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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22 세상에는 참 많은 세상이 있습니다.

 우리는 TV를 보면서 아프리카나 인도네시아 정글 속에서 원시생활을 하는 종족의 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저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구나!’하며 신기한 눈으로 봅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람들은 저녁 9시에는 KBS뉴스를 보고, 현대나 기아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타며, 삼성이 만든 핸드폰을 사용하며 그냥저냥 대동소이한 삶을 살아간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창의 산골마을에 들어와 두 달가량 살면서 느끼는 바로는 한 시대를 사는 대한민국 국민도 참으로 다른 세상들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도시세상과  농촌세상입니다.
 오늘날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 중에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없으며, 누구라도 이메일 주소 1개 이상은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이슈꺼리 뉴스는 인터넷 검색창에서 실시간으로 떠는 뉴스를 볼 것입니다.
 또한 중앙지와 지방지 신문 한 개씩은 받아보며 나름 세상 돌아가는 형국을 판단하며, 주식에 투자를 하기도 하고 선거에서 누구를 찍을 것인지를 판단하기도 합니다.
 이들에게 이와 같은 인터넷과 정보가 차단된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잠든 산골의 풍경입니다.

이런 곳에 무슨 인터넷과 이메일이 필요하겠습니까? 

 

 

 하지만 지금 내가 머무르는 용암리 산골의 동네에서는 컴퓨터가 있는 집은 2년 전에 외지에서 이사 온 단 한 집뿐이고, 원주민들은 컴퓨터와 인터넷의 개념도 구분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몇몇이 스마트폰을 휴대하고는 있지만 송수신기의 용도 말고는 전혀 소용이 없습니다.
 신문은 군청에서 배부하는 군정소식지가 마을회관에 몇 부 뒹굴지만 누구도 관심을 보이는 이가 없습니다. 이들이 바깥세상의 소식을 듣는 통로는 오로지 TV 하나뿐입니다.
 이들에게는 바깥나들이와 농사와 관련 있는 일기예보 말고 다른 정보는 별 관심도 없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왜 권력자들이 TV방송사를 장악하려는 욕심을 부리는지를 이곳에서 절실히 느꼈습니다.

 우리가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하지만 전자의 도시사회와 후자의 농촌사회 간에는 30~40년의 세대차이가 나는 각기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은 승려들의 세상과 보통 세속 사람들의 세상입니다.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시각으로 보는 승려들은,
 우리들이 비록 싸우고 찌지고 볶고 살면서도
 자식이 커가는 모습에,
 또는 회사에서 직위가 올라 어깨 힘주고 사는 맛에,
 돈을 많이 벌어 근사한 집과 자동차로 폼 잡고 사는 재미에,
 . . . . . .
 이런 쏠쏠한 낙도 모르고 일평생 자식 하나 없이 자신이 살다가 간 흔적 한 점 남기지 못하고 가는 삶이 서글프게만 보입니다.

 

 

-성철스님, 향곡스님 등 당대 대선사들이 모여 담소하는 장면.

 (목인은 방귀 끼고, 석녀는 깔깔대고 하는 그런 이야기였게죠?)

 

 

 반면에 승려들이 속인들을 보면,
 길어봤자 100년 남짓한 삶이고,
 이는 몇 겁의 세월을 두고 보면 찰나에 불과하고,
 하루살이가 길어봤자 하루를 살다가면서 먹이를 찾다가 사람 손을 피하는 꼴이나 사람이 한 평생 살며 아귀다툼하는 꼴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는데,
 영원한 존재인 영적 환희는 모른 체 찰나의 육체적 기쁨만을 쫓아 아등바등하다가 번뇌의 지옥으로 떨어지는 속가의 사람들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TV 뉴스를 안보고 산지도 1달이 넘었네요.
 저녁 9시 뉴스를 안보면 왠지 일과 중에서 뭔가 큰일 하나를 놓친 것처럼 허전하고 찜찜했는데 지난달 19일과 20일 대통령선거 개표방송을 본 이후로는 TV하고는 인연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매일 보던 TV임에도 의외로 생각이 나지를 않네요.
 이 동네에 계속 산다면 아마도 TV하고는 영영 담을 쌓을 수도 있겠죠. ㅎㅎㅎ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면,
 음 음 . . . 


 내 속에서 나온 생각도 1초 동안 수천수만 가닥으로 갈라져 온 우주로 굴러다니는데,
 세상 살아가는 사람들 각자의 생각은 얼마나 다르며,
 그런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 집단이 된 세상은 또 얼마나 다르랴!

 

내 속에서 나온 내 생각 한 톨 한 가닥도 내 마음대로 붙들어 매지를 못하는데,
 하물며 남의 생각과 세상살이를 내 무슨 수로 붙들꼬? 꼬 꼬 꼬.  

  

 

 

 

Posted by 땡삐 선비(sun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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