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참 이상한 현상도 다 봅니다.
소득이 1천불도 안되던 시절에는 아버지 혼자서 벌어 네 자녀, 다섯 자녀를 거뜬히 밥 먹이고, 옷 입히며, 교육 시키며 오순도순 잘 살았습니다.
헌데 소득이 2만불이 넘고 그 수준이 오르면 오를수록 혼자 벌어서는 못 먹고 사는 세상이 되어가니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현상 같습니다.
그 까닭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접어두고 맞벌이가 대세인 오늘날의 가정에서 아이들 교육문제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날로 늘어나는 자폐증, 행동발달 장애아들...
미술심리치료사를 하고 있는 우리집 딸내미의 이야기로는 요즘 자폐증을 비롯한 행동발달 장애아들이 너무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합니다.
딸내미 말에 의하면 이 아이들에 대한 심리테스트와 부모면담을 해 보면 대부분 문제는 부모에게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하여 아이를 치료하기 전 부모의 습관부터 개선할 것을 주문하고 자주 면담기회를 갖자고 하지만 모두가 맞벌이를 하므로 그럴 시간이 없다하므로 하는 수 없이 아이들만 상대로 심리치료를 해 간다고 합니다.
나는 딸내미의 이런저런 경험담을 듣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부는 맞벌이 하느라고 지쳐서 별로 아이들과 같이 놀아 줄 시간도 없으려와 어울리는 시간이 없는 만큼 자신의 아이가 무엇을 원하며 무슨 놀이를 원하는지에 대해서도 알 길이 없습니다. 그리고 유치원 보내고 학원 보내고 하는 것 말고는 딱히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줘야 할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기껏 하는 일이라고는 아이들 성적표 받아보고 수학학원을 더 보내고 영어학원을 더 보내는 정도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똑 같은 교과서로, 똑 같은 학습지로 공부하며 서열만 앞서거니뒷서거니 하면서 자라난 아이들이 무슨 창의력과 사회적응력이 생겨나겠습니까?
성장기 청소년기에는 다양한 놀이와 체험을 통해 스스로 사물을 다각도로 보는 시야를 넓히면서 스스로 상황에 대처하는 적응력을 키우며, 위기와 어려움에 봉착할 때는 이를 극복하는 면역력을 길러 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고 봅니다.
요즘 청소년들이 자폐증에 걸리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것도 스스로 사회에 적응하는 면역력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심한 교육현장과 대학입시 인성평가...
오늘날의 교육현장에서는 청소년 스스로 면역력을 길러가는 체험학습이 대단히 중요함에도 학교와 학원 어디에도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없습니다.
최근에 들어서야 대학들이 입시에서 인성평가를 강화하겠다고 하니 학원들에서는 속성 인성교육 강좌를 개설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학원 강의실에 앉아 교육받는 인성교육이라는 것이란 게 안봐도 뻔한 동영상 아니겠습니까?
입시 면접관이 이렇게 물으면 이렇게 답하고, 저렇게 물으면 저렇게 답해야 한다는 모범답안을 가지고 달달 외우도록 하겠지요. 말하자면 아이들은 인성교육이 아니라 요령교육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맞벌이 하는 부모가 아이의 인성교육을 감당할 처지도 아니고, 학원에 보내자니 요령이나 터득하며 오히려 인성을 버려놓을 지경이니 참으로 마땅한 선택의 길이 없습니다.
이런 부모님들을 위하여 경남도민일보의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에서 운영하는 역사체험프로그램을 권해보고 싶습니다.
이 역사체험 프로그램은 우리고장의 역사현장을 두루 탐방하며,역사 속의 그 장소에서 선현들의 의식을 배우고 이를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프로그램입니다.
지금까지 교실에서 지도나 글을 통해서 암기로만 그쳤던 장소와 역사를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그 지역의 자연과 생태에 관한, 또는 그 지역의 음식과 풍습에 대해서도 겸하여 공부를 하게 되니 학원 강의실에 앉아 습득하는 요령강좌에 비해 비교가 되지 않는 특별하고 유익한 강좌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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