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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내 주변 이야기

바다모래 그냥 쓰도 되나?- 마산항만청 모래부두

선비(sunbee) 2012. 11. 12. 12:13

 요즘 우리 동네 마을 안길에 유난히 덤프트럭이 늘어서 무슨 일인가 하고 궁금해 하고 있던 차에 지난 9일 삼귀어촌계장으로부터 마산항만청에 항의방문을 같이 가자고 하여 동행한 바 있습니다.

 

 사연인즉 이렇습니다.
 모래를 운반하는 덤프트럭의 난폭운전으로 자연취락인 삼귀마을이 교통안전과 차량소음의 공해로 주거환경이 훼손되고, 삼귀동 관문인 장소에 축산폐기물 배출장, 모래 하역장과 같은 혐오시설 설치로 인하여 삼귀동 횟집을 찾는 손님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으므로 모래 하역장을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는 주민의 뜻을 마산항만청에 전달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산항만청의 항만물류과 담당공무원 왈 “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공사를 할 때는 아무 말도 없다가 지금에 와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냐?”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2004년 마산신도시계획으로 마산서항 모래 하역장을 창원 5부두로 이설하기로 하고 공사를 시작하여 2006년에 매립준공을 하였는데 그동안 신도시 매립공사가 지지부진하다가 금년에 들어 공사를 서두르는 바람에 모래 하역장을 창원 제5부두로 옮겼고,
 지금 바닷물의 염분을 제거하는 제염설비와 하수처리시설 공사를 하고 있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참으로 어이가 없어 “그럼 그 당시에 모래 하역장을 설치한다고 우리 주민들에게 알려준 적이 있고 어촌계에 동의를 구한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습니다.
 나는 5년 전에 요트계류장을 설치하기 위해 마산항만청에 공유수면점용허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 마산항만청은 삼귀어촌계의 동의를 받아오라, 주변 양식장 업주의 동의를 받아 오라는 보완요구를 하였고, 나는 그 동의를 받는데 1년여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사실 내가 바다에 설치한 요트계류장시설은 바다에 띄우는 나무바지와 플라스틱 폰툰이 전부로 해수유동과 바다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거나 양식장에 피해를 줄 소지가 전혀 없습니다.
 그에 반해 마산항만청이 시행한 모래 하역장 설치공사는 바다를 매립하는 공사이므로 당연히 해수의 유동에 영향을 미치고 매립과정에 토사유출로 주변 어업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음에도 어민들에게 전혀 동의를 구한 바가 없습니다.
 즉 국민이 바다를 사용하고자 하면 민의를 수렴해야 하고 국가가 바다를 사용하는 데는 민의 따위가 필요 없다는 논리입니다.

 

 공무원들의 인식은 이런 것 같습니다.
 ‘국가가 하는 사업은 공익을 추구하는 사업이고, 개인이 하는 사업은 사익을 추구하는 사업이다. 고로 국가사업은 모든 국민은 무조건 동의해야 하고 개인사업은 국민의 뜻을 물어야 한다.’ 
 나는 마창대교 건설사업 반대 데모를 하는 과정에서 경남도청공무원들이 “왜 정부에서 하는 공익사업을 막으려 하느냐?”하던 공무원들의 말이 생각납니다.
 그들은 지금도 마창대교가 경남도민의 공익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을까요?

 

 

-염분도 제거하지 않고 반출되고 있는 모래

 

 

-미처 완비되지 않은 화물차 세륜장

 

 

 

 본론으로 들어가 바다모래 하역장 실태를 보겠습니다.
 모래 하역장을 옮기려면 염분을 제거하고 비산먼지가 나지 않도록 하는 설비 등을 완비한 후에 하역장을 옮겨야 합니다.
 그들의 말대로 2006년도에 이미 조성된 모래하역장이라면 그동안 이런 설비를 갖출 시간은 충분하고도 남았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미루다가 하역장 가동부터 하고 뒤늦게 설비를 갖춘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앞뒤가 뒤바뀐 일입니다.

 바다모래에는 염분이 함유되어 있어 이를 세척하지 않고 골재로 사용하였을 경우에는 콘크리트 구조물 철근의 부식, 건물에 사용되는 각종 설비 철물의 부식으로 구조물의 내구성과 안전에 엄청난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그런 바다모래를 실은 덤프트럭이 지금 이 순간에도 쉼 없이 드나들고 있는데 이 모래들이 어느 건설현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지 알 길이 없지만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산항만청에 바랍니다.
 지금 당장 세척하지 않은 모래반출을 중단하고 제염설비가 완비 된 이후에 모래하역장을 가동하도록 하여 주기 바랍니다.
 이곳에서의 모래반출로 인하여 삼귀마을과 어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을 강구하고 아울러 제발 국가사업도 사전에 민의를 먼저 반영하여 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