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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펜션

배내골 에코 펜션과 귀산동 전원주택, 어디가 좋을까?

선비(sunbee) 2014. 12. 10. 08:00

 내가 모든 사업을 접은 후로 지난 두해 동안 몇 달은 거창의 용암선원 절에서, 몇 달은 양산의 배내골 펜션에서, 또 몇 달은 창원 귀산동 집을 오가며 살았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아내는 이제 어머니도 돌아가셨고 우리가 굳이 창원에 살 이유도 없는 만큼 수입이라고는 없는 창원의 집을 팔고 양산의 펜션으로 이사를 가자는 주의이고,
 나는 그저 쓸고 닦고 청소하고 관리하는 것 말고는 도대체가 영업이라고는 할 줄 모르는 성격인 우리가 펜션을 하기는 무리니 펜션을 팔자는 주의입니다.

 

 솔직히 내가 도심의 아파트에 살고 있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진작 배내골로 이사를 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현재 살고 있는 귀산동은 도시라고는 하지만 산을 끼고 있고 바다를 끼고 있으면서 개발제한구역 안에 자리 잡고 있어 그동안 개발이 제함됨에 따라 전원생활을 하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그 중에서도 내 집은 양지바르고 집 앞에는 마을회관 마당이, 집 뒤와 옆에는 하천이 널찍하게 자리하고 있어 비록 60평 정도의 작은 대지임에도 느낌과 활용도는 200~300평 대지의 효과가 있는 집입니다.
 거기다 아침에 창문을 열면 떠오르는 햇살에 금빛으로 반짝이는 바다풍경은 아무나 누리는 풍광이 아니지요.
 또한 집의 구조는 최대한 우리 집 식구의 취향에 맞추고 앞으로 수익이 없는 노년을 대비하여 최소한의 관리비로 살아갈 수 있게끔 요모조모 실용성 있게 지었습니다.
 그러니 어찌 이 집을 쉽게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귀산동에 있는 집과 집에서 본 바다  풍경입니다-

 

 

 

 

  
 그런가 하면 귀산동이 창원의 도심에 비하면 월등히 공기도 좋고 전원 맛이 있다고는 하지만 배내골에 비할 바는 못 되지요. 누구라도 큰 심호흡을 해보면 배내골의 공기가 얼마나 좋은지를 금방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슬 내리는 야외에 자동차 주차해 놓고 보면 도심에서는 하룻밤만 지나도 자동차 꼴이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배내골에서는 몇 날 며칠이 지나도 차가 그대로입니다.
 배내골은 ‘영남 알프스’라 할 정도로 산이 높고 골이 깊어 일 년 사계의 풍경은 계절마다 한 폭의 그림이고 아침저녁으로 피어오르는 밀양댐의 물안개와 물빛 또한 잔잔하게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지요.

 

-밀양댐의 물안개와 배내골의 단풍-

 

 

 
 뿐만 아니라 자동차로 5분 거리 내에 에덴밸리 리조트가 있어 골프와 스키, 그리고 승마와 같은 레저를 즐길 수 있고 여느 시골에서는찾기 어려운 큼직한 노래방이나 사우나까지 있으니 비록 산골이라고는 하지만 생활에 큰 불편이 없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건이 이러하니 대개의  여자들이 그러하듯 아내는 현실적인이지라 배내골에서는 펜션을 운영하여 다문 얼마라도 수입이 있고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채소 가꾸고 된장 고추장 담가서 먹기도 하고 팔기도 하면서 조금은 더 풍족하게 살 수 있으니 배내골로 가자고 합니다.

 

-배내골 에코펜션의 풍경입니다-

 

 

 

 부부란 게 참 그런 거 같습니다.
 30년 넘게 함께 살면서 아무리 서로가 양보하고 맞추려고 해도 끝내 맞춰지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이런 겁니다.
 나는 물만 보면 그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데 반해 아내는 물만 보면 도망가고 싶은 것입니다.
 7년 전 나는 해양레저사업을 한답시고 동네 바닷가에 요트계류장을 하나 만들고 내 처지로서는 거금인 돈을 들여 일본에서 중고 요트 한 척을 수입했습니다. 그 정도이면 비록 가족이 아닐지라도 요트가 어찌 생겼는지 궁금해서 구경이라도 한 번 할 터인데 아내는 석 달이 지나도 구경 한 번 하지 않다가 그의 친구들이 계모임을 마치고 요트 한 번 타러 가자고 하여 그제야 처음 남편의 요트를 구경하였을 정도니...
 얼마 전 유럽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보름이 넘는 기간을 아내가 아닌 딸과 함께 여행을 했다고 하니 모두가 의아해 했습니다.
 그 까닭은 아내는 오래 전에 유럽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지만 여행 스케줄 중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배를 타는 코스가 있어 그나마도 꺼림칙한데 결정적으로 터키 카파도키아에서 열기구를 탄다고 하니 기겁을 하고 가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해서 하는 수 없이 딸과 둘만 여행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집을 꾸미고 물건을 사는데 있어서 나는 기능성과 효율성이 먼저인데 아내는 보는 재미, 소유하는 재미를 즐기는 것입니다. 그 예가 우리 집 그릇들과 된장, 간장, 고추장들입니다.
 우리 집에 오는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온 집에 가득한 그릇들을 보고 모두가 놀라는데 그 그릇들을 보면 마치 앞으로 찻집이라도 할 계획이라도 있는 것으로 짐작들을 하는데 천만에 만만에 말씀입니다요.
 그 찻잔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해 본 적도, 앞으로 사용될 가능성성도 전혀 없는 그저 아내의 취향일 뿐입니다.

 

-주방과 다용도실은 물론이요 거실과 발코니에도 온통 그릇들입니다요 ㅛㅛㅛ-

 

 

 또한 근래 4년 동안 해마다 우리 식구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량의 된장을 담그는데 이 또한 메주를 쑤고 된장을 담그기만 할 뿐이지 그 된장을 팔거나 소비하는 일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도 않고 대책도 없습니다.
 내가 아무리 불필요한 노동은 하지를 말고 불필요한 물건은 사지를 말라고 해도 도무지 씨가 먹히지를 않는 것입니다.
 어느 시인은 다정도 병이라 했는데 나는 부지런 또한 병이라고 합니다.

 

 

-된장을 담그는 일은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일입니다-

-가마솥에 콩을 여섯 시간 넘게 끓입니다-

-일정한 크기로 만듭니다-

-줄을 달 정도로 말립니다-

-짚으로 달 준비를 합니다-

-통풍이 잘 되고 양지 바른 곳에 말립니다이렇게 얼마가 지난후 작업은 계속 이어지는데 추후에 올리기로 하고-

 

-고추장 담그는 장면입니다-

-메주콩을 삶은 물에 고추장을 담급니다-

-5년간 간수를 뺀 소금과 갖은 양념을 섞어서 고추장 완성.

 고추장은 이렇게 하여 며칠만 숙성 시키면 바로 먹을 수 있다고...

 

 

 이렇게 하여 담근 간장,된장, 고추장이 귀산동의 집과 배내골의 펜션에 얼마나 있는지를 모릅니다.

 혹시 에코펜션을 이용하는 손님 중에 간장, 된장, 고추장, 매실 액기스가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주인아줌마한테 이야기 하시면.... 

 아참!  배내골 펜션 텃밭에서 가꾼 유기농 배추로 담근 맛 있는 김장김치도 있으니 주인 아줌마 옆구리 찔러 보세요. ㅎㅎ

 

 암튼 바다를 좋아하는 나는 귀산동 바닷가 전원주택에 살자하고 산을 좋아하는 아내는 배내골 에코펜션에 살자하는데 누가 포기를 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한 일입니다.
 이글을 읽는 여러분 같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