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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이야기/창원시정에 관한 이야기

카섹스는 좋은데 뒤처리가 문제다.

선비(sunbee) 2012. 10. 31. 10:53

카섹스는 좋은데 뒤처리가 문제다.

 

 예전에 TV에서 치매노인과 가족의 애환을 그린 외국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노인의 시도 때도 없는 황당한 행동에 부부는 직장을 주야 교대근무로 바꾸어 24시간 경비체제로 노인을 돌봐야 했고, 그러다보니 부부관계도 할 짬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부가 어찌어찌 기회를 내어 운우지정을 나누고 있는데 이 노인이 불쑥 문을 여는 바람에 완전 초를 치고 맙니다.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부부는 옥신각신 다투다 자동차로 야외 드라이브를 나갔다가 차 안에서 진한 사랑을 합니다. 그리고 둘은 컥컥대며 앞으로는 종종 이렇게 하자고 합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두 가지를 느꼈습니다.
 첫째는, 평생을 돌봐준 부모를 치매가 좀 있다고 요양병원에 입원시켜버리는 사람들을 보고 욕을 하고 손가락질을 했는데 마냥 그럴 일은 아니라는 점이고,
 두 번째는, 카섹스는 불륜 또는 불순한 인간들이 저지르는 애정행각이라고만 단정했는데 이렇게 부득이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노상사랑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내가 카섹스 이야기를 왜 하느냐 하면 아침에 나는 우리 동네 귀산동에 있는 산길을 따라 산책을 합니다. 이 산길은 예전에 버스가 다니던 도로인데 해안도로가 나면서 폐도가 되어 차량과 인적이 드물고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어 산책길로는 그저 그만입니다. 그런데 아침 맑은 공기를 마시며 상쾌한 기운을 만끽하는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맑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길가에 버리고 간 사랑의 흔적들입니다.

 

 

-우리 동네 산책길 아침 풍경입니다.

 

 

 

 하루는 성산구청과 웅남동사무소 직원들이 우리 마을에 왔을 때 동네 주민 몇몇이 이 도로에 차량진입을 못하도록 바리케이드를 설치하자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한 사람이 지금도 자기 횟집 주차장에서 종종 그 짓을 하는 인간들이 있는데 그 도로마저 폐쇄하고 나면 어찌되겠느냐며 반대를 하는 바람에 모두가 헐헐하고 웃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누가 버렸는지, 아니면 일부러 설치를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못이 박힌 나무막대기 두 개가 길에 있었습니다. 막대기의 방향과 위치로 봐서는 일부러 설치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 그 사람도 내만큼 많이 언짢았던 것 같습니다.

 

 

-버련진 사랑의 흔적과 양심들.

 

 

 

 

 자기 집 안방에서 사랑을 하건, 모텔에서 사랑을 하건, 차에서 사랑을 하건 간에 그것은 지극히 사적인 행위이고, 그런 사적인 행위를 두고 누가 왈가왈부할 일은 못됩니다. 문제는 그 뒤처리입니다. 공공의 장소에서 모텔비도 내지 않고 둘이 그만큼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적어도 뒤처리만큼은 남들에게 폐를 끼치지 말아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차에서 사랑을 즐기는 분들께 간곡히 부탁합니다.
 둘의 사랑이 소중했던 만큼 사랑의 결과물도 소중히 여겨 함부로 버리지 말고 제발 간직해 가시기 바랍니다.

 

혹시 마음은 훤한데 몸이 따라 주지 않는 분은 아래 한의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 보세유 ~ㅠ~ㅠ~

http://sunbee.tistory.com/292

 

-때 아닌 철에 칡넝쿨 꽃이 피었네요. 이 모습 보면서 마음을 달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