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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와 경남신문의 병적 증세는?

선비(sunbee) 2011. 4. 4. 08:57

“일을 하고 싶어 미치겠다.”

 지난달 5일 중국에서 귀국 김해공항에 도착한 후 기자들과 만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내놓은 일성이었습니다.

 “미치겠다.”라는 그의 말을 듣고 나서 왠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미치겠다가 아니라 이미 미쳐버린 것은 아닌가?’

 그는 지난해 총리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어떤 분들은 (저보고) 까도까도 끝없는 양파 같다고 하지만 까도까도 나올 게 없다.”하였는데 박영선 국회의원의 말대로 까고 까니까 계속 썩은 양파가 나왔습니다. 
 결국 말 바꾸기와 위증으로 한나라당에서 조차 부적격자라는 볼멘소리가 나오자 그는 자진사퇴를 하였지요.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는 사퇴의 변에서 "진솔하게 말씀드리려 했던 것이 잘못된 기억으로, 정말 잘못된 기억으로 말실수가 되고, 더 큰 오해를 가져오게 된 것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저에게 책임이 있다"라고 했습니다.
 즉,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는 소리를 마지못해 하면서도 ‘자신은 진솔한데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오해한다.’며 민심을 원망하는 투였습니다.

 세간에는 그의 총리인준 낙마에 동정론이 대두되고 있다고 하는데 과연 그가 동정을 받을 만한 자세와 자격이 있는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청문회에서 문제가 된 선거자금 6억원의 대출, 박연차회장과 만남, 한 달 생활비와 가족의 해외여행 경비 등에 있어서
 도지사 정도를 한 사람이 은행에서 6억 원쯤 대출 받는 것이 무슨 대수이겠습니까?
 경남도지사가 경남의 유력기업인인 박연차회장을 만나는 것도 너무나 자연스런 일입니다.
 도지사인 남편과 교수인 부인의 수입 정도면 해외여행비로 2~3년 동안 7,700만원 정도는 충분히 쓸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왜 이런 당연한 일들이 문제가 되었던 것인가요?
 그것은 겉으로 드러난 것과 그 속에 내포된 속사정 간에 뭔가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겉으로 드러내기 곤란한 속사정 때문에 스스로 기억을 감추고 속이다 보니 자신은 속았는데 정작 남들은 속지를 않으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지지요.

 그는 자신의 거짓말을 두고 ‘잘못된 기억력’이라 했는데 만일 그의 기억력이 40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정신장애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박연차회장과의 만난 시점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10여차례 묻는 질문에 그는 2007년 이후라고 우기다가 박영선의원이 정산골프장 기록을 들이대며 다그치자 2006년 가을쯤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다 오마이뉴스에서 2006년 2월 21일 창원인터내셔날호텔 출판기념회에 참석하여 박연차회장과 기념 촬영한 사진의 2월 22일자 경남신문 기사를 보도하자 그는 머리를 숙였습니다.

 여기서 기억상실증에 걸린 환자가 또 있습니다.
 그것은 경남신문입니다.
 비록 무혐의 처분된 박연차게이트 사건이지만 2006년 지방선거자금과 박연차회장간의 의혹은 불식되지 않았고, 그런 의혹의 연장선에서 김태호와 박연차회장이 만난 시점은 청문회 국회의원이나 언론들의 주요 관심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오마이뉴스가 경남신문에 보도된 내용을 찾아낸 것도 그만큼 시사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오마뉴스에서-


 그렇다면 자칭 이 지역의 대표신문이라 하는 경남신문은 그동안 무엇을 했을까요?
 경남신문사에는 2006년 2월 21일 이 기사를 쓴 기자나 편집국 직원이 있을 것이고, 설사 그 직원이 없다 하드라도 도청, 시청에 출입하는 기자들은 단체장들과 자주 어울리므로 가늠 잡아서도 대충 그 일자를 알 수 있습니다.

 자사의 인터넷 검색창에서 검색을 해 보거나, 자신들의 기억을 더듬어 보거나 간에 김태호와 박연차회장이 만난 시점을 오마이뉴스보다는 훨씬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특종 중의 특종기사를 오마이뉴스에 뺏기고 말았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모자라는 언론을 두고 우리는 무엇이라 해야 할까요?
 시사성 값어치를 아직 모르는 미성숙 저능아?
 지난 일은 깡그리 잃어버리는 심한 기억상실증?

 한 국회의원 후보는 지금 “일을 하고 싶어 미치겠다.”라고 하는데 저는 왠지 “권력에 이미 미쳐버린 것은 아닌지?”하는 의구심이 자꾸만 듭니다.
 그리고 그의 기억력과 궤를 같이 하던 언론이 이번에는 어떤 증상을 보일지 궁금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