즘 젊은이들은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어 레저 활동을 하면서 만나 연애를 많이 하고, 일본 같은 경우 마리나에서 바비큐파티를 함께 하면서 연애도 하고 하는데 한국에는 그런 곳이 전혀 없다니 놀랍다는 것입니다.
 
 그와 나는 이런 대화를 하면서 우리나라 해양관광산업 활성화정책이 얼마나 겉돌고 있는지 통분했습니다.
 마리나는  일본처럼 요트를 타는 사람들이 어디서라도 쉬어가고 체류하며 관광할 수 있도록 작지만 곳곳에 설치할 필요가 있는데 접근성도 없는 장소에 몇 백석의 대규모 마리나를 건설한다고 하니 또 국민세금만 낭비하고 해양관광산업활성화는 요원한 것 같습니다.

 

 걸출한 인물 황원준의 항해 이야기와 일본 은퇴자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나도 올 가을부터는 우리나라 동서남해안과 일본 대마도 항해를 해볼까 합니다. 혹시 동행하고 싶은 분이 계시면 댓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