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5. 16일 함양 임호마을 팸투어를 마치고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시내버스를 타러가는 길에 자전거 하나가 길가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무심코 지나쳤을 자전거인데 왠지 이날은 자전거가 내 발길을 붙잡는 것입니다.
 그 까닭은 아마도 내가 최근 노인들만 사는 거창의 용암마을과 함양의 임호마을을 보면서 느끼는 상념들 때문 아닌가 싶습니다.
 두 마을의 공통점은 젊은이는 없고 빈집만 늘어나는 가운데 늘어나는 것이라곤 마을 주변 산과 들의 무덤뿐이라는 것입니다.
 즉, 살아있는 사람의 집을 대신하여 죽은 사람들의 무덤이 마을의 연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죠.

 사람의 생과 멸,

 집의 생과 멸,

 마을의 생과 멸

  ,......
  ,......

 

 

 그리고 이 자전거의 운명에 대한 의문이 확 들었습니다.

 

 “누군가 실컷 타고 실증이 나서 버린 자전거일까?
 수명이 다하여 고장이 자주 나므로 버린 것인가?
 누군가 타고 가다가 눈길에 미끄러져 주인은 병원에 실려 가고 자전거만 남아 있는 것일까?
 누군가 남의 것을 훔쳐 타고가다 버린 장물인 것인가?
 
 저것을 만들고자 설계한 누군가는 지극한 정성을 쏟았고,
 만드는 이 누군가는 자신의 있는 재주 없는 재주 다 쏟아 부었고,
 저것을 샀던 누군가는 처음에는 애지중지 마음 다 쏟았을 것이고,
 가지지 못한 누군가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을 터인즉, 
   . . . . . . . .
   . . . . . . . .
 
 바퀴 윤(輪), 돌 회(廻), 윤회(輪廻)라 했던가?
 앞바퀴 뒷바퀴 돌고 돌아
 결국에는 어느 길모퉁이에서 댕그라니 나뒹구는 존재. 
 지금 버려진 저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 아니던가?”

 

 


  그리고 지금까지 그 생각이 나를 따라 다닙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고,
 나는 누구를 위해 사용되어졌고,
 나는 지금 어디에 있단 말인가?”

 

 여기까지 화두가 미치고 나면 나라는 존재가 참으로 하잘 것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스스로를 대단한 존재로 착각하고 살아온 어리석음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맹세하고 바라건대,

 

 해가 뜨면 달이 지듯,
 비가 내리면 땅이 젖듯,
 자연의 순리가 내게 지고 젖게 하소서.

 

 

 

 

 

 

Posted by 땡삐 선비(sun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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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교육 2012.12.23 08: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비님이 이제 득도를 하시려나 봅니다 .

  2. 전수식 2012.12.29 15: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홍사장! 거창에서 도사 다되어가는 모양이네요
    오늘 갑자기 생각이 나서 눈내린 무학산을 쳐다보며 전화를 할려고 했는데,
    산중에 있다는 생각에 블로그를 방문했습니다
    하산은 언제 쯤 하실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