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석 쥐구멍이라도 들어가야 하나?
나는 며칠 전 페이스북에 들렀다가 뜻밖에 창원갑 선거구 한나라당 국회의원 권경석의원이 올린 글을 보고 이거 어찌된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밑에 달린 댓글들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댓글들의 내용은 가관이었는데 그 내용은 경남도민일보에 “총선 예비후보 뜨거운 페이스북 신고식”이라는 기사로 이미 보도된 바 있으므로 생략토록 하겠습니다.
경남도민일보기사: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69622
그리고 오늘 페이스북에 들렀더니 권경석의원은 그 이후로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대부분 댓글은 삭제되고 일부만 남아 있는데 이게 왠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합니다.
첫째, 지금까지 SNS와는 담을 쌓고 살다가 갑자기 페이스북에 왜 들어왔는가?
둘째, SNS를 하려는 목적은 소통을 하기 위함인데 댓글을 삭제해버린다면 어떻게 소통을 하자는 말인가?
셋째, 권경석 의원은 굳이 SNS를 하지 않더라도 경남신문과 창원시가 각종 정책토론회장을 마련해 줘서 신문기사도 내 주고 사람까지 모아주는데 귀찮게스리 이런 어줍짢은 SNS에 에너지를 낭비할까?
이런 궁금증으로 그 원인을 생각해보니 그 답은 바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공천기준 발표에 있었습니다. 한나라당 비대위는 며칠 전 공천기준에 SNS소통지수를 반영하겠다고 하였습니다.
한나라당 비대위의 천재수학자(?) 27세 이준석 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지수’라는 아래와 같은 복잡한 수학공식까지 만들어 일약 대한민국의 유명한 수학자와 정치인 반열에 오를 지경이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지금 한나라당의 국회의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27살 이준석군의 이 수학공식에 완전 쫄고 있습니다.
그러니 권경석의원도 예외라고는 할 수 없겠지요.
앞에서 언급했듯이 사실 권경석 의원 정도면 마음만 먹으면 의정보고회다, 정책토론회다 하여 온갖 빌미로 무더기로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고, 언론들 또한 이런 장면을 대서특필한 기사로 보도를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보기엔 39사단 이전사업과 관련하여 경과보고 내지는 사업설명회라는 명목으로 조만간 공청회가 개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사진에서-
말하자면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고 업적을 홍보하는 방법에 있어 효율성을 따진다면 권경석의원에게 있어 SNS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경석의원이 SNS 관문을 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은 바로 전자의 한나라당 공천기준 때문이라고 봅니다.
경남도민일보의 기사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선거철이 되어서야 SNS에 얼굴을 내미는 정치인들에 대해 대중들은 달가와 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역겹다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으니 대중들과 소통하기를 꺼려하던 한나라당 의원들의 입장에서 보면 죽도록 들어가고 싶지 않은 공간이 SNS공간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쩝니까? 이 공간에 들어가지 않으면 공천을 주지 않는다고 하니...
나는 이런 권경석의원의 난처한 처지를 보면서 전 KBS사장 정연주씨가 대법원으로부터 무죄판결을 받고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글이 떠올랐습니다.
< 위입서궁(蝟入鼠宮),
‘고슴도치가 쥐구멍에 들어간 꼴’이다. 고슴도치가 쥐를 잡아먹겠다고 쥐구멍에 들어가기는 했으나 몸에 숭숭 난 그 뾰족한 침들로 인해 굴속에 끼어서 오도 가도 못하고 끝내 죽게 될 형국을 뜻한다.
원효대사가 출가 수행자를 위해 지은 <발심수행장>에 나오는 말이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과 참 절묘하게도 들어맞는다.
탐욕, 부패, 오만, 독선, 권력 탐닉, 권력 남용 - 이 정권의 인사들 몸에 돋아난 뾰족한 고슴도치 침들과 그들의 운명이다. -중략->
공천이라는 티켓을 거머쥐려면 SNS 쥐구멍에라도 들어가야 하는데 쥐구멍에 있는 쥐새끼들이 이빨과 발톱을 들이대니 초입조차도 힘이 들 지경이니 이 일을 어찌 합니까?
그러고 보니 요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 27살의 이준석군한테도 쫄아야 하고, SNS쥐새끼들한테도 쫄아야 하고...
이 때 정봉주 나꼼수의 깔대기를 빌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쫄지마~
쫄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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