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치 좋고 공기 좋은 귀산동을 찾아 이사를 온지도 벌써 17년 지났습니다. 혹자들은 귀산동 땅값이 오를 줄 미리 알고 자리를 잡은 것으로 이야기하는데 사실 나는 창원시에 근무하면서 영원히 개발이 되지 않을 동네를 찾은 것이 귀산동이었습니다.
개발제한구역으로 건물신축이 불가하고, 앞에는 바다가 있어 대규모 산업용지나 주택용지로 개발이 불가능한 지리적, 지형적 조건에 있으며, 대규모 산업용지나 주택용지가 없으면 자연적으로 큰 도로가 필요가 없으므로 도로가 날 이유도 없어 영원히 자연취락으로 보전될 동네라고 판단한 것이지요.
집을 짓기 전 마을 전경입니다. 당시만 하드라도 뒷산에 철탑도 없고 마창대교 길도
없어 풍수적으로 좋은 집터라 하였습니다.
1993년 창원의 반지동 대동 32평 아파트를 팔아 땅 100평을 매입하여 25평 단독주택을 짓고 그 뒤 다시 20평을 증축하여 살게 되었습니다.
내가 살던 집입니다. 한 때 어떤자가 나를 모함하기 위해 호화별장 이라고
진정을 하여 유명세를 타기도 한 집이지요.
그런데 상상도 못한 마창대교라는 괴물이 들어서면서 내 꿈은 산산조각이 나 버리게 되었습니다.
지난 이야기이지만 과거 국가광역교통기본계획상 마산-창원간 도로계획은 신마산에서 돝섬을 거쳐 두산중공업 앞, 그리고 볼보길로 연결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거가대교와 마창대교가 건설된다는 이야기가 있어 나는 ‘거가대교가 건설되면 교통수요가 없는 마창대교는 당연히 물아래로 가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엉뚱하게도 마창대교가 내가 살고 있는 집 뒤 산허리를 잘라 관통을 한다는 것입니다.
마창대교가 건설되면서 산허리가 잘려 나간 모습니다. 이 노선도 사실은 산 뒤쪽
한국중공업 쪽으로 계획되었는데 한중에서 마을쪽을 넘긴 것이지요. 마창대교와
접속도로 사진을 촬영하면 S라인이 나오는 이유가 이 도로를 직선으로 하지 않고
우회를 하는 바람에 그런 것입니다.
나는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싶어 경남도에 행정정보공개신청을 하였으나 민자유치협약에 의해 마창대교건설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서를 공개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결국 행정소송까지 하여 평가서를 보니 소위 말하는 최소수익보장(MRG) 규정이 있고, 교통수요예측 통계자료가 짜맞추기식 엉터리 내용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마을주민들과 함께 2년 동안 현대건설과 경남도, 낙동강유역환경청을 상대로 공사차량 운행저지와 고소고발, 공사중지가처분신청 소송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였지만 도로개통을 저지하는 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대신 경남도가 마을회관건립과 마을안길 확장사업을 해 주겠다는 협상안을 제시하여 오늘의 마을회관과 마을안길이 새로 생기게 되었습니다.
경남도와 낙동강환경청과 지독히도 싸웠습니다. 오죽했으면 비닐 똥주머니를 두개씩 차고 도지사실을 쳐들어 갔을까요.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내 집이 도시계획도로에 일부 편입되어 철거를 할 수 밖에 없었고, 집이 철거된 후 현재 폐교인 귀산초등학교의 10평짜리 사택에 3년을 살다가 60평이 남은 그 터에 다시 짓기로 하였습니다.
집 크기는 30평(99㎡)이고 목조 골조에 외벽은 ALC블록으로, 내벽은 황토벽돌로 지으려고 합니다.
다음에 전원주택이나 단독주택을 짓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집을 짓는 공정과정을 블로그에 지속적으로 올릴 계획입니다.
집터 원경
집터 근경 정면
집터 배면
예전에 저 앞의 하얀 건물이 없었을 때는 잔잔한 바다가 눈에 들어왔지요.
그 때 어슬픈 습작으로 지은 시가 아래 '갯마을 아침'입니다.
우선 땅이 넓어 집을 다 짓고 난 후에도 장비작업이 가능한 경우에는 주변 토목공사를 뒤에 해도 상관없습니다만 땅이 협소한 경우에는 석축이나 옹벽과 같은 토목공사를 먼저 해둡니다.
과거 건설업을 할 때 자연석과 호안블록이 남아있어서 이를 이용하여 일부는 자연석으로 일부는 호안블록으로 석축을 쌓았습니다. 자연석이 많이 있으면 모두 자연석으로 쌓았으면 좋을 텐데 요즘은 자연석을 구하기도 힘들고 비싸기도 엄청 비싸므로 아쉬움은 남지만 그냥 있는 자재 범위 내에서 시공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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