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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엿보기

박성호 총장 창원대에 무슨 짓을?

선비(sunbee) 2012. 4. 4. 14:13

 창원의 의창구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박성호 전 창원대 총장의 선거용 현수막을 보면 그가 창원대 총장출신임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의도는 창원대 재학생은 물론이요 창원대 출신 동문들에게 학연을 고리로 그들의 표를 결집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하기 좋은 말로 ‘정책선거’, ‘지역타파’ 하지만 솔직히 현실 속으로 들어가면 결국 혈연, 지연, 학연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마당에 자신이 가장 내세울 것이 학연이라면 선거전략상 학연을 들먹이는 것을 두고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학연을 팔아먹는 데도 조건이 따른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학연을 팔아먹는 대신에 학교와 동문의 명예를 높이고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TV토론회를 두고 보여준 박성호 후보의 모습은 그야말로 ‘이건 아니올시다’였습니다.

 

 

 지난달 20일에 새누리당 박성호후보와 통합진보단 문성현후보는 4월2일 낮 12시에  CBS와 CJ방송사와 함께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가지기로 합의를 하고 주요 일간지와 방송을 통해 이미 유권들에게 예고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방송을 이틀 앞둔 3월31일에 박성호후보측은 “일정이 따로 있어서 참석이 어렵다”하므로 방송사측이 강력히 항의하자 그는 “나는 로봇에 불과하다. 캠프에서 하라는 대로 할 뿐이다”라는 변명을 하였고, 몇 시간 뒤 다시한번 방송사가 확인하자 “캠프에 양해를 구하고 토론회에 참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4월1일 박성호후보측에서 “4대강사업과 롯데백화점 비정규직 해고사태 등의 민감한 질문은 빼달라. 그리고 후보상호간 자유토론 시간도 줄여달라”는 억지를 부리므로 방송사측은 “이미 지난달 합의한 사항을 번복하기 어렵다”고 하자 그는 결국 토론회 참석을 거부하고 말았습니다.

 더 가관인 것은 박성호 후보는 “기획실장에게 전권을 줬더니 자기 마음대로 했다”는 변명을 하고는 방송사에서 다급하여 전화를 계속하여도 전화마저 두절된 상태로 잠수를 타버렸다고 합니다. 이미 스케줄을 다 잡아 놓은 상태에서 시청자들에게 예고까지 한 마당에 방송빵구가 나게 되었으니 방송사로서는 이 얼마나 황당한 일이겠습니까?

 

선거 때는 캠프의 로봇, 당선 되고서는 당의 로봇?

 여기서 우리는 박성호후보가 변명으로 뱉은 말을 유심히 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로봇에 불과하다. 캠프에서 하라는 대로 할 뿐이다”
 “기획실장에게 전권을 줬더니 자기 마음대로 했다”
 이 두 마디에서 앞으로 그가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국회에 가면 그가 할 역할이 어떠하리라는 것쯤은 보나마나 한 동영상입니다. 
 당에서 시키는 대로 거수기 역할만 하고, 대정부 질문이나 야당과의 혈전을 벌여야 하는 민감한 사안 앞에서는 전화기 끄고 잠수 타버리고....
 이렇게 무능, 무책한 짓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나는 지인들 몇몇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박성호 후보는 비록 여당 공천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이미 창원시장 후보로 출마를 한 적이 있는 문성현후보에 비하여 인지도가 떨어지고, 인지도가 낮은 후보일수록 방송토론회 같은 것은 자기가 앞장서 주문을 해야 할 텐데 방송을 기피하다니, 그럼 무슨 방법으로 선거를 한다는 말인가?”라는 이야기를 하자 누군가
 “박근혜하고 조직이 있다 아니가. 새누리당은 워낙 오랫동안 조직을 관리하고 튼튼해서 막판에 물만 잘 대면 돌아가게 되어있다. 믿는 구석이 있으니 그러지 언제 난 새누리당인데  보고만 있겠느냐”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나는 박성호 후보에 대한 정보가 없어 이 글을 쓰면서 그의 선거캠프에서 만든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았습니다.
 헉~! 이건 더 황당한 장면입니다.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가장 중요한 자료가 후보자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입니다. 그런데 선거가 막바지에 이른 지금까지 박성호 후보의 ‘걸어온 길’ 사이트는 비어있습니다.
 프로필이야 어차피 그 사람의 출신학교와 직장 정도가 전부이고, 정작 중요한 것은 후보자의 성장과정과 사회활동을 통해 그가 어떤 사고와 신념을 가지고 살아왔으며,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를 판단해 볼 수 있는 것은 후보자의 ‘걸어온 길’입니다. 그런데 ‘걸어온 길’ 사이트가 여백으로 비어있는 것입니다.

 선거에서 후보자의 진정한 예의는?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의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누구를 막론하고 유권자들이 현혹될 만큼 그럴싸하게 후보자를 그려 놓고 있습니다. 특히 새누리당의 후보들 홈페이지는 누가 봐도 입을 댈 것이 없도록 잘 꾸며 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박성호후보의 홈페이지를 보면 기껏 유세장면 사진이나 신문기사 스크랩 내용 말고는 허접하기 짝이 없습니다.
 나는 이 홈페이지를 보면서 ‘이 사람이 정말 대학총장까지 한 인물이 맞나? 이 사람이 정말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인물이 맞나?’라는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방송토론회도 거부하고, 선거용 홈페이지에 자신의 소개도 생략해 버리고...

 그럼 박성호후보가 유권자들에 보여주겠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새누리당의 조직 둥지가 워낙 튼튼하고 물도 좋고 하니 둥지에 똬리 틀고 앉아 있으면 박근혜와 조직이 선거를 다 해줄 것으로 기대를 하는 것인가요?
 후보시절에는 선거캠프의 기획실장 로봇노릇 하고, 당선되고는 박근혜의 로봇노릇에 충실하다가 입장곤란 일 생기면 전권을 줬더니 어쩌고저쩌고 . . .

 선거에 나선 후보는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있습니다.
 시장통에 나가서 유권자에게 억지웃음 지으며 하는 악수가 능사가 아니며, 길거리에 나서서 90도로 허리 굽혀 하는 인사가 능사가 아니라, 유권자가 후보자를 정확히 알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유권자에 대한 진정한 예의입니다.
 그리고 지연이건 학연이건 간에 그 연고를 들먹이려면 그 연고를 내세우는 만큼의 예의를 표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적어도 창원대 총장으로서 누구 앞에서도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모습을 동문들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명색이 대학총장 출신이라면서 방송토론회에도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해서 창원대 학생들과 동문들에게 쪽팔리게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  박성호 후보의 홈페이지에서-

 그리고, 아직 당선도 되지 않은 마당에 불과 보름도 안 된 기간 동안 유권자에게 또는 방송사에 한 약속마저 책임지지 못하면서 4년 동안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말은 공허하기 짝이 없습니다. 
 창원대 학생들과 동문을 위해서, 그리고 유권자를 위해서 지금이라도 후보자의 예의를 보여주기 바랍니다.
 소통은 스스로 자신의 속을 보여주었을 때 비로소 길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이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이 창원대의 명예와 자존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곰곰히 생각해 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