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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엿보기

경남의 정치9단들 왜 이러나?

선비(sunbee) 2012. 11. 22. 21:04

 보수의 원조 새누리당 대표를 했던 홍준표 경남도지사 후보는 경남도청이전을 가지고 지역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더니 이번에는 진보의 원조 민주노동당대표를 했던 권영길 후보가 이제 막 통합한 창원시를 마창진으로 다시 분리하자고 하여 지역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후보는 새누리당 경선초반에 현역 창원시장인 박완수 후보에 비해 여론조사에서 상당히 밀리고 있었고, 이 같이 불리한 전세를 뒤집기 위한 비장의 승부카드로 도청을 마산으로 이전하고 제2청사를 진주에 설치한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어 단숨에 선거이슈를 선점하고 결국 새누리당의 경남도지사 후보직을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홍준표 후보는 정치 9단답게 2개월 동안 경남도민의 민심을 유심히 관찰하였습니다.
 그런 중에 예전에 잘 나가던 마산과 진주의 민심이 근자에 약진을 하는 창원과 양산과 같은 도시의 민심에 비해 예사롭지 않음을 간파했습니다.
 그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박완수 후보가 통합창원시가 출발한지 2년이 지나도록 시청사를 결정하지 못한 가운데 갈등과 대립으로 마창진 민심이 흉흉함을 알아차리고 이 틈새를 비집고 홍준표 후보는 도청을 마산으로 이전하고 제2청사를 진주에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갑작스레 허를 찔린 박완수 후보는 제대로 대응논리를 내놓지 못한 체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홍준표 후보 공약의 허점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홍준표 후보는 처음에는 도청부지를 상업용도로 변경하여 땅을 팔면 국민세금 한푼 안들이고 도청을 이전하고 남는 돈으로 경남도의 빚도 일부 갚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 하였습니다.
 하지만 역세권 개발로 기존상권이 몰락하는 부작용과 도청부지를 창원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지자 그는 롯데월드나 에버랜드 같은 위락시설을 유치하여 기존 상권도 지키고 창원시민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쪽으로 하겠다고 슬쩍 말을 돌립니다.

 

 그런데 어쩝니까?
 창원대학과 전철역으로 둘러싸인 소위 역세권부지는 도청부지를 포함하드라도 면적이 너무 협소하여 에버랜드와 같은 시설을 설치할 수도 없고,
 설사 면적이 된다 하드라도 수익성을 따지는 민간사업자가 그토록 비싼 땅을 매입하여 그와 같은 시설을 할리도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경남에는 진해의 파크랜드와 김해의 가야파크랜드가 적자경영으로 문을 닫았고 롯데가 협약서까지 쓴 김해유통단지의 롯데월드도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수십 년째 표류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후보는 “설명이 제대로 전달되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사업이다”라고 하였는데 그의 설명이 부족한 것일까요, 경남도민의 IQ지수가 낮아 수준 높은 홍준표후보의 공약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일까요?
 홍준표 후보는 경남도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자신의 공약을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전 민주노동당 대표를 하였던 무소속 권영길후보의 공약을 보겠습니다.
 홍준표 후보의 도청이전 공약에 비하여 권영길 후보의 마창진 재분리 공약은 절차상의 문제와 교부세 누락 등의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하며 향후 로드맵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누가 봐도 논리가 정연하고 공감을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지적한대로 마창진 시민들은 4년동안 연 140억의 인센티브를 준다는 새누리당의 감언이설에 눈이 멀어 800억을 손해 보는 바보짓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의 말대로 지금이라도 되돌릴 수 있다면 당연히 되돌려야 하는 것이 정치의 순리입니다.
 하지만 그가 현역국회의원으로 있으면서도 마창진의 통합을 막지 못했듯이 국회를 떠난 그가 도지사가 되어 통합된 마창진을 다시 분리한다는 것은 전혀 실현가능성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희망을 꿈꿉니다.
 김해유통단지에 롯데월드가 생겼으면 좋겠고, 마산에 로봇랜드가 제발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하겠노라고 협약서까지 쓰고도 실현되지 않는 이 현실 앞에 우리는 절망하고, 낙담하고, 그리고 분노해 합니다.

 통합창원시의 분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권영길 후보의 공약이 마창진 시민의 희망이요 꿈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져 내리는 꿈의 좌절을 경남도민은 어떻게 감당해야 합니까?
 
  통합창원시를 분리하자면 분리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데 통합을 주도한 새누리당이 국회의석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소속 또는 그의 친정곳이라 할 수 있는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에서 분리법안을 제출한 들 법사위에 상정이나 되겠습니까?
 우선 마산출신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주영과 안홍준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앞장서 주도한 통합을 부인한다는 것은 바로 자신의 정치를 부인하는 꼴이 되므로 한사코 반대할 것입니다.
 나아가서 타 지역구 국회의원의 입장에서 보면 통합창원시가 손해 보는 800억만큼 그들의 지역구는 교부세를 더 많이 가져가는데 동의를 해줄 리가 만무합니다.

 

 경남도지사 후보들에게 바랍니다.
 경남도민들은 지금까지 정치인들의 감언이설에 농락당한 것만으로도 분통이 터지고 열불 납니다.
 이제는 제발 그럴듯한 MOU 협약서나 개발계획조감도 같은 종이쪽지 내밀면서 유권자의 표심을 농락하지 말아 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되지도 않을 도청이전, 마창진 통합과 같이 공약에서 공약으로 끝나는 공약 따위로 도민들의 민심을 이간질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일은 삼가해 주기 바랍니다.
 대신에 전기요금을 못내 촛불을 켜고 살다 죽어가는 비참한 서민들의 살림을 챙기고, 구직도 포기하고  결혼도 포기하고 자녀도 포기하는 이른바 3포 세대들의 일자리 마련에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