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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해양마리나

나쁜 교회, 착한 교회 수련회의 경험담-제1화 여수교회.

선비(sunbee) 2012. 8. 16. 12:19

 

 폐교를 임대하여 수련회를 운영한지 5년이 되면서 예상치 못한 이런저런 많은 경험을 합니다.
 그런 중에도 지난 2주 동안 겪은 나쁜 교회와 착한 교회의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교회에서는 여름방학 때면 작은 교회는 교회전체로, 큰 교회는 초,중,고등부로 쪼개서 1박2일 또는 2박3일의 하계수련회를 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경남해양체험학교도 여름방학기에는 교회수련회가 대부분이고 인원은 적게는 40~50명에서 많게는 100~120명 단위입니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움직이다보니 예약은 대개 4~5월달에 마무리 됩니다.

 

 


 그런데 금년의 경우 얼마 전 제 블로그에 언급한 바와 같이 어느 회사가 자사 수련원으로 장기사용을 하겠다하여 금년에는 아예 교회수련회 예약을 받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회사가 6월말에 갑자기 계약을 취소하기에 부득이 다시 영업을 다시 시작하기는 하였지만 이미 예약기간을 놓쳤으므로 완전 파장분위기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처 장소를 잡지 못한 교회 몇 군데서 간간히 전화가 왔고, 늘 그렇듯이 꼭 겹치는 날짜에 사용을 원하므로 기껏 셋 팀의 손님을 예약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매출액이 큰 예약이 펑크가 나버렸습니다.

 이교회는 전남 여수에 있는 “여수교회”라며 6월 27일에 예약을 했는데 80명 인원이 8월 3일~5일 2박3일로 이용하겠다며 총계약금 160만원에 우선 계약금 20만원으로 계약을 하자고 하였습니다.
 대부분 팬션이나 수련원 등에서는 계약금을 50%로 하고 있고, 제가 운영하는 경남해양체험학교도 계약금은 50%로 정하고 있어 곤란하다고 하니까 신도들로부터 돈을 거둬야 해서 우선 20만원으로 계약해 주면 수일 내로 나머지를 입금하겠다며 꼭 자기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면서 두 세 번의 독촉에도 불구하고 20만원마저 입금이 되지 않는 가운데 부산의 한 교회에서 8월 4일~6일에 100명이 2박3일로 사용을 했으면 하고 학교를 찾아 왔습니다. 나는 앞의 “여수교회” 이야기를 하며 구두약속도 약속인데 하루만 말미를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여수교회에 전화를 하여 내일까지 입금이 되지 않으면 다른 교회와 계약을 해야겠다고 하였더니 내일 중으로 꼭 입금시키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부산의 그 교회에서 계약이 되었느냐며 전화가 와서 인터넷으로 통장을 확인해 보니 20만원이 입금되어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부산의 교회에 알리고 예약이 불가하다고 하니 여수교회의 일정을 하루 당기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다시 여수교회에 전화를 하였습니다만 신도들에게 이미 고지를 하였기 때문에 자신들의 스케줄 변경은 불가하다하였습니다.
 부산의 교회에서는 못내 아쉬워하며 예약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예약한 날짜가 다가와도 나머지 계약금이 입금되지 않아 몇 차례 전화를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예약한 날짜를 사흘 앞두고 야외 풀장은 물이 85톤이나 들어가므로 꼬박 이틀을 물을 받아야 하기에 야외풀장을 사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묻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죄송합니다. 갑자기 날씨가 너무 더운 관계로 금번 일정을 취소해야겠네요~”라는 답신이 왔습니다.

 

 참으로 황당한 일입니다.
 더운 날씨 때문에 방학을 하고, 더운 날씨 때문에 여름캠프를 하는데 날씨가 더워서 일정을 취소한다는 것이 상식에 맞는 말일까요?
 그리고 만일 그들이 계약금을 원칙대로 50%인 80만원을 입금하였다면 과연 일정을 취소하였을까요?
 나는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귀 교회와의 예약으로 다른 교회와 200만원 계약을 놓치게 되었습니다. 공정위에서는 예약취소의 경우 80%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50%인 80만원에서 20만원을 공제한 60만원을 송금할 것을 요구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만 아직까지 아무런 답이 없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좋은 일 궂을 일을 다 겪게 됩니다만 대체로 사람들은 교회 또는 교인들이라 하면 착하고 믿을 만한 사람들로 인식하고 있고 나 역시도 그렇게 믿고 살아 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을 당하고 나니 너무 황당하기도 하고 속이 상하기도 합니다.

 이런 일을 당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모질어지고 인심은 각박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자꾸만 내 자신이 서글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