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에서는 대체로 녹차나 전통차를 마십니다만 혼자서 식후의 차로는 아무래도 커피만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 1회용 커피를 뜯다가 문뜩 30년 전 우연히 보게 된 마누라의 일기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우리 집에는 찻집을 하고도 남을 정도로 차그릇이 많은데 마누라가 유난히 차그릇에 집착하는 이유를 이제사 짐작할 것 같습니다.

 

 일기장의 내용은 대충 이런 것이었습니다. 
「면장실에  손님이 왔다.
  면장님이 나보고 커피를 타오라고 했다.
  순간 창피하고 부끄러워 어디로 숨어야 할지 몰랐다.
  나는 한 번도 커피를 타 본적 없다.
  나도 하루빨리 커피 타는 법을 배워서 당당하게 손님을 맞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아니 꼭 그렇게 하리라.」

 

 

 

 지금 보면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1978년이니까 이때는 1회용 커피라는 것이 없었고,

 마누라는 집이 가난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면서기를 하기까지 단 한 번도 커피라는 것을 마셔보지도 타보지도 않았기에 그만. . . .

 이사할 때마다 무게도 무겁고 다루기도 조심스러운  차그릇 때문에 엄청 다투었는데 오늘에사 마누라의 집착증을 이해하게 되네요.

 

  나무관세음보살~~
  ㅋㅋ

 

-거창군 가북면 용암리 용암선원에서-

Posted by 땡삐 선비(sun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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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교육 2013.01.29 0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모님 '친환경, 무공해 어머니상'이라도 드려야겠습니다.

  2. 장복산 2013.01.29 1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나님이 옆에 없으니
    이제사 커피 한 잔 타면서도
    마나님 생각이 나나보군.~!!

    철이들어 간다는 징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