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금수(禽獸)도 죽을 때는 제 자리를 찾는다고 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늙고 병들면 혈육과 고향산천을 그리워한다고 합니다. 인간이 묻히고자 하는 육신의 무덤자리는 대체로 한정되어 있고, 죽은 자를 묻는 이는 살아있는 자의 몫이 됩니다. 그런데 인간 욕망의 무덤은 그 끝이 어딘지 가늠할 길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무덤은 살아 있는 자기 자신이 판다는 것입니다. 나는 요즘 민간인 불법사찰사건에 관한 장진수의 폭로내용을 보면서 ‘인간이라는 동물이 제 버릇 개 못주고, 제 무덤은 결국 제가 파는 것이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민간인 불법사찰사건은 그 내용도 황당하지만 장진수가 폭로하면서 내놓는 녹취록이라는 것에 더 황당한 느낌이 듭니다.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들은 상대방과 통화를 하면서 굳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