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을 보면서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할까요? 지난해 겨울 거창의 용암선원이라는 절집에 머무는 동안 산행을 갔다가 이 표식을 보고 따라갔다가 길을 잘못 들어 식겁한 적이 있습니다. 올해 들어 또 절집에 와서 이곳을 지나다 문득 느끼는 바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곳 지리를 모르는 등산객이 보면 이정표라 생각하고 길을 계속 갈 것이고, 이미 지리를 잘 알고 있는 마을 사람이 보면 그냥 헝겊이 걸려 있다고 생각하고 무심히 지날 것입니다. 불가에서 '도와 부처는 처처에 있으되 보는 자는 보고 못 보는 자는 못 본다'고 하였습니다. 남들이 이정표라 생각하고 헝겊이라 생각하는 그 속에 도가 있음을 나는 보았으니 나는 그 물건이 도와 부처라 봅니다. 도대체 길이란 무엇입니까? 사람들이 ‘왕래하기 좋은 통로’정도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