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산

남과 여. 로망과 로맨스. 그리고 세컨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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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단돈 12,800원에 내 아이보육 큰 힘.

선비(sunbee) 2014. 4. 8. 10:15

 내가 몇 년 전 경남해양체험학교라는 수련원을 운영하면서 청소년들로부터 느끼는 황당한 모습이 이런 것이었습니다.
 더운 여름날 오후에 교실에 입실한 초등학생이나 대학생 할 것 없이 모두가 “아휴~ 덥다! 덥다!”하면서 손부채질을 하면서 제 손으로 창문을 열거나 선풍기, 에어컨을 켤 생각을 하는 학생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자신의 손에 리모컨이 있었으면 ....  ???

 

 


 요즘 청소년들이 왜 이처럼 창문도 열줄 모르고, 선풍기와 에어컨을 켤 줄도 모르는 바보가 되었을까요?

 한 마디로 너, 나 할 것 없이 하나 아니면 둘 낳아 황제처럼, 공주처럼 귀하디귀하게 키우면서 “공부만 잘 하면 된다. 엄마가 다해줄테니 너는 공부만 열심히 해라.”하고선 온갖 간식 다 갖다 바치면서 더우면 에어컨 켜주고 추우면 보일러 틀어주다 보니 아이들은 매사 스스로 해결하려는 엄두를 내지 않는 것입니다.

 

 

 더불어 이야기 하나를 덧붙이자면 우리 집 딸내미가 막 대학을 졸업하고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빠, 내가 요즘 친구들 카운슬러다. 요새 아-들이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지가 선택을 해서 다닌 것이 아니라, 아빠엄마가 다니라카는 데로 다니다보니까 막상 대학 졸업을 하고 진로를 선택할라꼬 해도 무엇을 해야 할지 도무지 갈피를 못 잡겠다며 내한테 묻는다.”고 해서 내가
 “ 네 앞가름도 못하는 주제에 네가 무슨 카운슬러 노릇을 한단 말이고?”
 딸내미 왈,
 “그래도 나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논 깨 내가 가야 할 방향 정도는 알고 있고, 친구들이 그 점을 인정하니깐 .....
 예전에는 몰랐는데 지금에 와서 보면 아빠엄마가 유치원 때부터 모든 선택권을 내게 준 것이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런 우리 집 딸내미는 취업을 하여 프리랜스로 일하면서 대학원까지 졸업했지만 아직도 제 밥값을 못하고 있습니다.
 하여 나한테 많은 질책을 듣긴 하지만 나는 내심으로는 크게 걱정은 않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저를 사육이 아닌 방목으로 키우면서 “내 인생은 내 것이고, 네 인생은 네 것이니 네 몫은 네가 챙기고 책임져라!”고 하였기에 스스로 야생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설이 길었네요.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인간에게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버리지 못하는 욕심이 있다면 아마도 자식에 대한 욕심일 것입니다.
 내 자식만이는 건강해야 하고, 공부도 잘 해야 하고, 명문대학을 졸업하여 좋은 직업에 호의호식하며 살아주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자식들을 키우다보면 뜻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특히 말귀를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면서 엄마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이 때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우리아이 맞춤유치원 찾기”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유치원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저자가 아이들과 뒹굴고 놀면서 아이들이 드러내는 행동양식을 직접 체험하고 관찰한 생생한 기록을 바탕으로 쓴 책입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아이들 미술치료 심리상담을 하는 우리 집 딸내미한테 주면서 “너도 아이들 상담하면서 보고, 들은 체험을 블로그에 올려봐라.”라고 주문을 하기도 했는데 이유는 이렇습니다.
 저자는 유치원 교사를 하면서 ‘골목대장 허은미’라는 닉네임으로 ‘허은미가 만든 아이들’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체험을 글로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글 중 6편이 KBS ‘TV동화’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었고, 이를 계기로 저자는 온라인상에서 유명인사가 되었고 바야흐로 이 책까지 출판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집 딸내미보다 불과 한 살 위인 저자가 이런 대형 사고를 쳤으니 딸에 대한 내 욕심에....

 

 이 책이 여느 서적과 크게 다른 점은 아이들을 기르는데 있어 막연한 이론이 아니라, 엄마들이 바로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내용들을 자세하게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치원 고르는 법과 원서 쓰는 법, 아이들에게 챙겨줘야 할 준비물과 같은 소소한 것에서부터 부모가 아이들을 두고 교사와 또는 타 부모와 교류하고 소통해야 할 내용 등, 유치원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활동과 현상들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키우면서 부모들이 이래야 좋을지, 저래야 좋을지 난감한 상황에서 고민을 해결해 주는 아동심리와 육아에 관한 정제된 엑기스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데,
 유치원 가기 싫다고 하는 우는 아이를 달래는 법, 천방지축으로 산만한 아이 바로잡는 법, 아이를 기 싸움으로 다스리는 법 등이 실려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의 말미에 참고도서로 22권의 육아 내지 아동심리학에 관련한 서적들을 기록하고 있는데 저자는 이 책을 저술하면서 아마도 그 22권의 책 내용 중에서 엄마들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이것만은 알았으면 하는 내용들만 골라 이 책에 옮겨 놓은 것으로 봅니다.
 즉, “우리아이 맞춤유치원 찾기”책은 영유아를 보육하는 엄마들이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나?”하는 당면한 현실 앞에서 가장 사실적으로, 가장 쉽게, 가장 명료하게 그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 책은 유치원교사를 꿈꾸는 예비 유치원교사나 현재 유아교육 현장에서 뛰고 있는 유치원선생님들도 반드시 한번쯤은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엄마들은 내 아이가 남들보다 뛰어나기를 바라는 욕심에 아이들이 감당도 못할 온갖 책들을 아이들에게 들이밀면서 정작 엄마 자신들은 책을 보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한 마디 하겠습니다.
 “엄마야, 나만 책 보라하지 말고 엄마도 이 책 좀 봐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