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에 주가 치솟는 택시운전사.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창원에서 보수건 진보건 간에 내가 냅네 하는 많은 인물들이 창원시장후보로 잰걸음질들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 SNS가 발달하지 못한 시절 인지도가 낮은 후보들의 경우 언론들이 기사로 다뤄주지 않으므로 입소문 말고는 딱히 자신을 알릴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사방을 휘젓고 다니는 택시운전사야 말로 입소문을 내기 가장 좋은 나팔수였습니다.

해서 선거철이 되면 후보들은 택시기사들에게 명함을 특히 많이 뿌리기도 하고 직접 택시 운전대를 잡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창원시장후보로 거론되는 누구는 정당직책 업무와 자기 기업경영으로 그야말로 공사다망한 가운데 민생탐방을 한답시고 주말에는 택시운전사 노릇을 한다는 언론보도도 본적이 있습니다.

 진짜 민심탐방을 위함인지 아니면 영화 택시운전사영화가 크게 히트를 치니까 그에 편승코자함인지는 모르겠지만 국회의원까지 해서 이미 인지도가 높은 양반이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 싶은데 말입니다.

 

택시운전사 5년 넘게 했지만 운전사들도 모르는 정치지망생 


 2010년 창원시장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한 후로 전수식은 정신적으로 깊은 수렁에 빠졌고 그 수렁에서 탈출하고자 모색한 길이 택시운전사였습니다.

 택시운전사는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므로 노동 강도는 세면서 월수입은 고작 150만원 안팎에 불과한 현대판 막장직업인데 그 막장노동으로 자신을 혹사하는 가운데 잡념도 떨쳐버리고 이를 통해 진짜 서민들의 애환이 어떠한지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가 택시운전을 시작할 무렵 나는 속으로 선거에 떨어지고 속이 오죽했으면 그 짓까지 할라꼬 달라들었겠나?’하는 측은한 생각과 함께 하지만 부시장까지 한 양반이 그 짓을 오래 하겄나. 정치를 하기위한 포석 정도로 한두달 하고 말겠지하는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1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고 어느 날 개인택시 면허까지 받아 운행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 후로 정치에 뜻이 있는 그인지라 그 정도 택시업계에서 굴렀으면 적어도 택시업계에 종사하는 운전사들은 이름석자 정도 알겠거니 하고 나는 택시를 타면 버릇처럼 운전사들에게 안부를 물어보지만 그의 존재를 아는 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올해 6월쯤 마산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길에 택시운전사에게 역시 전수식을 아느냐고 하자 뜻밖에 안다고 해서 어떻게 아느냐?”고 했더니 직접 만나 본 것은 아니고 합천 고향사람이라서 들어서 안다고 했습니다.

 나는 뜻밖에 그를 안다는 사람을 만난 김에 그럼 그 사람에 대해 들은 바를 말 좀 해보이소.”하자 그 사람은 선비 체질이라서 일도 잘하고 도둑질은 안해묵을 끼라 하는데, 문제는 다른 정치인들 모양 쇼를 할 줄 몰라서 선거에 출마하드라도 당선되겠나하는 이야기가 많데요. 참 안타깝지요.” 라고 했습니다.



 

유리독 속에 숨은 전수식 


 지난 913일 사파동 한 식당에서 택시운전사 전수식과 함께하는 치맥파티를 한다기에 그 자리에 갔습니다. 나는 그의 택시운전사 노릇 경험담을 듣고자 했는데 참석자 대부분은 정치와 관련한 질문들을 많이 해서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는 별로 듣지 못했습니다.

 전수식 후보를 두고 나는 택시운전사 개인의 인간적 측면에서 그의 모습을 보고자했던 반면 다른 이들은 정치적 관점에서 보려했던 것 같습니다.

 사람과 세상사를 보는 관점에 있어 이렇게 차이가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우리나라 불가에서 유명한 용성선사와 운봉선사가 나눈 선문답 중 굉장한 법문이 있습니다.

 법사인 용성선사가 대중에게 묻기를 삼세의 모든 부처님도 나를 보지 못하고 역대의 모든 조사들도 산승을 보지 못하거늘 시회대중은 어느 곳에서 산승을 보려는고?”하자,

 대중 속에 있던 운봉선사가 답하기를 유리독 속에 몸을 감췄습니다.”하니 용성선사께서 아무 말 없이 즉시 법상에서 내려왔다하는 법문입니다.

 

 이 선문답의 의미에는 진실은 그대로이므로 세치 혀끝에서 나오는 말에 현혹되어 망상된 생각을 짓지 말라는 ....


 5년이 넘도록 택시운전을 하고도 택시운전사들한테도 알려지지 않은 것을 보면 그는 진짜 자신을 드러낼 줄 모르는 정치지망생인 것 같습니다.

 앞에서 어느 택시기사가 언급한 그 사람은 선비 체질이라서 일도 잘하고 도둑질은 안해묵을 끼라 하는데 문제는....안타깝지요그 말속에 든 전수식 후보의 모습이 어쩌면 전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주변에서 들은 전수식후보에 대한 평가 대부분도 택시운전사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물은 버리기 아까운 인물이지만 겪어본 사람이나 알까 세상 사람들이 그걸 우째 아느냐,  훌륭한 행정가임에는 틀림없지만 정치판에서 그런 것이 통하느냐 말이다."

 즉, 행정가로서의 내공은 충분히 지니고 있지만 그 내공을 드러내어 자랑하고 과시할 줄을 모르는 그의 성품에 아타까와 하는 것이지요.


전수식은 아타깝다는 그 말을 보듬을 수 있을까? 


 사람의 타고난 품성은 참으로 바꾸기 힘든가 봅니다.

 남들은 1년도 하기 어려운 택시운전사를 5년 넘도록 하는 모진 구석이 있는 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그토록 쉽게 하는 정치인의 쇼는 못하는 거 보면 말입니다.


 흔히들 타고난 품성을 두고 사주라 하고 살아가면서 갈고 닦은 운명을 팔자라고 하지요.

 창원시장후보로 나선 전수식이 타고난 사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갈고 닦아 팔자를 바꿀 의지가 있는지...


 내년 지방선거일까지 아직 250일 정도 남았는데 그동안 과연 그가 자신에게 취약한 정치인의 쇼를 택시운전대를 잡듯이 모질게 잡아서 100만 창원시민들이  일 잘하고 도둑질 안해묵는 창원시장과 함께 할 수 있을지,

해서 안타깝다라고 말하는 택시운전사를 포함한 서민들의 안타까운 심경들은 위로 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Posted by 땡삐 선비(sun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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