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향곡선사께서 제자 진제선사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법안문익선사가 말 못 하는 아이를 보고 게송을 읊으셨다.
여덟 살 먹은 아이 물어도 말을 못 하니
이는 말 못 함이 아니라 큰 법을 드러내기 어려움일세
뒷날에 백운단선사는 이 일을 가지고 말씀하기를, ‘어찌 말 못함이 바로 이르지 못함이랴! 대도를 온전히 드러내었네’라고 하셨다.
그렇다면 ‘드러내기 어려움일세’라고 하는 것이 옳겠는가? ‘온전히 잘 드러내었네’라고 하는 것이 옳겠는가? 일러보라!
진제스님이 답하였다.
“저는 모두에게 삼십 방을 때리겠습니다.”
“필경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동지부터 한식까지는 백오 일입니다.”
“옳고 옳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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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게 향곡과 진제 선사의 문답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두 도적이 만나 세상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함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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