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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개의 출산과 육아

선비(sunbee) 2013. 3. 28. 13:31

 

 3달 전 거창의 용암선원이라는 절에서 동안거를 하는 동안 인연을 맺은 진돗개 암놈 ‘무명’이가 5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이름을 무명이라 붙인 이유는 들판에 돌아다니는 이름 모를 개가 따라와서 그냥 ‘복실’이라 했는데 그 동네의 개들 중에 복실이라는 이름이 많아 ‘진복’이라 바꾸었습니다.
 창원에 돌아올 때에는 개를 두고 오리라고 생각했기에 별 뜻 없이 불렀는데 임신까지 한 녀석을 두고 오자니 아무래도 맘이 짠하여 창원까지 데리고 오다보니 동네 사람 중에 진복이라는 이름이 있어 ‘아무래도 네는 이름 없이 살라는 팔자인 모양이다’ 하여 무명이라 개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데리고 온지 며칠 지나지 않아 새벽에 운동을 갔다가 개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녀석은 사냥을 하는 놈인지라 노루만 보면 어디까지든 쫓아가는 놈이기에 어디로 튀었는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이틀을 찾아 헤맸지만 행방이 묘연하여 포기를 하고 있는데 그날 저녁 늦게 누가 “동네 저수지 위 산에서 어제부터 개 짖는 소리가 들렸는데 오늘 오전까지 들리다가 오후에는 소리가 나지 않더라. 아마 멧돼지 잡는 올무에 걸려 죽었지 싶다”며 개를 포기하라고 하였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그날 밤 나는 ‘혼자 잘 살고 있는 개를 공연히 내가 데리고 와서 죽였다. 더구나 임신까지 했는데....’ 하는 죄스런 생각에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뒷날 아침 날이 밝자마자 죽은 시체라도 땅에 묻어 줄 요량으로 삽을 들고 그 곳을 갔는데 뜻밖에도 개 짓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달려가서 보니 녀석은 꼬리를 흔들며 앞발을 들고 반가와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올무에 걸리긴 걸렸는데 다행히 올무 철사줄이 굵어서 힘껏 당기면 조여들고 늦추면 풀어지고 하여 올무가 느슨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어제 새끼를 낳은 것입니다.

 

 

 

 

세번째 놈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입니다.

 

 

 

 

 

어미가 탯줄을 끊고 애기보를 벗깁니다.

 

 

 

 

 

 

애기보를 벗음과 동시 새끼는 어미젖을 빨기 시작합니다.

 

 


 혹여 개를 키우는 분께 참고가 될까봐 개의 임신과 출산에 대해 대충 소개하겠습니다.
 개가 임신을 할 때가 되면 생리가 나면서 예전에 없이 수놈을 밝힙니다.
 생리 시작 후 일주일쯤에 교미를 시키면 임신을 하고, 교미일로부터 60~63일만에 새끼를 낳습니다.
 출산의 징조로는 갑자기 밥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으며 본능적으로 땅굴을 팝니다.
 이때는 개집의 입구를 가려주고 어둡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새끼를 낳기 시작하면 약 20~30분 만에 한 마리씩 낳는데 이때 어미는 탯줄을 자신의 이빨로 끊고 양수와 피를 모두 핥아먹고 스스로 뒷수습을 깨끗이 합니다.
 사람이 거들어 줄 일은 새끼를 낳고나서 영양가 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뿐이지요.

 개의 모성은 놀랍고 감탄할 지경입니다.
 밥그릇을 주면 허겁지겁 밥을 먹으면서도 새끼들에게 젖을 물린 체로 밥을 먹고 용변을 보러 자리를 떠는 것 말고는 24시간을 새끼를 품고 지냅니다.

 

 

 

 

제일 큰 젖을 빨던 녀석이 드디어 배가 부른가 봅니다.

 

 

 

 

 

 

어미가 자리를 떠자 지들끼리 모여 잠을 잡니다.

 

 

 어미는 너무 대견하고 새끼들은 너무 귀엽습니다.

이런 맛에 애완동물을 키우는가 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