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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내 주변 이야기

창원유람선 갈매기호를 타고..

선비(sunbee) 2012. 3. 15. 18:04

    봄기운이 돌면서 왠지 책상 앞에 앉으면 짜증부터 나면서 컴퓨터마우스를 잡은 손에는 쥐가 나려고 해서 답답한 마음에 지난 3월1일에는 우리 동네에 있는 갈매기호 유람선을 타고 바다낚시를 갔습니다.
 시원한 바다 바람이라도 쐬고나면 갑갑증이 풀릴려나 하고 말입니다.

 그날은 대구에 있는 한 기업체에서 창립기념일 축하 단합대회 단체예약 손님이 있었는데 내가 꼽사리 낀 셈이지요.
 그런데 대구에서 왠일로 여기까지 와서 유람선을 타고 단합대회를 하려고 하는지 궁금했는데 회사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자니 "육지에서 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제대로 단합대회가 안되는데 이렇게 선상에서 하면 도망갈래야 도망을 갈 수도 없고, 숨을래야  숨을 곳도 없고 죽으나 사나 배에서 하선하기까지는 행동을 함께 할 수밖에 없으니 단합대회 하기는 완전 딱이다"라는 것입니다.  

                 -귀산동 마창대교 밑에 있는 창원갈매기호 유람선 선착장입니다- 


                   -현수막까지 준비하여 유람선에 달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하루 종일 같은 사무실이나 공장에서 함께 근무하는 직종이 아니고 주로 외근을 하는 영업사원들이다 보니 함께 어울릴 기회도 별로 없고, 그러다보니 오랜만에 함께 하는 자리가 익숙하지도 않으므로 행동이 자유로운 육지에서 단합대회를 한다면 얼마 못가 뿔뿔이 흩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장면 아니겠습니까.
 조직을 관리하고 경영을 하는 오너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모래알 같은 조직을 결속하려고 온갖 궁리를 하다가 이 방법을 택하였다고 짐작되는데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하여튼 창립기념일이라서 그런지 케이크와 떡을 비롯하여 온갖 음식을 장만하고 가까운 동네 횟집에서 회까지 주문하여 대통령별장이 있는 저도 앞 낚시터 까지 가면서 선상에서 음주가무에 흠뻑 젖었습니다. 이 유람선에는 고성능 노래방기가 있을 뿐 아니라 그 날은 색소폰 연주자까지 동승을 하였으니 관광버스 음주가무는 저리 가라할 만큼도 하지요.

                                      -춮항 전 개회사와 함께 케잌 자르기와  건배 제의-


                                         -출항과 동시 신이 나기 시작하자  다음 수순은  음음음,,,으로 자동-


 저도 앞 낚시터에 도착해 보니 낚시배가 엄청 많이 떠 있었는데 어림잡아 백여척은 되지 싶었습니다. 이곳은 대통령별장 앞이라 예전에는 보안상 낚시를 할 수 없었는데 거가대교가 개통되면서 개방되었다고 합니다.
 이날 배를 탄 손님들은 낚시가 목적이 아니었고 생전 처음으로 낚시를 해 보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기왕지사 이곳까지 왔으니 일단은 손맛이라도 보자며 너도나도 낚시질을 하였지만 물때도 맞지 않고 아직은 바닷물이 차서 어획고는 신통찮았습니다. 

 하지만..

                                   -무수히 떠있는 낚시배들-


                             -제일 먼저 잡힌 이놈은 탱수라고도 하고 삼식이라고도 하는데 매운탕이 일미.
                                  녀석의 생긴 꼴과 이름이 딱 어울리지 않나요-

 

                           -이날 제일 많이 잡힌 놈이 놀래미였는데-

                            -아무래도 바다에서 잡은 놈은 그 자리에서 기냥 냠냠꿀꺽~ ㅋㅋ-


                                   -바야흐로 봄도리가 계절을 알리네요. ㅎㅎㅎ-

 

 

                                    - 이놈도 기냥 짭짭...


돌아오는 길에 아주 보기 드문 광경을 구경하였는데 다름 아니라 바로 잠수함이었습니다.
진해 해군기지에서 어딘가로 향하는데 저 속에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도 잘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공간에 갇혀 작전을 수행하는 해군들이 측은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잠수함 동영사입니다. 함 보시죠-

마지막으로 마산 돝섬을 돌면서 새우깡 몇개를 던졌더니 어디서 날아왔는지 갈매기 때가 무더기로 날아와 창원갈매기 유람선을 따라 붙었습니다.

                          - 저 갈매기들 중에도 리처드 바크가 쓴 '갈매기의 꿈' 소설의 주인공 조나단과 같은 갈매기가 있을까요?
                               아마도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기껏 새우깡에도 혹하는 놈들이니깐요-



"높이 날으는 새가 멀리 본다"
내가 '갈매기의 꿈' 소설을 읽고 기억에 남는 딱 한마디.

여러분도 답답한 날이 있거든 창원갈매기호를 타고 조나단을 한번 만나 보시죠.ㅎㅎㅎ

창원갈매호를 타시려면

http://cafe.naver.com/bada112/