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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이야기/창원시정에 관한 이야기

창원시민은 공무원의 봉인가?

선비(sunbee) 2011. 6. 29. 13:39


창원도시개발공사 누구 좋으라고?

 창원시가 현안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지난 24일 용역 중간보고가 있었다고 한다.

 나는 도대체 누구를 위하여, 어떤 일을 하고자 공사를 만들고자 하는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지금 창원시는 마.창.진 3개 도시가 통합되면서 직급별 공무원 보직을 보장해 주려다 보니 직제와 사무분장이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창원시 공무원들도 자기 부서의 일이 아니면 어느 부서에서 무슨 일을 담당하는지 모르므로 시민들이 민원업무를 보기 위해 해당부서를 물으면 제대로 대답을 해 주는 공무원이 없을 정도다.
 즉 사무의 성격에 따라 인원을 배치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 맞추어 사무를 배분하는 위인설관 조직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창원시 행정조직을 보면  균형발전실, 도시정책국, 도시발사업소, 해양개발사업소의 업무영역은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그리고 농업기술세터를 비롯한 사업소가 무려 8개나 되는데 과연 이 조직이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통합의 명분 중 하나가 불필요한 인력을 감축하여 시민의 복지향상에 보태고자 하는 취지였다. 청소, 상하수도, 보건, 복지 등과 같이 대민업무들이야 어차피 기존의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려면 감축할 인원이 없다지만 인사, 감사, 기획 등 행정내부적인 업무에서 중복되는 인원만큼은 당연히 구조조정이 되어야 함에도 통합 이후 아직까지 통합 창원시 공무원의 구조조정에 대한 언급을 들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 대신 구청장의 직급을 4급에서 3급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말만 숱하게 강조되었다.

 지금 창원시에 건축허가 신청을 하려면 민원서류를 균행발전실에 접수해야 하는지, 도시정책국에 접수해야 하는지, 아니면 구청에 접수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과거 마산시청이나 진해시청에 가서 접수하던 건축허가 신청서를 창원시청까지 가서 접수하려니 오히려 불편해지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구청장의 직급을 3급으로 하고 구청에 실.국 단위의 직책을 두어 시청의 업무를 대폭 구청으로 이관하는 것은 일견 옳은 일이라 본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전제조건이 있다. 구청을 과거 마.창.진 3개시와 마찬가지로 3개 구청으로 줄여서 통합 이전에 시민들이 체감했던 행정서비스를 일관성 있게 누리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개발공사만 해도 그렇다. 현재의 도시개발사업소, 항만개발사업소, 공원개발사업소, 상수도 사업소, 하수도 사업소를 하나의 사업소로 묶어 도시개발사업을 담당하면 될 일을 가지고 또 다른 공사를 만든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공사는 현재의 사업소와는 달리 공무원신분이 아니므로 현직 공무원이 공사로 이직을 하는 경우는 극히 미미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공사에는 어떤 사람들이 취업을 할까? 
 틀림없이 정년을 1~2년 앞둔 공무원, 정치권 주변을 돌며 선거에 도움을 줬던 인물, 혹은 유력인사의 청탁 인물 등이 주를 이룰 것이다.
 그럼 그들이 과연 공사의 업무를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는가?
 어차피 30년 이상 공무원을 하던 사람이 무슨 열정이 남아서 공사의 업무에 매진하겠는가?
 선거판에 맴도는 사람치고 옳은 직장생활이나 혹은 제대로 사업을 하고 있던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자신의 능력이 아닌 청탁으로 들어온 직원이 과연 능력을 발휘하겠는가?

 또, 현안사업을 하던 각 사업소의 공무원들은 자신들이 하던 일을 공사로 다 넘겨주고 그들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지금도 공무원들은 설계도 용역회사에, 감리도 용역회사에 다 미루어버리고 하는 일이라곤 용역발주가 전부이다. 그것마저 공사에 다 넘겨 준 마당에 그들이 공직에 남아 있을 이유가 있겠는가?

 창원시는 도시개발공사의 설립 당위성을 설명하고자 한다면 3개시의 통합으로 남아도는 인력, 도시개발공사의 발족으로 남는 잉여 인력에 대한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시민들에게 먼저 제시해야 할 것이다.

 창원시 공무원들은 시민이 마냥 공무원의 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자신들의 편의와 자리보전을 위한 직급 올리기, 직제 만들기에 그토록 열과 성을 다하진 않으리라고 본다.
 직급 올리기, 직제 만들기에 쏟는 그 열과 성을 시민의 세금을 아껴주고 봉사하는데 십분의 일이라도 쏟아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