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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함양 여행은 버스로...

선비(sunbee) 2012. 12. 18. 11:08

 12월 15일, 16일에는 경남도민일보의 자매회사 사회적 기업인 ‘유한회사 해딴에’가 주관하는  “버스타고 해맞이 팸투어”에  다녀왔습니다.
 경남도민일보의 기자이면서 (유)‘해딴에’의 대표인 한 김훤주님은  경남의 곳곳을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즐길만한 곳을 찾아 책으로 엮어 지난해 출판을 한 적도 있습니다만 그의 여행 철학은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면이 있습니다.
 우리는 경치가 좋아, 혹은 자연이 좋아 그 곳을 찾아 여행을 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부터 그곳은 매연, 먹고 마신 배설물, 쓰레기 등으로 인간 발끝이 닿는 곳이면 어디나 할 것 없이  몸살을 하기 마련입니다.
 그런 까닭으로 김훤주님은 여행이나 관광을 개인 승용차를 이용하는 대신 대중교통 버스를 타고 여행을 함으로서, 대기오염을 줄이고 석유도 아끼면서 속도는 느리지만 대신 시간을 풍요롭게 누리는 멋을 즐길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나는 지난 11월 25일 이곳 거창의 용암선원에 입주를 하면서부터 자동차를 가져오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타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시골의 버스는 도심의 버스모양 자주 있지를 않아 읍내나 어디를 한번 다녀오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 스케줄을 잘 짜야 제대로 일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몇 시에 차가 있는지, 승차장은 어디며 진행 방향은 어느 쪽이며, 환승차는 몇 시에 있는지 등 모든 정보가 없으므로 불편하기 짝이 없고 추운 겨울에 버스 정류장에서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하루이틀이 지나고 한주두주가 지나면서 버스와 승차장 주변의 정보를 익히게 되면서부터 기다리는 시간을 융통성 있게 활용하고 버스를 타고 가면서는 멀리 경치를 구경하면서 사색을 하기도 하고 책을 읽는 여유도 부릴 수 있는 느긋함을 만끽하기도 합니다.

 

 이날의 팸투어도 함양읍내에서 버스를 타고 용유담과 추성골짜기, 벽송사와 서암정사를 거쳐  임호마을로 향하는 여행이었습니다.
 김훤주님의 말에 의하면 함양군내에서 운행하고 있는 함양지리산 고속버스는 운행코스가 함양군내 명소를 다 둘러볼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배차시간도 거의가 30분마다 운행하고 있으므로 이 버스노선과 시간만 잘 활용하면 적어도 함양군내의 관광지는 큰 불편 없이 버스를 타고 재미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말하자면 이런 겁니다.
 거창읍에서 버스를 타고  용유담에 내려 30분 정도 구경을 하고선 다음 버스를 타고 벽송사와 서암정사에 내려 다시 구경을 하고 1시간 뒤에 오는 버스를 타고 임호마을로 간다는 것입니다.
 지금 운행하고 있는 버스노선과 배차시간은 대체로 괜찮은 것 같았으나 보완해야 할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첫째는, 내리고 탈 때마다  매번 버스표를 끊거나 요금을 내야하는데 여행객을 위한 상품으로 1일 이용권 또는 1일 몇 구간 이용권 등을 발행하여 여행자는 이것만 있으면 마음대로 가고자 하는 목적지 아무데라도 오르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대중교통 안내 홍보물입니다.
 이점은 전국 어느 시군이나 마찬가지입니다만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관공서나 관광지에는 그 고장을 알리는 각종 관광홍보물을 비치해두면서도 정작 외래인이 그 지방과 가장 먼저 접하는 시외버스정류장이나 시내버스정류장에는 게시판에 고정된 벽보 말고는 홍보물이라곤 없습니다.
 더욱이 대중교통 이용에 관한 홍보물은 아예 전무합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 고장을 구경하려면 승용차로 오거나 관광버스를 이용하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지자체들이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온갖 행사를 하면서도 정작 관광객이 그 지역에서 돈을 쓰고 가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정말 짱구계산만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승용차나 관광버스로 관광을 가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먹고 마실 것을 포함 온갖 것을 준비해 가므로 그 지역에는 소비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또한 편리한 교통수단 덕분에 당일치기로 돌아가 버리므로 숙박객도 없습니다.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관광이 되려면 승용차나 관광버스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광객이 많이 찾도록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유류비와 도로사용료를 계산해보면 승용차를 이용하는 여행은 결코 경제적인 여행이 못됩니다. 더욱이나 여행하는 에너지를 운전하는데 소모해버리므로 운전자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지쳐버립니다. 따라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도 여행이 가능하다면 많은 여행자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광객은 가능한 한 짐을 줄여야 하므로 모든 소비를 현지에서 소비를 하고, 승용차나 관광버스 모양으로 신속하지 못하므로 숙박을 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므로 숙박을 하면서 생기는 소비 또한 늘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각 지자체들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1회성, 전시성 축제나 행사비용을 차라리 대중교통수단에 투자하여 관광객들이 그 고장을 마음 놓고 즐기고 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지자체는 각 거점별(예로 각 면소재지 또는 유명 관광명소 지점)로 버스시간 홍보물을 제작비치하고, 각 시군의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앱을 구축하여 함양을 여행하기 전에 미리 함양의 대중교통 시간과 요금을 미리 알고 갈 수 있도록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함양군 지리산고속 버스노선과 시간표입니다.-

 

 

 

 

-함양에서 거창행 시외버스 시간표입니다.-

 

 

 이왕 홍보물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덧붙입니다.
 상림숲에 머무르는 동안 나를 포함 3명은 안내사무실에 갔었는데 그곳에는 지리산 둘레길 홍보물, 관광명소 홍보물, 특산물 홍보물 등 각종 홍보물이 비치돼 있었습니다.
 이런 관광가이드북이나 홍보물에 있는 정보들은 관광지에 도착하기 전에 필요한 정보들이므로 그 지역을 찾는 왜래객이 가장 먼저 찾는 길목에 이런 것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시외버스정류장이나 시내버스정류장 어느 곳에도 없고 관광지에 도착해서야 그것들을 손에 쥐게 되니 이 얼마나 웃기는 일입니까?
 집에 돌아가는 길에 기념으로 가져가라는 것인가요?

 

 마지막으로 내가 거창에서 함양으로 가는 버스시간을 알아보고자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이를 알려주는 정보는 거창군청이나 버스회사에는 없고 어느 블로거가 올려놓은 거창시외버스 정류장의 게시판 사진이었음을 공무원들이 알았으면 합니다.


  아무튼 지리산 둘레길을 포함 함양군의 명소를 관광할 계획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굳이 승용차보다 대중교통을 한번쯤 이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용암선원에서 동안거사 합장-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