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딸과의 유럽여행 헝가리 부다페스트 이야기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공존한다는 터키와 오랜 공산치하에서 탈피한 헝가리와 체코에 대해 나는 잔뜩 호기심을 가지고 떠났습니다.  
  나는 부다페스트에 가기 전 이 나라에는 아직도 독일의 나치와 소련의 공산주의의 음산한 흔적들이 남아 있을 것으로 짐작했습니다.
 저녁 늦은 시간에 공항에서 호텔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바라 본 부다페스트의 밤거리 풍경은 마치 잘 훈련된 역전의 노병들이 열병식이라도 하는 것처럼 질서정연하게 서 있는데 고풍스런 멋진 건물들의 외양과는 달리 불빛이 비치는 창이 별로 보이지 않는 것이 의외였습니다.(전기부족 때문인 듯)


 택시기사가 내려 준 예약한 주소의 숙소로비에 도착하니 경비가 전화를 하더니 10분 정도 기다리라고 하였고 얼마 후 숙소 안내 청년이 나타나 우리를 따라오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2~3분 내의 짧은 거리일 줄 알았는데 자꾸만 가므로 딸이 그 청년에게 예약한 주소가 분명 조금 전 건물인데 어디를 가냐며 따지자 그 곳은 사무실이고 숙소는 조금만 더 가면 있다고 하여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조금이 아니고 한참을 가서야 숙소에 도착했는데 헐~ 이거는 호텔이 아니고 그냥 아파트였는데 우리가 예약한 방은 싱글침대 두 개인 방인데 더블 침대가 하나뿐인 방이었습니다.

 딸이 다시 성을 내며 항의하자 그는 소파의자를 가리키며 여기서도 잘 수 있으며 자기는 보스가 시키는 대로 할뿐이라는 것입니다.
 한참을 옥신각신하다가 그는 자신도 자기 보스의 불합리 점을 알고 있지만 자신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하므로 나는 딸에게 호텔이 아닌 유럽 아파트에서 이렇게 자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니 그냥 자자고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이 사람들이 아직도 자본주의 사고방식하고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청년은 숙소로 오면서 내 딸이 커다란 캐리어 두 개를 힘들게 끌고 와도 거들어 줄 줄도 모르고 계약을 위반하여도 그것을 대수롭게 생각하며, 숙소에는 세탁기며 전자레인지며 갖은 전자제품이 있었으나 대부분이 낡고 고장이 나서 거의 사용을 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묶은 숙소 아파트입니다.

  아마도 이 보스는 여러개의 아파트를 보유하고서 이 것들을 리모델링하여 여행자 숙소로 영업하는 모양입니다....

 

-현관을 들어서자 바로 주방이고

 

-작은 거실이 있고 그 안에 침실이 있는데 ..

 

-창 가에 설치한 이 가시는 도둑보다 비둘기가 앉지 못하도록 한 용도이고,

에리베이트는 문을 열고 닫는 것이 수동으로 되어 있어...

 

 짐을 풀고 저녁식사도 할 겸 거리로 나가 보았는데 의외로 길거리 공연을 하는 사람도 많고 포장마차 같은 데서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도 포장마차 식당에 가서 마침 한국에서 온 청년들이 먼저 술을 마시고 있기에 어떤 음식이 좋더냐고 물어보고 그 음식을 주문하여 먹었는데 의외로 음식은 먹을 만하고 가격도 저렴했습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휘영청 달이 밝아 고개를 들어보니 수만리 이국땅에 고국땅에서 보던 그 달이 그대로 떠 있음에 야릇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뒷날 아침 일찍 1863년 영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졌다는 지하철을 타고 영웅광장을 향했습니다.
 티켓을 끊었지만 탑승구에서도 차량 안에서도 검표를 하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오스트리아에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답니다.
 암튼 영웅광장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와서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이 영웅광장은 헝가리 건국 1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1896년에 지어졌는데 광장 중앙에는 가브리엘 대천사의 조각상이 있는 36m 높이의 기둥이 있고, 기둥 옆에는 마자르의 7개 부족장들의 동상과 역대 왕과 영웅들이 연대순으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헝가리가 이 밀레니엄 기념탑을 만든 뜻은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BC1000년 경 헝가리제국 건국 이후로 몽고의 침입, 오스만의 침입, 합스부르크 왕가 통치시대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늘 남의 통치를 받고 살았기에 그들의 자주적 정체성을 찾기 위한 한 방편이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헝가리는 그 후로 독일의 침략과 소련의 통치를 받게 되었으니 그 굴곡진 역사는 우리 한반도의 역사와 크게 다를 것 없는 것 같습니다.

 

 

 

 

 

 

 -영웅광장 양편에는 국립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는데 일정상 두 곳을 다 볼 수 없으므로 우리는 헝가리의 역사를 담고 있는 박물관을 구경하기로 하였습니다.

 

-위 사진이 박물관이고 아래가 미술관입니다-

 

 

 

 

 

 

 

 

 

 

 영웅광장에서 에르제베트광장까지 이어지는 2.3키로의 안드라시 거리를 걸었는데 이 거리는 1868년 당시 외무장관이던 안드라시 백작이 파리를 다녀 온 후 도시계획으로 만든 거리로 현재 유럽에서도 근대 건축물들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지금은 유럽에서도 건물들이 노후 되어 재건축을 하는 바람에 유럽의 고풍스런 맛이 사라져 근대 유럽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촬영할 때는 이곳의 거리를 주로 배경화면으로 삼을 정도로 이곳은 19세기 말의 시간에 정지된 공간으로 느껴집니다.

  

 

 

 

 

 

 

 

 

 

-이 곳을 지나다보면 한국대사관 건물도 보이고 창원의 누비자 주차장과 같은 자전거 주차장이..

 

-거리에 설치된 조형물과 테러하우스-

 

- 안드라시 거리의 또 하나의 명품인 위 국립오페라 극장은 일정상 뒤로 하고 헝가리에서 가장 큰 성 이슈트반 대성당으로  들어 갑니다, 

 

 

-건물 내부도 내부이지만 에리베이터와 계단을 따라 지붕에 올라가면 부다페스트의 전경이 한 눈에 다 들어오는데 그야말로 이국적 풍경에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다뉴브강에서 본 부다페스트의 야경이 왜 그토록 아름다운지를 이 곳에서 가늠이 갑니다.

 

 

 

 

 

 

 

 

 

 

 

 

 다음으로 바르 헤지를 오르내리는 '부다바리 시클로(Budavári sikló)'라고 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절벽의 경사면을 따라 부다왕궁을 향합니다. 이 왕궁은 1241년 최초로 지어진 후 수차에 걸쳐 파괴되고 새로 건설되기를 반복하다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왕궁은 다시 건설되기 시작했으나 이제 왕궁이 아니라 온전히 박물관용으로 건설된 것입니다.

 무늬만 왕궁이지 속은 헝가리국립미술관, 부다페스트 역사박물관, 그리고 국립 세체니 도서관이 있는데 이곳에서 딸과 나는 각자 취향대로 나는 역사박물관을 딸은 미술관을 구경했는데 사진촤령이 금지되어 있어 내부 사진은 카메라에 담지 못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투에서 살아남은 몇 개의 건물에는 아직도 숭숭 뚫린 전쟁의 상흔들이 남아있는데 보수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왕궁과 성 구경을 마치고 혀가 잘린 사자상과 부다와 페스트를 연결하는 세체니 다리 근처 터널 앞에서 겔르레트 언덕으로 가는 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겔레르트 언덕의 치터델러 망루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그 왕가가 1850년대 헝가리 독립운동을 감시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2차세계대전 때 독일군이 방공포대로 사용하다가 소련군인 점령하였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해 종려나무를 든 '자유의 여신상'을 세웠다 합니다.

 해서 이 동상을 철거하려다가 치욕의 역사를 잊지말자는 다짐으로 그냥 보존키로 했다고 합니다. 

 

 

 

-도나우강의 저녁 노을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이 시간대에 모여 듭니다.

-석양을 뒤로 하고 언덕을 내려오자 부다페스트 연대별 풍경사진이  성벽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1900년에는 증기 기관차가, 1910년에는 자동차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으로 보면 이 도시는 무척 빨리 개화한 도시인 것 같습니다. 

 

 

-도나우강의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 유람선을 탔습니다.

 그 장관을 짧은 필력으로 표현하기는 곤란하고 그냥 사진으로 보시기 바랍니다.~~

 

 

 

 

 

 

 

 

 

 

 

 

 부다페스트에 대한 소감을 정리하자면 비록 처음 숙소 때문에 언짢은 점이 있긴 하였지만 변형되지 않은 18~19세기의 유럽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었던 점,  아직은 자본주의 사회 속물로 변하지 않은 부다페스트 사람들의  생활상,  그리고 혼란스럽지 않고 차분하고 질서 있는 부다페스트의 아름다운 도시경관은 내 기억에 오래토록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유럽 대륙을 횡단하는 열차를 타고 오스트리아 빈으로 향합니다.

 

 

Posted by 땡삐 선비(sun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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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장복산 2014.12.24 07: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을 이렇게 촬영하기 어려운대 참 좋은사진 많이짝었네요.사진 개인전 함해도 될 거 같아요. 잘보고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