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도둑이 들었나? 담배 한 대 피우려 발코니에 서니 장독위에 뽕잎이 어지러이 떨어져있었습니다. 바람도 없었는데 .....? 된장도둑이 다녀갔나? 그 순간 또 뽕잎 몇 개가 우수수 떨어집니다. 바람도 없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마을회관 두충차 큰 나무 아래도 낙엽이 차곡차곡, 참다래와 수세미도, 그리고 화분의 화초도... 며칠 전 그 세찬 돌풍에도 끄덕 않던 잎들이 맥없이 오그라지거나 떨어지거나 혹은 새파랗게, 하얗게 질리거나 ... 이 모두가 간밤에 기습한 동장군의 짓임을 장독위의 얼음이 말해 줍니다. 그런 참화 속에서도 대나무 잎과 국화꽃은 꺾일 줄을 모르고 더 빛을 발합니다. 그리고 베란다 양지에서는 가을 열매들이 몸을 야무지게 말리고 있습니다. 세상사가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리 세찬 바람도 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