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청'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3.09.30 배내골에서 세 번째 만난 카튜사 사랑. (6)
  2. 2012.12.04 용암선원에서 똥작대기 공무원 향해 합장. (3)
  3. 2012.11.22 경남도청 이전에 피눈물 나는 사람들. (5)
  4. 2012.02.11 법원과 창원시 공무원노조 확 비교가 되네요. (4)

배내골에서 세 번째 만난 카튜사 사랑.


 요 며칠간 공무원들을 상대로 대화를 하다가 보니 30년도 넘은 옛일이 생각나서 내가 당시에 읽고 충격을 받았던 ‘부활’책을 다시 한 번 보게 되었습니다..
 부활은 너무나도 유명한 고전이므로 대부분 그 내용을 알고 있겠지만 내 나름 그 줄거리를 대략 요약해 보겠습니다.

 

 카튜사 바슬로바는 농노인 어머니와 떠돌이 집시 아버지 사이에서 여섯 번째 사생아로 태어나 여지주 집에서 반은 하녀처럼 반은 양딸처럼 자랐습니다.
 16살이 되던 해에 지주의 조카인 네홀류도프가 고모집을 방문하였다가 카튜사를 유혹하여 사랑의 불장난을 하고 돈을 주고 떠납니다. 그 뒤 카튜사는 아이를 낳고 이것이 죄가 되어 주인집에서 쫓겨나 온갖 궂은일을 하며 전전하다가 매춘의 길에 들어가 살인사건에 휘말립니다.
 네홀류도프는  우연히 지방재판소의 배심으로 참석했다가 카튜사의 재판과정에 관여하게 됩니다.
 여기서 배심원들은 카튜사가 죽은 사내에게 수면제를 먹인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단지 사내의 괴롭힘에서 벗어나고자 한 행위였고, 돈을 훔치지 않았고, 돈을 훔치지 않았으므로 죽일 의도도 없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런데 유.무죄를 묻는 법원 질문서에 답변서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유죄임. 단, 살해할 의도는 없었음.”이라고 할 것을 “유죄임. 단, 절도할 의사는 없었음.”이라고 답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하고 맙니다.
 답변서를 받은 재판장과 판사는 배심원의 이 같은 답변서가 논리적으로 잘못되었음을 알았음에도 각자 자신들의 사소한 볼 일 때문에(재판장은 내연녀를 만나는 약속 때문에, 등등) 이를 시정하지 않고 그대로 선고해버리고 카튜사는 시베리아로 유배의 길에 오르고 네홀류도프도 그 길에 동행하며 자신의 죄를 참회하게 됩니다.

 

 

 

 

 위와 같은 줄거리의 똑 같은 책을 읽고도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느끼는 바가 사뭇 다르기에 내가 느낀 바를 한 번 적어봅니다.
  
 내가 부활을 처음 접한 때는 고등학교 때이고 그때 느낀 소감은 선남선녀의 섣부른 사랑으로 얼마만큼 큰 불행을 초래할 수 있으며, 순결한 한 처녀가 어디까지 타락하게 되고 그리고 남자가 감당해야 할 도덕적 대가가 어떤 것인가를 번민하는 이야기쯤으로 이해하였습니다.

 

 그리고 1979년 갓 공무원을 시작할 무렵 우연히 부활을 다시 읽게 되었는데 그때의 부활은 전혀 다른 측면에서 나에게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무고한 사람이 죄인 아닌 죄인이 되거나, 또는 일상적 삶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멀쩡한 사람들이 유배를 가는 길에 일사병이나 전염병에 걸려 죽게 되어도 소위 공인이라 칭하는 사람들 중 그 누구도 책임을 지는 사람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사람도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배심원들은 사소한 실수를 한 것이고, 재판장과 판사는 배심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고, 도지사와 검사, 의사는 자기 관점으로 유배를 보내도 좋을 것으로 판단하였고, 경찰, 헌병, 호송관, 교도관 등의 공무원들은 상부의 명령에 충실히 따랐을 뿐이고.....


 죽어간 죄수를 포함한 빈민들의 피땀과노동을 착취하여 만들어진 세금으로 녹을 먹는 자들 모두가 자신은 자기 직분에 충실하며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자부심을 지니고 있으며, 나아가 뜻하지 않게 죽은 사람들이 귀찮은 존재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실에 놀랍고 혹시 나도 그런 몰염치한 공무원에 해당되지 않는가하고 반문을 해보기도 하였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은 물과 같은 존재로 물 그 자체로는 같으나 빨리 흐르기도 천천히 흐르기도, 때로는 차기도 때로는 따뜻하기도, 어느 날은 흐리기도 어느 날은 맑기도 한 존재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같은 인간일지라도 처해진 환경에 따라 잔인해지기도 하고 인자해지기도 하며, 부유층의 고상함이나 빈민층의 무지함이나 범죄자의 잔인함이나 모두가 인간이기에 처한 환경에 따라 그렇게 변할 뿐이라 하며 인간에 대한 회의와 연민을 함께 느끼게 합니다.

 

 또한 법률이니 제도니 하는 것들은 대지주나 귀족 세력들 소수가 농사를 짓는 다수의 농민들이 골고루 가져야 할 땅을 독차지 하여 경계와 울타리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넘보지 못하도록 만든 지극히 불공정한 룰이고,
 법의 심판이라는 것도 굶주려서 죽을 것만 같은 빈민들이 죽음 면키 위해 그 경계를 넘는 불가피한 생존행위를 징벌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며,
 그러므로 죄를 지은 당사자는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빈민들이 굶어 죽도록 방치하는 기득권자들이지 생존을 위해 경계를 침범하는 굶주린 빈민들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종교적 행위에 대해서도 예수는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그것이 예수의 살이고 피라는 따위의 주술적인 행동을 금했으며, 교회당 자체를 금하고 자기는 제단을 헐어버리기 위해 왔으며, 교회 안에서 요란한 기도를 하기보다는 혼자서 진리 속에서 기도를 하며, 남을 재판하고 구속하기보다는 구속된 자들을 자유롭게 해방시켜주기 위해 왔다고 합니다.
 예수의 뜻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부를 포함한 교인들은 구속된 자들을 해방시켜주기는커녕 가난한 자들의 피와 땀으로 빚은 술과 빵을 가지고 온갖 주술과 위선으로 재판과 구속을 합리화시키고 공고화시켜준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내가 이번에 특별히 새롭게 느낀 점은,
 첫째, 오늘날의 빈부의 격차와 시대상황 흐름이 왠지 그때와 판박이라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실제로 톨스토이는 빈민구제를 위해 사유재산을 부정하고 농노제도를 폐지하는 사회운동을 하면서 부인과의 불화로 가출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말하자면 이때부터 이미 사회주의, 공산주의 혁명의 씨앗이 움트고 있었는데 감각이 예민한 톨스토이와 같은 사람이 이를 감지하고 앞장서 실천에 옮긴 것 아닌가 싶습니다.


 지독한 빈부격차 ⇒ 사회주의 혁명. 
 지독한 빈부격차 ⇒ 미국 월가의 데모.

 

 

-배내골의 여름과 지금의 풍경입니다.

  감나무의 감이 노랗게 익어갑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대목은 공산주의, 사회주의를 우월한 자본주의 극치의 미국 월가에서 99%의 데모가 시작되었다는 점입니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경제발전의 열기가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하를 녹이듯 자본주의의 빈부격차가 결국 기득권의 빙하를 녹일 수도 있다는 예감?????

 

 둘째, 인간이라는 존재가 인간 그 자체에서 얼마나 멀어져 있으며, 또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인간은 본래 자연 상태의 대지와 같은 존재입니다.
 대지는 비가 오면 비에 젖고, 해가 나면 햇볕을 받으면서 자신의 품고 있는 자양분으로 온갖 식물을 키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합니다.
 인간 역시도 그 본성에는 연민과 자비심 또는 동정심과 같은 선한 심성이 있어 남의 아픔에 눈물 흘리기도 하고 보듬어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비옥한 대지일지라도 그 위에 아스팔트 포장을 하고 나면 그 곳에는 생명이 자라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간도 자신을 보호하는 직책이나 직위에 포장되고 나면 선한 심성을 지닌 본연의 인간성은 잃어버리고 오직 직위와 직책이 그 사람을 대신하면서 인간의 본성이 묻혀버립니다.
 나아가서는 그 직위와 직책을 지키기 위해서 선량한 양심을 버리는 것도 모자라 공정성이니 공공성이니 하는 무기로 인간의 본성을 위선덩어리로 더욱더 견고하게 포장해 버립니다. 

 내가 요즘 창원시청 직원과 창원교육청 공무원을 상대하면서 느끼는 바는 이런 직위와 직책의 포장을 지키느라 자신을  인간이기보다는 조직의 부속품으로 전락시켜 버리는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나는 그런 그들을 보면서 답답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측은한 생각도 듭니다.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조직의 부속품이라니...

 

-펜션 텃밭에 심은 배추가 자연의 힘에 이끌려 나날이 자랍니다.

 

 톨스토이가 부활을 쓴 19세기나 지금의 21세기나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니고 있는 끝없고 어리석은 욕망과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사회적 인간적 갈등은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벼가 익어가는 들판을 보면서 한 번쯤은 대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본성을 되돌아보았으면 합니다.

  내가 공무원을 막 시작할 무렵 직속상관이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홍기사, 건축허가 업무가 네한테는 매일 몇 건씩 처리하는 늘상의 업무이지만 민원인 입장에서 보면 평생에 한 번 짓는 집이다.
 그 사람이 집터를 고르고 사는데 얼마나 고민을 하였으며, 또 그 돈을 장만하는 데는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냐? 그리고 등기를 하고 각종구비서류를 완비하여 네 앞에 건축허가신청서가 접수되기까지는 숫한 우여곡절을 거쳐 마지막으로 네한테 왔다. 그런데 네가 어줍짢은 사유로 쉽사리 반려처분 해 버리면 그 사람은 어떻게 되겠느냐?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끄지는 심경일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항상 그 민원인의 입장에서 깊이 생각해 보아라.”라는 주문을 종종 하였습니다.

 

 

-추석날 아버지 산소에서 찍은 고향 바다풍경입니다. 

  내가 놀던 남해 지족마을인데 참 아름답죠. 

 

 

 요 며칠간 내가 겪은 공무원들의 모습이 부활에 나오는 공무원들과 너무나 흡사하여 이 책을 몇 부 사서 공무원들에게 나눠주었는데 그들은 이 책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요즘 인기절정에 있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우기는 그 여인을 만나느라고 혹여 카튜사와 같은 억울한 죄인을 만들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네요.

 

 

-유명한 남해의 죽방렴 체험장입니다. 

 

 

 
 -비가 내리는 가을의 초입에 배내골 에코펜션에서-

Posted by 땡삐 선비(sun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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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교육 2013.09.30 14: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영화로 봤는데...
    그 때는 뜻도 모르고... 저도 다시 보고 싶습니다. 참 이번 4일부터 해딴에에서 하는 팸투어에 오시는지요?

  2. 삼식 2013.09.30 16: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비님 오랫만입니다.
    초야에 묻혀 지내시는 모습이 부럽네요/
    글구 하나 여쭤보입시다.
    담주 신불산 등산예정인데, 하산코스를 배내고개로 하려고 합니다.
    당일치기 인지라, 다시 주차한 배내골로 오려면 버스가 있는지요,
    아님 콜택시가 가능한지요?
    시간되면 같이 등산하심이 ---
    금주 토욜갈 예정입니다.

  3. 장복산 2013.10.01 05: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래 인간은 그런 멍애와 굴래를 짊어지고
    세상을 살아 가도록 조물주가 설계하고 만들었다는 생각임.~!
    인간은 욕심을 바리지 못하도록 미리 살계가 되어 있다는 생각도 함.
    인간이 버리지 못하는 욕심 때문에 모든 일들이 생기는 것 같다는 생각.!

    그런데.
    실제 그런 인간의 욕심이 없다면 세상을 살아 갈 맛이 없을 것 같음.
    정말 세상에 악한 사람은 절대~ 없고
    오른쪽 뺨을 때리면 왼쪽 뺨을 내어 놓는 사람들만 산다면.
    정말 재미 없을 것 같음.~

    도둑넘도 있고 깡패쉬키도 있고.
    그래야 경찰도 필요허구, 검사도 필요허구
    법만드는 구케의원 나리들도 필요허구
    법을 다스리는 판사들도 필요할 것 같은 생각이 듬
    ㅋㅋ

11월 28일 수 맑음

 

 아침 7시 포행을 나서 가북공원묘지를 가보았습니다.
 묘지의 커다란 비석과 석물들의 치장을 보노라니 왠지 서글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행위들이 과연 조상의 은덕을 기리기 위함인지, 자신을 과시하기 위함인지?
 제가 보기엔 아마도 후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후에는 노트북을 고치느라 버스를 타고 거창읍내를 다녀왔습니다. 버스 계단을 기어서 오르는 할머니를 포함 나이 많은 노인네들을 보면서 새삼 그들이 짊어지고 살아왔던 무겁디무거운 삶의 무게를 느꼈습니다.

 

 오후 6시 무렵 창원교육청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내가 5년 전에 창원교육청으로부터 임대를 받아 경남해양체험학교로 운영하던 귀산분교를 교육청이 공적으로 사용하거나 공개경쟁입찰을 부쳐야 한다며 학교를 비워달라는 것입니다.
 사실 나는 평소부터 지역사회를 위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한 번은 하기로 마음먹고 있었고, 그 꿈을 내가 사는 동네에서 실현해보고자 하였습니다.
 삼귀동은 해군기지와 무역항로로 조업구역이 계속 잠식되어 쇄락해 가는 어촌에서 새로운 소득원 창출이 필요하고, 그 방안의 하나로 마을주민과 함께 영어조합법인을 설립하고 이 폐교를 임대 받아 요트학교를 운영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통합 창원시가 되기 전 마산은 마산대로, 진해는 진해대로 서로 요트학교를 하겠노라 하는데  가장 경제적 여력이 있는 창원시는 관심조차 없으므로 우리 마을이 앞장서 이 사업을 해보기로 한 것입니다.

 

 

                                -용암선원에서 나의 동반자 똥작대기입니당~

 

 하지만 막상 추진과정에 현금출자에 부닥치자 주민들은 선뜻 나서지를 않으므로 4명으로부터 5백만원을 출자 받고 나머지는 결국 내가 모두 투자를 하였습니다.
 학교를 리모델링하는데 2억 정도, 바다에 요트와 계류장 시설을 하는데 2억원 정도를 투자하였지만 해마다 3천만원 안팎의 매출에서 2천2백만원의 임대료와 공과금을 내고나면 내 인건비도 남지 않는 적자운영을 하여 왔습니다.
 해마다 누적되는 적자경영에 지쳐 지난해부터는 심각한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창원교육청에 임대료를 낮춰 달라고 하소연도 해 보았습니다.
 그러자 입찰로 계약한 것이므로 지금으로선 낮춰 줄 수가 없으며 5년 만기를 채우고 재계약을 할 때는 수의계약이 가능하니까 힘이 들더라도 그때까지 임대료를 착실하게 내고 이미지를 잘 관리하였다가 그때 가서 보자는 담당공무원의 말에 실낱같은 기대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임대만기 시점이 되자 창원교육청의 교육장부터 담당직원에까지 모든 담당공무원이 바뀌었고, 새로 온 공무원들은 과거는 알 바 없고 무조건 공개경쟁입찰을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여 나는 교육과학기술부에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법률 질의회신까지 받아 제시하였으나 그들은 법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공익성과 공정성을 이유로 기어이 공개경쟁입찰을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며칠 전 블로그에 언급하기도 했습니다만 공익과 공정성에 대한 공무원 이야기 하나를 더 하겠습니다.

http://sunbee.tistory.com/entry/남자가-머리를-깎는-이유와-여자가-미용실-가는-이유

 나는 10년 전에 창원시 사림동 주택지에 있는 유치원부지 땅을 하나 샀습니다. 그런데 80년대 이후 출생인구가 감소하면서 유치원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고 교육청에서는 창원시내에는 유치원설립인가마저 내주지 않는 실정입니다.
 하여 용적률 200%에 4층까지 지을 수 있는 이 땅을 용적률100%에 2층까지의 단독주택지로 토지이용계획을 변경해 달라는 주민제안서를 창원시청에 제출하였습니다.
 창원시는 토지이용계획을 변경하는 것은 주민제안민원이라고는 하지만 창원시에 있는 전체 유치원부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하고,
 나는 “지금까지 창원시는 단독주택지에 시립어린이집을 지으면서 토지이용계획변경 절차도 없이 개별적으로 건축을 하고서는 유독 민간인 재산권은 공익을 앞세워 전체 유치원부지를 묶어서 권리행사를 제한하느냐?”하자,
 담당 공무원들 왈 “시에서 하는 것은 누구 개인이 좋아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편익을 위한 공익사업이니까 법상 하자가 없는 것이고, 개인이 하는 것은 순전히 사익을 추구하는 것이므로 공익적 관점에서 미래의 가치까지 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논리는 단순합니다.
 공무원이 하는 일은 공익을 위한 일이므로 국법이나 국민으로부터 간섭받을 필요가 없고, 개인이 하는 행위는 모두 사익을 추구하는 일이므로 오늘의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미래의 관점에서도 공익에 반하는 일이 없는지 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공익적 가치와 현직 담당공무원들의 공익적 가치의 생각에 는 너무나 큰 장벽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 같으면 나는 기어이 그 장벽을 넘고야 말 것입니다만 지금은 장벽 앞에서 항복하는 길을 택하기로 하였습니다. 
 투쟁해서 내가 누리는 승리의 기쁨보다 항복하여 상대가 기쁨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 상대를 행복하게 하고 내 마음을 다치지 않는 것임을 이제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차분히 정리해서 생각해보니 내 스스로가 버리지 못하는 집착과 구속에서 나를 해방시켜 준 구세주가 그 공무원들 아닌가 싶습니다.

 

 세상사가 그런 것 같습니다.

 

 내가 직장을 얻는 날부터 나는 직장의 것이 되었고,
 내가 아내를 얻는 날부터 나는 아내의 것이 되었고,
 내가 자식을 얻는 날부터 나는 자식의 것이 되었고,
 
 내가 담배를 피우는 날부터 나는 담배의 것이 되었고,
 내가 술을 마시는 날부터 나는 술의 것이 되었고,
 내가 자동차를 타는 날부터 나는 자동차의 것이 되었고,

 

 그리고,
 내가 학교를 임대받은 날부터 나는 학교의 것이 되었고,
 내가 땅을 사는 날부터 나는 땅의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언제부턴가 나는 꽤 많은 것을 가졌고, 가진 만큼 그것들에 집착하고, 집착하는 만큼 그것들로부터 구속 받고 살았음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나로부터 너무 멀리 떠나 있음을 깨달았고, 이제는 참된 나에게로 돌아가려 합니다.

 그런 점에서 내게 깨우침의 기회를 만들어 준 공무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내게 깨달음을 준 것과는 별개로 여러 대중들을 위해서 공무원들에게 한마디 하고자 합니다.
 공무원들은 누구나 공익과 공정을 앞세우지만 사실은 자신들의 안위를 먼저 염려하는 것은 아닌지 아래 이야기로 한번쯤 되돌아보기 바랍니다.

 

 연평도에 북한군 포탄이 연신 떨어지고 선창에는 피난민 수천명이 발을 동동 구르며 아비규환인데 피난민을 실고 갈 구명정은 고작 10톤 정도의 작은 군함이고 선장은 상부로부터 가장 공정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피난민을 구출하라는 명령을 받은 바 있습니다. 
 선장은 작전회의를 열어 선원들에게 각자 의견을 말하라 합니다.
 
 의견1 :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구하려면 몸무게가 가벼운 순서로 태워야 합니다.
 의견2 : 임산부는 두 명의 생명이 달려 있으므로 임산부부터 구해야 합니다.
 의견3 : 국가의 장래를 위해 능력 있는 젊은 사람부터 먼저 구해야 합니다.
 의견4 : 능력은 있지만 강간, 절도를 저지르는 질이 안 좋은 사람도 있는데 이런 사람도 같이 취급할 수는 없습니다. 

 의견5 : 강간범, 절도범과 같은 법률적 판단은 사법부가 할 일이고 이미 죄가를 치른 이상 똑 같은 국민권리를 누려야 합니다.
 선장 : 아직도 집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국민의 군대는 이들에게 적어도 기회는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의견6 : 지금까지 오지 않는 사람들은 앉아서 죽으나 서서 죽으나 마찬가지라 생각하는 사람들이므로 1분1초가 다급한데 시간 낭비할 여유가 없습니다.
 의견7 : 나름 판단을 하여 그런 결정을 한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상황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그런 것이니 일단 상황설명을 해 줄 의무는 있습니다.
 선장 : 그러면 최종적으로 구조할 사람을 가장 공정하게 뽑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의견8 : 전시일수록 국가 재정이 많이 필요하므로 돈을 많이 내는 사람 순으로 해야 합니다.
 의견9 : 사람 목숨을 돈으로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사다리를 타거나 추첨을 해야 합니다.

 

 선장은 이 작전이 끝나고 자신이 책임져야 할 모든 점을 염두에 두고 최대한 공정하게 임무를 완수하려고 노력하는 중에 적 포탄 한 발이 날아와 이 인명구조선마저 격침시키고 말았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군사재판에서 선장은 어떻게 될까요?
 판결1 : 그는 최후의 일각까지 민주공화국의 군인답게 공정한 작전수행으로 국민에게 민주주의와 정의에 대한 가치와 신념을 심어 준 공로가 지대하므로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합니다.
 판결2 : 그는 전시라는 특수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요령부득으로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재산을 지켜내지 못하였으므로 군인자격을 박탈해야 합니다.

 

 공무원들에게 고하고자 합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책임을 따지자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책임을 면할 수는 없습니다.
 어차피 그 책임은 내 몫이 아니라 하늘의 몫입니다. 대신 내 몫은 자신의 이익관점에서 판단을 했느냐, 국민의 이익관점에서 판단을 했느냐 하는 스스로의 양심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자 어리석은 자는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쳐다보고, 현자는 달을 쳐다본다고 합니다.
 법과 제도의 지향점이 백성과 달에 있음이지, 공무원과 손가락에 있음인지 생각해 볼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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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땡삐 선비(sun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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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장복산 2012.12.05 10: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비님은 용암선원에서 이미 도를 통하신 모양이구려.~
    이제 하산하셔도 되겠습니다.
    내일 모래하는 갱불 송년회나 참석하심이 어떨런지여.~?
    모과통술에서 지둘리리다.~!

  2. 땡삐 선비(sunbee) 2012.12.05 22: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술 끊고 답배 끊고 했는디
    그야말로 십년공부도로아미타불 되겠습니다.ㅎㅎㅎ

  3. J 2014.11.08 05: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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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도청 후문 쪽 용호동에 있는 한 식당에 들렀습니다.

  90년대 초만 하드라도 이 곳 갈비집, 한정식 등 고급음식점들은 도청직원들과 접대손님들로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넘쳐나고 자정까지 간판불이 꺼지지 않는 호항을 누렸습니다.

 하지만 IMF를 거치면서 도청의 구내식당을 민간에게 위탁하고부터는 구내식당의 식사가 외부 식당보다 값이 싸고 질이 좋으므로 오히려 외부의 박봉 샐러리맨들이 도청구내식당을 찾을 정도로 역전이 되었습니다.

 

 도청에 오랫동안 근무했던 직원들이나 출입기자들은 기억할 것입니다.

 예전에는 점심시간이 되면 도청후문에서 용호동 식당가에 이르는 보도는 도청직원들의 발걸음들이 줄을 이었고 신호등 건널목이 비좁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점심시간에 건널목 신호등에 대기하는 공무원은 눈을 닦고 볼래야 볼 수가 없고 대신 도청 앞에 있는 오피스프라자라는 오피스건물에서 나오는 젊은 여직원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도청과 같은 관공서가 있다고 하여 상권이 좋다는 이야기는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정황은 비단 도청주변만이 아니라, 지금의 창원시청 옆 상권은 공무원보다 청소년들이 더 붐비고, 가장 근래에 지은 진해구청 옆에는 생각보다 음식점이 몇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찾은 식당주인은 요새 도청에 짜장면 몇 그릇 팔아가지고 겨우 입에 풀칠하고 사는데 도청을 이전한다고 지랄병들을 하니 돌아버리겠다.”며 도청이전 공약을 두고 게거품을 물었습니다.

 이집은 본래 밀면과 냉면을 주 메뉴로 하는데 요즘 장사가 하도 않되 궁여지책으로 짜장면 만드는 기술을 배워 팔면서부터 도청직원들이 야근을 하면서 짜장면을 배달시켜먹는 통에 그나마 겨우 입에 풀칠 할 정도라 합니다.

 이러한 식당주인의 입장에서 보면 도청이전은 그야말로 10년공부 도로아미타불이요  마른하늘에 날벼락 그 자체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위 식당주인보다 더 가슴치고 통탄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바로 창원원주민들입니다.

 90년대 들어서는 보상금을 제대로 주었지만 70~80년대 유신군부독재시대만 하드라도 국가산업단지를 개발하면서 원주민의 문전옥답을 그저 빼앗다시피 헐값으로 가져가서는 널찍널찍한 도로 만들고, 공원 만들고, 청사부지 만들고 저들 마음대로 해놓고서는 이제 와서 창원이 좀 살만하다 싶으니까 시청을 이전한다, 도청을 이전한다며 지랄을 한다는 것입니다.

도청부지를 팔아서 경남도의 빚도 갚고 진주에 제2청사를 짓는데 떼어준다고 하는데 도청을 꼭 가져가고 싶으면 도청부지는 원주민에게 돌려주거나 원주민공원으로 조성해야지 국가가 원주민한테서 땅 뺏어서 땅장사를 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이야기냐며 흥분을 합니다.

 

 
 그렇습니다.
 오늘날 창원을 찾는 사람이면 누구나 시원스레 뚫린 도로와 도심 곳곳에 잘 꾸며진 공원들에  감탄사를 절로 토해냅니다. 하지만 이렇게 화려하고 멋진 모습의 도시 이면에 유신과 군사독재의 무지막지한 착취와 창원원주민의 뼈아픈 희생이 있었음을 기억하는 이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산이 높을수록 계곡이 깊고,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가 선명하듯 오늘날 창원의 명암은 이를 보고 느끼는 감탄사의 크기만큼이나 원주민의 한탄 또한 컸음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경남도청이전을 운운하는 훙준표 경남도지사후보는 경남도청부지가 창원원주민에게 있어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다시금 살펴보기 바랍니다.
 원주민으로부터 빼앗은 땅을 팔아서 정부가 땅장사를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은 다시는 입에 올리는 일이 없도록 해주기 바랍니다.
 또한 각고의 노력 끝에 짜장면 몇 그릇 팔아 겨우 입에 풀칠하고 사는 서민들 눈에 피눈물 나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바랍니다.

 

 

 

 

 

 

Posted by 땡삐 선비(sun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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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장목산 2012.11.22 12: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은 국가에서 투자하고 정치꾼들이 뚜쟁이 노릇하면서
    부동산투기에 제미좀 보는 모양입니다.
    도청팔아 먹고 다음에는 시청도 팔고 구청도 팔면 돈좀 되겠네여.~
    정치권에서 정말 한심한 일들이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는 세상입니다.

    • 최정욱 2012.11.26 10:46  댓글주소  수정/삭제

      경상남도 전체를 놓고본다면 도청의 이전 및 서부경남에 제2 도청 청사를 짓는 것은 아주 합리적인 생각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고향이 경남이면서 출향인사지만 창원 통합시 출범이후 정치권이나 초대통합시장들이 보여준 눈치보기식 행정처리는 분통을 사게하지않았던가요? 박완수 시장이 홍준표씨 공약을 표풀리즘으로 매도하는 것을 보고 참 쓴 웃음이 나옵니다. 님비 (Not in my back yard: NIMBY)현상으로 사태를 보는 것 보다는 경상남도 전체 차원의 균형 감각을 가진다면 도청사 및 통합 창원시 청사 소재지를 달리하여야 하며, 경기도 제2청사와 같이 경남 서부권을 위한 분청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료됩니다. 창원시민이 겪었다는 손실감에 비해 여타 경남 도시나 지자체가 겪은 박탈감도 더 작지는 않다는 점도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창원시가 경남을 대표한다는 식의 우월감을 가지면 않됩니다.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낀 마산, 진해, 진주 지역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자면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지나가다가 2012.12.10 2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청이 처음부터 창원에 있었나요? 아니지 않습니까? 창원지역 피눈물흘리면
    서부경남은 아사합니다.

  3. 박그네편 2012.12.20 1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남도청도 경북도청처럼
    원래부터 박근혜편이었다!
    나.쁜.놈.들

아래 글은 오마이뉴스에 난 기사입니다.
 페이스북에 ‘가카 빅엿’이라며 대통령을 비하하는 글을 올렸다하여 대법원으로부터 법관 재임용에 탈락한 서기호 판사에 대한 동료법관들과 사법공무원들의 반응과
 창원시 내부사정을 블로그를 통해 외부에 알렸다고 퇴출대상이 된 창원시청 공무원 임종만씨에 대한 창원시 공무원들의 반응이 너무 대조적입니다.

 위계질서와 권위주의의 상징인 사법부에서 대법관의 령에도 항거하는 이 시대에 창원시 공무원 조직은 어찌된 판인지 공무원노조 고문인 임종만씨가 홀로 1인시위를 2주간이나 하고 있어도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면서 침묵만 지키고 있습니다. 

 누구 말대로 창원시 공무원노조는 죽은 것인지, 아니 창원시 공무원들이 모조리 죽은 것인지, 아니면 혼백은 다 빠져나가고 사람가죽만 남아 있는 공무원만 있는 것인지 그 속을 알 수가 없네요.

                                                                    홀로 1인 시위를 하는 창원시 공무원 임종만씨           
                 - 실비단안개님의 사진-
                                 
오마이뉴스 기사 전문

비통하다...사법부가 죽음의 늪에 빠졌다"
슬픈 뉴스... 판사다운 판사 1명을 잃었다
서기호 판사 '연임 탈락'에 대법원 게시판 '부글부글'... 법원노조 성명 발표
 
페이스북에 '가카의 빅엿'이라는 표현을 써 논란을 일으킨 서울북부지법 서기호 판사가 7일 오후 인사위에 출석하기 위해 서초동 대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서기호

"이 시대에 가장 판사다운 판사 1명을 잃었다. 그러나 더 가슴 아픈 것은 판사 1명을 잃은 것이 아니라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판사의 정신과 기개를 잃었다는 것이고 우리 법원은 이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이다."(이옥형 서울고법 판사)

"사법부가 사법불신이라는 죽음의 늪에 스스로 빠져 버렸음을 선언한다."(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성명)

10일 오후 대법원이 발표한 판사 연임 발령문에 '서기호'라는 이름은 없었다. 대신 서기호 판사에게는 대법원장 명의로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는 결정문이 도착했다.

서 판사는 이 때를 "헌법상 신분이 보장된 판사에서, 10년 계약직 직원으로 전락한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서기호 판사의 연임탈락 결정이 알려진 10일 오후 법원 내부의 충격은 컸다. 판사들과 법원공무원들은 분노했고, 일부는 공개적으로 대법원을 성토했다.

서 판사 "10년 계약직 전락...조만간 돌아오겠다"

먼저 당사자인 서 판사는 대법원으로부터 연임불가 통보를 받은 직후인 10일 오후 법원게시판에 '두번의 충격'이라는 글을 올려 현재 심경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일단 임기 만료일인 17일까지 법관생활을 충실히 한 뒤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을 해 나갈 계획이다.

서 판사는 "오늘 아침, 각종 언론에서 저의 재임용 탈락 소식이 보도된 것을 보고,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법관인사위원회에서 충분히 소명하였기에 (연임이 되리라고)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연임 탈락이 예상치 못한 결과였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재임용 탈락 공문을 받고서, 또 한차례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공문에 적힌 연임 불가 사유가 "귀하에 대한 10년 동안의 근무성적평정결과 및 법관인사위의 연임적격에 관한 심의결과 등을 종합하여"라는 문구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판사가, 철저한 비공개 원칙으로 10년 동안 근무평정이 어떻게 매겨지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지내다가, 갑작스럽게 단 2주 동안 형식적인 심사절차를 거쳐, 명단도 공개되지 않은 인사위원들로부터 심의를 받고서, 마지막 통지받은 사유도 단 두 줄이었습니다."

그는 "헌법상 신분보장된 판사에서, 10년 계약직 직원으로 전락한 이 순간, 비정규직 노동자의 아픔을 절실하게 공감하게 된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일단은 임기 만료일인 2월 17일까지, 10년간의 법관생활을 잘 마무리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한 뒤 "향후 저의 거취와 나아갈 방향 등에 관하여 많은 분들을 만나 의견을 나눈 후 추후에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방침을 포함한 입장발표를 정식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 내부구성원들을 향해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 조만간 밝은 모습으로 당당하게 여러분 앞에 서겠다"면서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판사직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시대 가장 판사다운 판사 1명을 잃었다"

서기호 서울북부지법 판사
ⓒ 연합뉴스
서기호

서울고법 이옥형 판사는 '슬픈 뉴스를 접하고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 서 판사의 연임탈락에 대해 "이 시대에 가장 판사다운 판사 1명을 잃었다"고 통탄했다.

그는 이어 "더 가슴아픈 것은 판사 1명을 잃은 것이 아니라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판사의 정신과 기개를 잃었다는 것이고 법원은 이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이제 판사들은 법원장으로부터 근무평정을 좋게 받지 못하면 판사직을 그만 두어야 한다는 냉엄한 현실을 목격하였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판사들의 현실을 이렇게 표현했다.

"사건처리를 못하면 그것을 이유로, 사건처리를 잘해도 조직적응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인간관계가 원만해도 판결에 나타난 국가관이 이상하여 균형감이 없다는 이유로, 무슨 이유로든지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로 좋지 않은 평정을 받을 수 있다. 부장과도 원만하게 잘 지내야 한다. 합의하면서 자기 생각은 살짝만 말해보고 부장의 의견이 다르면 얼른 물러서야 한다. 법원장이 주최하는 모든 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하여야 한다. 법원장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였는지 나는 알 수 없다."

이 판사는 "나는 운이 좋아 2년 전에 연임이 되었다"며 서 판사가 2009년 촛불재판 파동 때 평판사 회의 주도, 작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친 것이 연임결정에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을 의식한 듯 "그도 2년 전에 연임심사를 받았으면 과연 오늘과 같은 결과였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제 우리 모두는 남은 임기를 카운트하면서 살아야 하는 가련한 인생을 살게 되었다"고 한탄하면서 대법원을 향해 "이 시대 사법부는 국민에게 법원을 믿어달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모든 판사들이 오로지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재판할 것을 기도하였으나, 그 반대로 억압과 배제, 통제와 관리의 시대가 도래하였다"면서 "그래서 나는 쫓겨나는 그가 슬픈 것이 아니라 남아있는 우리의 처지가 슬픈 것이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다만 위안이 있다면 역사는 진보하고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그를 보내고 할 말은 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법원노조 "대법원장 사퇴" 목소리 높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는 지난 7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서기호 판사 연임배제시도 및 이정렬 판사에 대한 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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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법원 일반직 공무원들로 구성된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도 성명을 내고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양승태 대법원장은 즉각 사퇴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본부는 "비통한 마음으로 오늘 또다시 사법부가 사법불신이라는 죽음의 늪에 스스로 빠져 버렸음을 선언한다"면서 "양승태 대법원장은 영화 <부러진 화살>을 계기로 터져 나오는 국민들의 사법불신이 '소신 판사 연임 배척 결정'으로 이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 버린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대법원에 경고했다.

법원본부는 ▲ 불공정하고 정치편향적인 법관인사위원회 즉각 해체 ▲ '법관 길들이기'로 전락한 법관 연임 절차 개선 ▲ 사법신뢰 회복을 위한 전면적 사법개혁 단행을 대법원에 요구했다.

법원내부게시판에는 서 판사를 격려하고, 대법원을 성토하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서 판사의 연임탈락에 대해 적지 않은 판사들과 법원공무원들이 사법부독립 차원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서 판사가 법적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이번 사태가 사법파동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Posted by 땡삐 선비(sun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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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비단안개 2012.02.11 08: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 분 다 돌아오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기를..

  2. 2012.02.12 1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林馬 2012.02.12 21: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 말입니다.
    저 역시도 아쉬움이 많습니다.
    노조의 역할이 어떤것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지만 이렇게 따가운 눈총도 감내하며
    방기하는 노조를 보니 마음이 아픕니다.
    그러나 노조따위 없어도 저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해 나갈것입니다.
    내내 지켜봐 주시고 지지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