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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엿보기

일자리는 대통령이 아니라 노조의 몫이다.

선비(sunbee) 2012. 10. 29. 09:59

일자리는 대통령이 아니라 노조의 몫이다.

 

 며칠 전 아내와 저녁을 먹다가 “요즘 여자들은 대통령 후보 중에 누구를 선호하냐?”라 물었더니 “박근혜가 대통령 하겠다고 칼까지 맞았는데 이번에는 찍어줘야 않겠느냐는 얘기가 많은 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시장 선거를 도우러 갔다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문방구 칼날을 휘두른 지충호로부터 테러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그 해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었는데 이를 두고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테러효과’라 하기도 하였고, 당시 박근혜가 말한 “대전은요?”라는 말은 유행어가 되다시피 하였습니다.

 

 

 

민주당에 돌직구를 던져라.

 

 지난 23일 마산 대학교 청강기념관에서 개최한 문재인후보의 ‘경남시민캠프’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허정도 전 YMCA 이사장은 “우리는 통합민주당에 돌직구를 던져야 한다.”라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듣고서는 처음에는 ‘무슨 이런 일이?’하며 가슴이 뜨악했습니다.
 알다시피 문재인 후보는 지난 14일 이북 5도민 체육대회에 참석했다가 욕설을 듣고 물병 세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물병이 아닌 돌을 던지다니?

 

그런데 설명을 들어보니 그 뜻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통합민주당 문재인 후보 선대위 캠프 중 지역시민사회 중심의 ‘시민캠프’는 통합민주당이 스스로는 하지 못하는 개혁을 하도록 시민사회가 압력을 가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당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직언을 하기 어려운 만큼 시민사회가 국민의 뜻을 가감 없이 직설적으로 전하여 통합민주당이 개혁을 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말을 뱅뱅 돌려서 상대가 듣기 좋게 다듬어 할 것이 아니라 TV에서 김구라가 현영에게 직설적으로 한 ‘돌직구’ 표현을 시민캠프가 그대로 실천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제 목을 매달은 노동조합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나는 그 전날인 10월 22일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과 블로거 간담회에서 돌직구 하나를 던진 셈입니다.
 그날 나는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를 양산하고 기업들이 한국보다 외국에 투자를 하게끔 만드는 장 본인중의 하나가 귀족노조이고, 정치인들은 귀족노조의 폐해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정동영도 공감을 표시하긴 했지만 문재인 후보가 또는 통합민주당이 이번 선거를 통해 귀족노조를 향해 돌직구를 던질지는 의문입니다.

 

 ‘90년대 창원에서 가장 강성인 노조가 통일중공업과 삼미특수강 금속노조였습니다. 당시 나는 출퇴근길에 이 회사들의 공장에 붙어 있는 온갖 욕설을 담은 현수막 구호들을 보면서 “내가 사장이라면 저토록 모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문을 닫고 말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이 회사들은 결국 문을 닫고 근로자들은 실직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나는 그 기업들의 CEO와 근로자들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제3자 입장에서 본다면 양측은 마치 달리는 기관차와 같이 관성의 법칙에 따라 자신들의 주장과 관념에 계속 탄력을 붙임으로서 결국 공멸하고 말았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이런 험악한 꼴을 본 자본가들은 골치 아프게 기업을 경영하기 보다는 차라리 부동산 투기를 하는 것이 났다는 생각으로 너도나도 부동산에 투자를 하였습니다. 그 결과 전국의 부동산 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근로자들은 내집 마련에 목을 매달아야 했습니다. 말하자면 강성노조가 결국 제 목을 제가 매달은 꼴이 된 것입니다. 

 

 

 

 

 

 

일자리 창출은 대통령이 아니라 노조가 양보와 설득을.

 

 오늘날 청년들은 말할 것도 없고 동란베이비붐 장년 세대들을 포함 모두가 일자리가 없어 아우성입니다. 대통령 후보로 나선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가장 좋은 복지가 일자리 창출이라며 서로가 자신이 당선돼야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나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주체는 대통령이 아니라 귀족노조라 생각합니다.

 

 사실 사회적 이슈가 되는 근로자 데모는 저임금에 허덕이는 중소기업 현장의 데모가 아니라 연봉이 5천~9천이나 되는 대기업 노동자들의 데모입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아직도 자신들의 급여는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고, 노동조건은 열악하다고.
 그리고 노조 몫의 직원 채용권을 달라고 하여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기도 하고, 자신들의 자녀나 친인척에게 특혜를 주는 사건 등으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또한 그들은 노동강도가 세다 하면서도 잔업시간을 남에게 양보하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민주노동당 대표를 했던 문성현은 대기업 근로자들의 잔업시간을 나누어 갖기만 해도 수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했습니다.

 

 오늘날 골목상권마저 싹쓸이 하는 대기업 SSM마트가 서민경제를 도탄에 빠뜨린 주범이라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의 가진 자들 탐욕이 99%의 국민 몫을 다 뺏어 갔노라고 질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노동시장을 황폐화시킨 대기업 귀족노동자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아무도 입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하청업체인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쓴 소리를 하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대기업 정규직 노동조합을 보고 하청업체 비정규직 근로자 또한 쓴 소리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후보들은 이제 솔직해야 합니다. 귀족 노동조합에 돌직구를 던져야 합니다.
 연봉 5천~9천만원을 받는 근로자들은 2천~3천만원 받는 근로자를 위해, 아니 그에도 미치지 못하는 무직자를 위해 자신들이 누리는 혜택 10%만 양보하라고, 아니 잔업시간만 양보해 달라고 말입니다.
 문성현의 말대로 잔업시간 양보만으로도 수만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입니다.
 또한 대기업들이 노조가 겁이 나서 투자하지 못하고 금고에 쌓아놓거나 외국에 투자하는 수십조의 자본금으로 대한민국 곳곳에 공장을 지을 것입니다.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기업을 조르는 일에 대통령이 아니라 노동자조합이 나서야 할 때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